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트럼프 행정부가 크림반도의 러시아 이양과 나토 가입 포기를 포함한 종전 조건을 담은 기밀문서를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으나, 사실상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들을 일방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담에서 종전 협상 조건을 담은 기밀문서를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내용은 릴레이 회담에 참석한 유럽 당국자들에게도 공유됐다.
문서에 담긴 조건들은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들로 이뤄졌다. 우선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을 중립지대로 지정해 미국의 관할 아래 두는 방안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우크라이나 원자력 시설을 미국이 인수하는 방안을 거론하며 "해당 인프라를 보호할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공식 이양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논의는 협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러시아가 주장해온 동부 4개 지역에 대한 귀속권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러시아군의 해당 지역 철수도 요구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지원은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이 유럽의 우크라이나 파견군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의향이 있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WSJ은 이 제안이 러시아의 요구에 일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로서도 수용하기 쉽지 않은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고 짚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제안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로 제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중재 노력을 중단할 수 있다고 양측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주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며 구체적 일정까지 제시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번 주 런던에서 열리는 5개국 대표단 회담에 참여할 예정이며,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입장이 모아지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러시아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