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젤렌스키 X]우크라이나의 풍부한 광물 자원 개발권을 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진행해 온 경제 협상이 급물살을 타며 조만간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과 경제 파트너십 협정 및 재건 투자 펀드 설립에 있어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 진전된 내용을 '의향서(LOI)' 형태로 공식화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세부 조항에 대한 막바지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비리덴코 부총리는 이번 협정이 양국 모두에 실질적인 경제 성장을 가져올 높은 수준의 합의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번 협상의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미국의 원조를 부채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부채 탕감' 조항의 포함 여부다. AFP 통신에 따르면, 새로운 협정 초안에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재정을 압박해 온 미국의 지원금 상환 요구를 완화하거나 면제하는 내용이 명시됐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미국이 경제 협상 과정에서 지원금 상환 요구를 상당 부분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인터뷰에서 "협상이 매우 매우 근접했다"며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서명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반대급부는 명확하다. 지난달 제시된 협정안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희토류, 석유, 가스 등 핵심 광물 자원은 물론, 우크라이나 내 모든 금속 채굴권과 개발 인프라에 대한 포괄적인 통제권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자원 잠재력을 미국 경제 및 산업 안보 체제 안으로 편입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최종 서명까지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가 자원 통제권을 내주는 대가로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미국의 안보 보장' 방안이 협정문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담길지가 관건이다. 앞서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 당시, 안보 보장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고성이 오가며 회담이 파국을 맞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타결될 경우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민간 투자가 본격화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양국이 지난 정상회담의 앙금을 씻고 경제와 안보를 맞바꾸는 '거대 딜'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