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무역기구(WTO)세계무역기구(WT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폭탄의 충격을 반영해 올해 글로벌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급격히 낮춰 잡았다.
WTO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 증가에서 0.2% 감소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지 불과 수개월 만에 나온 충격적인 수치다. WTO는 이번 전망치가 철강과 자동차에 부과된 25% 관세 등 이번 주 초까지 시행된 미국의 실제 무역 조치들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WTO는 현재 90일간 유예된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가 전면 시행될 경우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호관세 재도입 시 무역 성장률은 0.6%포인트 추가 하락하며, 이에 따른 연쇄 파급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전체적으로 1.5%의 하락세가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교역이 멈춰 섰던 2020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의 교역 위축이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중 간의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을 세계 경제의 최대 위협 요소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결별은 지구촌을 양극화된 두 블록으로 쪼개는 지정학적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7%까지 증발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7%의 GDP 손실은 세계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회복하기 힘든 치명적인 타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보복 관세 공방을 벌이며 일부 품목의 관세율이 100%를 상회하는 극단적인 대치 상황에 놓여 있다. WTO는 "최근 무역 정책의 변화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격하다"며 이번 전망치가 평소보다 더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세계 경제의 적응력을 전제로 내년에는 2.5% 수준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통상 질서의 최후 보루인 WTO가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제 운용에도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실제 수치로 증명되는 '무역 역성장'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제사회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