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25.4.8 [국무총리실 제공]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상호관세 압박에 대해 '대결'이 아닌 '실용적 협상'을 통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 우려 속에서도 한미 동맹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경제적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지시간으로 8일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 권한대행은 한국이 중국, 일본과 손잡고 미국의 관세 정책에 공동 대응할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우리는 그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3국이 연합해 미국에 맞서는 방식이 현 상황을 극적으로 개선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특히 한국의 국가 이익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폭탄에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은 중국과는 궤를 달리하며, 미국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예외 조항을 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권한대행은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를 둘러싼 미국 내 의구심을 잠재우는 데 주력했다. 미국 정계 일각에서는 이 회의가 트럼프의 상호관세에 대항하기 위한 3국의 공조 체제 구축 시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은 해당 회의가 "특별한 목적이 있는 모임이 아닌 일상적인 정례 회의였을 뿐"이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이 중국·일본과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외교적 수사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한 권한대행의 이번 발언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우선 협상' 기조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우방국들에 먼저 협상의 문을 열어준 만큼, 굳이 중국과 묶여 고율 관세의 타깃이 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6월 대선까지 이어지는 권한대행 체제하에서 미국과의 고난도 통상 협상을 얼마나 실효성 있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향후 미국의 관세 유예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자동차,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방위적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한 권한대행은 "미국과 대화하며 부담을 덜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며, 동맹의 틀 안에서 경제적 충격파를 흡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