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린 르펜 의원 [사진=X]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마린 르펜 의원의 유죄 판결을 ‘정치적 박해’로 규정하고 사법부를 향한 전면전에 나섰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1일(현지시간) 일제히 주요 매체에 출연해 파리 형사법원의 선고 결과를 맹비난했다. 앞서 법원은 르펜 의원과 RN 관계자들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유럽의회 예산을 당직자 급여 등으로 유용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주동자인 르펜 의원에게는 징역형과 함께 5년간의 피선거권 박탈 조치를 즉시 발효했다. 이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히지 않을 경우, 르펜 의원은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바르델라 대표는 쎄뉴스(CNew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법치주의에 대한 완전한 부정이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판사들이 차기 대선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려 한다며 "이것이 무슨 민주주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RN 측은 이번 주말부터 판결의 부당함을 알리는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고 전단을 배포하며 세력 과시에 나설 계획이다.
당내 인사들의 거친 발언도 이어졌다. 장필리프 탕기 의원은 "판사들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1,100만 지지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비판했으며, 즬리앵 오둘 의원은 이번 사태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했다. 심지어 브뤼노 골니쉬 전 의원은 르펜 의원을 유죄 판결을 받았던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하며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극렬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담당 재판관들에 대한 인신공격과 협박성 글이 유포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법부와 정부는 이러한 불복 움직임에 엄중히 대응하고 있다. 레미 에이츠 파기법원 검찰총장은 "이번 판결은 세 명의 독립적이고 공정한 판사가 내린 사법적 결정이지 정치적 결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 역시 판사에 대한 위협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는 사법 독립성 침해라고 비판하며 형사 처벌 가능성을 경고했다.
RN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의 여론은 법원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업체 엘라베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57%가 이번 판결을 공정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응답자의 68%는 공적 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 피선거권 박탈형을 즉시 집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해, 르펜 의원을 희생양으로 내세운 당의 전략이 중도층까지 설득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