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별도 범주로 묶어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한국의 핵심 수출 산업인 반도체 시장에 거대한 불확실성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1. "관세 예외는 없다"… 상호관세 대신 '반도체 버킷' 투입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가 "머지않아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이 스마트폰 등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공지하며 불거진 '관세 후퇴' 논란을 직접 잠재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제외된 품목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세 상자(bucket)'**로 옮겨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즉, 보편적 상호관세에서는 빠지되 철강·자동차처럼 '반도체'라는 별도 품목군으로 분류해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셈이다.
2. "기업별 유연성" 언급… 마러라고행 '로비 전쟁' 예고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유연성'**이다. 그는 "일부 기업들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며, 기업들과 대화할 것"이라고 언급해, 업종 내에서도 기업별로 차등적인 관세율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두고 "기업들이 예외나 낮은 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로비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트럼프 당선 이후 많은 기업 경영자들이 마러라고 사저로 몰려가고 고액의 기부금을 낸 사실을 꼬집으며, 관세 정책이 기업들의 로력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3. 발표는 '다음 주', 시행은 '한두 달 후'?… 행정부 내 엇박자
관세의 구체적인 수치와 시행 시기를 두고는 행정부 내에서도 말이 엇갈려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반도체 관세율을 다음 주 내로 공개할 수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상호관세는 면제되지만, 아마 한두 달 내로 나올 반도체 관세에 포함된다."
대통령과 주무 장관 사이의 시차가 발생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 대응 시나리오를 짜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4. '오락가락 관세'에 월가 비명… "코로나 이후 최대 변동성"
트럼프 행정부의 불투명한 관세 드라이브에 금융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지난 9일 상호관세 유예 발표부터 11일 CBP의 품목 제외 공지, 13일 트럼프의 재압박까지 이어지며 S&P 500 지수는 트럼프 취임 이후 10% 넘게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의 변동성"**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현재 우리가 목도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그저 혼돈일 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한국 정부와 기업들로서는 미국의 세부 세율 발표 전까지 민·관 채널을 총동원해 차등 관세율 적용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사활을 건 외교'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