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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06 04:51:32
  • 수정 2026-03-27 13: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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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에서 피살된 희생자 유족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격 체포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마약과의 전쟁' 희생자 유족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온라인 공격과 살해 위협을 가하면서 필리핀 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현지시간 5일 로이터와 AFP 통신에 따르면, 마약 전쟁 희생자 4명의 유족과 이들을 대리하는 크리스티나 콘티 인권변호사는 전날 필리핀 국가수사청(NBI)을 방문해 사이버 불링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콘티 변호사는 특정 친(親)두테르테 성향 블로거들이 유족을 '가짜 피해자'로 몰아세우는 가짜뉴스를 생성해 조직적인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러한 온라인상의 위협이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 실제 신체적 위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유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7년 피살된 18세 소년 에프라임 에스쿠데로의 유족은 최근 개인 SNS를 통해 "돈을 받고 전 대통령을 허위 비방한다"는 비난과 함께 "마약 중독자는 참수당해야 한다"는 식의 입에 담기 힘든 저주와 협박 메시지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콘티 변호사는 "가해자들은 증인인 유족들이 사라지면 두테르테의 혐의도 씻길 것이라 믿고 재판을 방해하기 위해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며 증인 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체포를 기점으로 지지 세력의 조직적인 움직임도 포착됐다. 필리핀 팩트체크 단체 'Tsek.ph'의 조사 결과, 그가 체포될 무렵 최소 200여 개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계정에서 "두테르테의 체포는 불법 납치"라는 동일한 내용의 메시지가 유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작된 영상과 카드 뉴스를 통해 두테르테를 무고한 피해자로 묘사하는 여론 조작 시도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된 후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 ICC 수감시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다바오 시장 및 대통령 재임 시절 '마약과의 전쟁'을 지휘하며 수천 명을 초법적으로 살상한 인도주의적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유족에 대한 사이버 불링 사건은 향후 ICC 재판 과정에서 증인 확보와 신변 안전이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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