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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기밀문서로 드러난 러시아군의 대실책, 깊은 모멸감에 빠진 푸틴 - 우크라의 쿠르스크 침공, 몇 달전부터 포착했던 러시아 - 국경 지키던 러시아군, 전투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러시아, “현재로서는 쿠르스크 탈환 계획 없다” 밝혀
  • 기사등록 2024-09-22 04: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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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의 쿠르스크 침공, 몇 달전부터 포착했던 러시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공격해 올 것이라는 사실을 몇 달 전에 알았고, 이에 대한 대비책까지 세웠음에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결국 막지 못해 점령당했다는 사실이 러시아군의 기밀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그만큼 러시아군이 체계도 잡혀있지 않고 지리멸렬하다는 것이고, 또한 러시아 병사들의 사기는 완전히 바닥이어서 전투를 치를 능력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영국의 가디언은 21일,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점령중인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의 기밀문서를 확보했는데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공격을 러시아군이 몇 달 전에 이미 포착했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군내의 내부 경고도 있었고, 또한 이를 막기 위한 계획도 수립되었지만 무슨 일인지 전혀 시행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공격 이후 러시아군은 혼란에 빠져 있으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여러 부대에 배포된 명령서 인쇄본과 몇몇 부대에서 직접 기록한 보고서 등을 입수했다”면서 “그중 가장 오래된 문서는 지난 2023년 후반에 작성된 것이고, 가장 최근 문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를 공격하기 6주 전에 작성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문서들은 대부분 러시아 488 경비대 동력 소총 연대, 특히 17대대 2중대 소속 부대에서 작성된 것들이었다.


사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은 키이우의 핵심 관계자 몇몇만 인지하고 있을 정도로 극비 사항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현실화되었을 때 서방국가들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의 엘리트들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기밀이 잘 지켜지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군 문서에는 이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침공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5,0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수드자(Sudzha) 마을을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경고를 수개월 전부터 하고 있었다. 수드자지역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한 달 넘게 점령하고 있다.


그리고 1월 4일자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 무장 단체의 ‘국경 돌파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공격에 대비해 훈련을 강화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고, 2월 19일자 보고서에서는 부대 지휘관들에게 ‘장갑차를 탄 우크라이나군 주요 부대가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행하기 전에 약 4일 정도 ‘회랑’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그 이후 수미 지역에서 러시아 영토로 최대 80km 깊이까지 빠르게 밀고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경고가 쓰여 있었다. 사실 이러한 예측은 놀랄만큼 정확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3월 중순의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넘는 공격에 대비해 국경에 있는 부대에 방어선을 강화하고 ‘적절한 방어 조직에 관한 부대 및 거점 지휘부를 위한 추가 훈련을 조직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그리고 6월 중순에는 유나키우카-수드자 방향으로, 수드자를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우크라이나의 계획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경고가 있었고, 실제로 8월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6월 중순 문서에는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의 러시아 공급 라인을 방해하기 위해 세임강(Seym River)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파괴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는데, 이 역시 나중에 실제로 일어났다.


그리고 이 당시의 다른 문건에서는 “전선에 주둔한 러시아 부대가 정원의 평균 60~70%만 충원되어 있고, 주로 훈련이 취약한 예비군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불평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그리고 8월 6일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시작되자 많은 러시아 군인들이 진지를 지키려는 의지가 전혀 없이 쉽게 포기해 도망쳐버렸고 결국 이로부터 일주일 만에 우크라이나가 수드자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에 대해 특수작전팀의 한 지휘관은 “러시아군들은 도망을 치면서도 기밀문서들을 숨기지도 않았고 파기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국경 지키던 러시아군, 전투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주로 진격을 해 갔을 때 국경을 지키던 러시아 군인들이 공격해 오는 우크라이나군에 대항할 의사도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가디언은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을 넘어 진격을 하기 시작했을 때 수 백명의 러시아 병사들이 생포됐다”면서 “이들 중 대다수가 전투를 치를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징집병들이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어 “이들 중 2중대 소속 한 징집병의 부모가 지난 8월 눈물을 흘리며 22세의 아들 ’바딤 코피로프‘의 석방을 호소하는 영상을 SNS에 올린 바 있었다”면서 “자신의 아들이 수드자 근처에서 잡혔는데 러시아 당국이 포로교환을 통해 아들을 송환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입수한 문건 가운데 하나는 우크라이나 정찰 드론을 교란하기 위해 미끼 참호와 진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면서 “구체적으로 탱크, 장갑차, 포병 발사대 모형과 군인 마네킹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었는데, 이는 러시아군이 지난 1년 동안 가지고 있었던 전술의 일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심지어 러시아가 미끼 위치에 군인 몇 명을 보내 밤에 불을 피우고 횃불을 들고 돌아다니게 하고, 미끼 위치에 대한 무전을 만들어 요격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면서 “그러한 내용이 실제로 행해졌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또한 “3월 러시아 문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보타주 그룹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 전선 뒤에서 활동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면서 “적의 전투 진영 침투를 막기 위해 ... 지휘관들은 8cm 너비의 소재로 만든 식별 표식 변형 n6을 투명 테이프로 부착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러시아군이 작성한 보고서대로 전혀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러시아군 내의 정보팀이 분석하고 예측한 내용들을 실행할 지휘관이나 병력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첩보나 이를 바탕으로 한 대비책들이 전혀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도 그럴 것이 국경지대를 지키고 있는 병사들이 대부분 총도 제대로 잡아 보지 못한 훈련병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말 중요한 계획이 수립되고 또 명령이 하달되었다 할지라도 이를 실행할 능력도, 준비도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숫자만 있지 군대로서의 능력은 없는 러시아군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할 것이다.


[사기가 완전히 떨어진 러시아군, 우울증과 무기력증 넘쳐난다]


가디언은 “이렇게 군대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무기력한 러시아군의 모습은 그만큼 사기(士氣)가 떨어져 있다는 증거”라면서 “러시아군 내에 놀랄 정도로 자살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내용은 실제 러시아군의 보고서에도 기록되어 있었다.


가디언은 “실제로 러시아군의 보고서에는 지난 1월 20일 한 징집병이 초소의 세면장에서 복부에 총을 쏴 자살한 사건을 언급하고 있었다”면서 “사건 보고서에는 한 병사의 자살 원인이 군 복무로 인한 장기간의 우울증과 이로인한 신경 및 심리적 쇠약이 주요 원인이라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사건 이후 각 부대 지휘관들에게 “정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병사를 파악하여 군 의료시설로 재배치 및 이송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또한 가디언은 “부대 지휘관들은 병사들의 '심리적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매일 러시아 국영 미디어를 시청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도 20일(현지시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군 병사들 사이에서 사기가 저하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러시아군의 사기 저하는 물론 전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러시아, “현재로서는 쿠르스크 탈환 계획 없다” 밝혀]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가 점령중인 쿠르스크 지역에 대해 당장 탈환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텔레그래프는 21일,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패스코프가 쿠르스크의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러시아가 반드시 회복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면서 “적당한 시기에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중인 쿠르스크 지역의 통제권을 탈환하게 될 것이라 밝혔지만 그러한 일이 언제 이루어질지 밝히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20일 “크렘린궁은 10월 중순까지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고 10월말까지 우크라이나 북동부 러시아 국경을 따라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완충 지대‘를 구축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군이 반격을 시도했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크렘린궁의 쿠르스크 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SW는 우크라이나 통신사’ RBC-우크라이나‘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회복을 위해 37,000명의 병력을 집중시켰다”면서 “크렘린은 반격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우크라이나군보다 5대 1의 우위를 가진 병력을 쿠르스크 주에 집중시키고자 했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에서 추가로 투입할 부대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쿠르스크 탈환작전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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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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