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미국이 전 세계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차등 세율을 적용하는 '상호관세' 체제에 전격 돌입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대대적인 재편을 강요하고 나섰다.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0시 1분부터 발효된 이번 조치로 한국(25%)을 비롯한 80여 개 국가는 기존 보편관세(1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관세 장벽에 직면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이 기업을 미국으로 옮길 가장 좋은 시기"라고 강조하며,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이 이미 기록적인 수치로 미국행을 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내로 제조 시설을 이전할 경우 관세 면제는 물론, 에너지 공급과 사업 승인 과정에서 환경 규제로 인한 지연 없이 파격적인 속도전을 지원하겠다며 '메이드 인 USA'로의 복귀를 종용했다.
특히 이번 조치의 핵심 타깃인 중국과는 극한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미국이 대중국 상호관세율을 당초 34%에서 84%로 무려 50%포인트나 전격 인상하자, 중국 정부 역시 같은 세율로 대미 보복관세를 높이겠다고 맞불을 놨다. 양국의 관세율이 유례없는 수준인 84%까지 치솟으면서 사실상 양국 간의 정상적인 교역은 마비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하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며 특유의 낙관론을 폈고, 뉴욕 증시의 혼조세를 틈타 "지금은 매수하기에 적기"라며 투자자들을 독려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호관세 부과가 단순한 무역 보복을 넘어, 미국의 압도적인 내수 시장을 볼모로 전 세계 공장을 미국 땅에 앉히려는 '강제적 리쇼어링' 전략의 완결판이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 알루미늄 등 개별 품목 관세를 넘어 이제는 국가별 상호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상대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만큼 그대로 되돌려주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같은 국가들에 치명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이제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가져올 불확실성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각국이 보복 관세로 맞서며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관세 비용을 감수하며 수출을 지속할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미국 내 생산 기지를 구축할지를 두고 고통스러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안보와 경제를 결합한 전방위적 압박 수위를 높여감에 따라, 기존의 자유무역 질서는 해체되고 미국 중심의 새로운 경제 블록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