▲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러시아 대통령궁]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양자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가 '법적 장애물'을 먼저 제거해야 접촉이 가능하다고 조건을 달며 협상의 공을 우크라이나 쪽으로 넘겼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의지가 있고 개방적이라면 그러한 소통을 위한 장애물을 법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일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장애물을 뜻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러시아는 2022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것이 대화를 막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전날 우크라이나와 양자 형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며 관심을 모은 직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30일간 민간 시설 공격 중단 방안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페스코프 대변인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반응은 없었다"며 단기간 내 합의 가능성은 작다고 선을 그었다.
크렘린궁은 민간 시설 공격 중단 제안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크라이나가 실제 실행 의지가 있는지, 민간 시설과 군사 시설을 어떻게 구분할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민간 시설을 군사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진 부활절 휴전 기간에 우크라이나가 5,000건에 가까운 위반을 저질렀다는 러시아 측 주장을 근거로 들며 이전 경험에 비춰 제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부활절 이후 휴전 연장과 민간 기반시설 공격 중단 제안을 이미 한 상태이며,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필요한 건 이런 대화에 관여하겠다는 러시아의 진정성 있는 의지"라며 "우리로선 지금도, 앞으로도 어떤 장애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이 대화의 전제 조건을 둘러싸고 서로의 공으로 넘기면서 실질적인 협상 진전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