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쿠르스크 침공 진전으로 여러 마을 점령]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의 대반격을 격퇴함과 아울러 재반격을 가하면서 점령 지역을 추가로 더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동부전선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선방이 돋보인다는 보고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병력 및 전쟁 물자 부족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으며,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북한이 도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6일, 미국 전쟁연구소(ISW)의 전쟁현황보고서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의 쿠르스크주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국경을 넘나드는 공세의 일환으로 여러 마을을 점령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이 14일(현지시간)에 티오트키노와 수자 마을 인근인 글루슈코보 지구로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실제로 이날 공개된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 군대는 현재 글루슈코보 남서쪽의 베셀로예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면서 “이러한 사실은 러시아의 군사블로거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또한 “러시아가 쿠르스크주에 우크라이나의 진격 전인 8월에는 러시아군 11,000명이있었던 것이 현재 약 30,000~45,000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ISW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군이 쿠르스크를 진격한 정도를 보여주는 업데이트된 지도를 공개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11일에 비해 15일 현재 북쪽으로 진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의 반격이 있었고, 실제로 810 해군 여단의 러시아 보병이 수자의 남동쪽에 있는 보르키 중심부로 진격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지만,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격퇴하고 수자 북쪽으로 계속 진군했으며, 곧이어 체르카스코예 마을을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기세를 올리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방어하려면 증원이 불가피하다”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지역에 7만명의 군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또다른 기사에서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주에 있는 우크라이나 진지를 공격하기 위해 전차 2대, 보병전투차량(IFV) 11대, 장갑차 1대를 포함한 군 장비 14대를 투입했지만 우크라이나 방어선 돌파에 실패했다”면서 “우크라이나 낙하산병들이 몇 시간 동안 지속된 격렬한 전투에서 군사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73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러시아군이 보병전투차량을 앞세워 진격을 해 왔지만 우크라이나군의 FPV드론이 이들을 완전히 분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보병전투차량 5대, 전차 1대, 장갑차 1대가 파괴되었고 수십 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했다. 또한 수십명의 러시아군들이 도주했다.
[동부전선 포크롭스크로 러시아군 진격? 사실이 아니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도 우크라군이나의 활약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ISW는 현지시간으로 15일자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15일 포크롭스크 방향으로 진격했다고 러시아 군사블로거들이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전선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ISW는 이어 “포크롭스크 동쪽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군은 포크롭스크 남동쪽에서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진격 작전을 펼쳤지만 진격 속도가 매우 느린데다 물류 보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의 최대 고민, 병력과 물자 부족]
전쟁이 2년 7개월째 지속되면서 푸틴의 최대 고민은 병력 부족과 물자 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ISW는 15일자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GUR) 국장인 키릴로 부다노프 중장이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제20차 얄타 유럽전략회의에서 “날이 갈수록 크렘린궁은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경제 및 사회·정치적 상황이 악화되고 특히 군병력 모집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면서 “특히 러시아군은 지금 병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엄청난 대우 약속에도 신규 지원자도 줄어들면서 푸틴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부다노프 중장은 이어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은 러시아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점령 기간이 길어지면서 러시아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러시아의 무적(無敵)신화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인식을 약화시켰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러시아군의 병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충할 마땅한 방도가 없다는 데 있다.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동원령을 내릴 수 있지만, 이 경우 국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추가 동원령 카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다노프는 평가했다.
푸틴의 또다른 고민은 전쟁물자 부족이다. 이런 측면에서 부다노프는 “푸틴이 전쟁 물자 부족을 돌파하는 유일한 길은 외국의 파트너들에게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 경우 북한이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ISW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공격 작전의 템포를 유지하기 위해 소련 시대의 무기와 군사 장비, 특히 장갑차의 재고까지 탈탈 털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구소련 시대의 물자들마저 이젠 바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현재 가동할 수 있는 모든 공장들을 풀가동해도 러시아군이 쓸 수 있는 물자 생산은 턱없이 부족한데다 글로벌 제재로 인해 부품 확보가 어렵다보니 첨단의 제품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이다. ISW도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는 전쟁의 지속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문제는 푸틴도 인정한다. 푸틴은 지난 4월 4일, “러시아가 향후 몇 년간 높은 인적 자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고 특히 노동력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또한 크렘린궁 산하 매체인 이즈베스티야도 2023년 1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이 2023년 480만 명에 달할 것이며, 이는 러시아의 국내 방위 산업 이니셔티브 강화 능력을 악화시키고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가장 믿는 나라가 북한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부다노프 중장도 “러시아의 가장 영향력있는 군사 동맹국으로서 북한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포탄이 전쟁의 역학 관계에 직접적이고 빠른 영향을 미치며, 우크라이나군은 북한이 제공한 포탄이 도착한 지 며칠 만에 러시아의 작전 템포가 빨라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딤 스키비츠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부국장도 올해 1월, “러시아의 방위산업기지(DIB)가 러시아의 사격 속도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포탄을 생산할 수 없으며, 북한이 2023년 9월과 11월 사이에 100만 발의 포탄을 러시아에 전달해 러시아의 심각한 부족분을 일부 상쇄했다”고 밝혔다.
ISW에 따르면 북한은 2024년 6월 기준으로 480만 발의 포탄을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지원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상당한 포병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고, 러시아는 이러한 우위를 이용해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했고,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진격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런 차원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들이는 공은 사실상 전쟁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13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실장이 평양을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 떄문이고 지난 6월 푸틴과 김정은 사이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 서명도 이런 이유 떄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이란과 중국을 비롯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나라들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서방의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면서 이또한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때문에 ISW는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고 싶어도 군사물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우크라이나, 자체적으로 155mm 포탄 생산 시작]
이런 가운데 올렉산드르 카미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155mm 포탄의 국내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카미신은 자신이 전략산업부를 맡았던 기간 동안(2023년 3월~2024년 9월) 우크라이나의 방산 제품 생산이 두 배로 증가했으며, 2024년 말까지 세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전에는 이러한 포탄을 생산한 적이 없었지만 2023년 9월부터 나토 표준 155mm 포탄을 소량으로 국내 생산하기 시작했다.
[두려움 가득한 푸틴, 서방 향해 공허한 위협]
한편,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이 검토하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가능성과 관련해 푸틴이 계속해서 3차 세계대전이나 핵전쟁 등의 종말론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은 전쟁의 패배를 우려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푸틴은 그동안 전쟁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서방진영을 향한 위협을 수시로 가해왔다”면서 “푸틴은 과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F-16전투기를 지원할 때도 ‘끔찍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며 위협을 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사실 푸틴이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국경 근처에 무려 250여개의 군사기지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우크라에 장거리 미사일을 통한 러시아 본토 타격이 허용된다면 러시아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텔레그래프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이 정작 핵무기 사용을 하지 못하는 것은 러시아 경제를 의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고 때문”이라면서 “현재 푸틴이 가장 바라는 것은 오는 11월의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고, 푸틴은 지금 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