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미국 금융권의 거물들이 경제 둔화와 경기침체 위험을 경고하며 신속한 협상 타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조너선 그레이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초래할 경제적 파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 COO는 "경제 둔화의 심각성은 관세 외교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블랙스톤의 공동 창립자인 슈워츠먼 회장 역시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관세 불확실성이 투자자 심리에 극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위험을 완화하고 경제를 성장 궤도에 유지하기 위해서는 빠른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행정부의 속도감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발표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일본 등 주요국과 직접 협상에 나섰으나, 시장은 여전히 최종 결과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이먼 CEO는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현재의 무역전쟁이 미국의 국가 신뢰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를 흔드는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시급히 대화에 나서야 하며, 이 과정에서 독단적인 행동보다는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다이먼 CEO는 특히 "유럽, 영국, 일본, 한국 등 주요 동맹국과 협상해 견고한 경제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국제적 연대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금융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상호관세를 전격 유예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한 다이먼 CEO 등 월가 인사들의 목소리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월가 지도층의 잇따른 경고가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협상 전략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90일이라는 한시적인 유예 기간 내에 시장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협상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투자 위축과 소비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