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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우크라에 러 본토 타격할 미사일 허용, 전쟁 대 전환점 맞나? - 미·영 외교수장, 우크라 방문, 무기사용 허용 협의할 듯 - 러시아에 미사일 제공한 이란, 미국 태도 바뀌게 했다 - 우크라, 러 심장 모스크바에 치명적 대규모 드론 공격
  • 기사등록 2024-09-12 11: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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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외교수장, 우크라 방문, 무기사용 허용 협의할 듯]


미국과 영국 외교 수장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그런데 미국이 몇 주 내로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제공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자국 소식통을 인용해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타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바뀌고 있으며, 영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영국 정부 소식통들은 이달 말 열리는 유엔 총회 전에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미국 정부의 일부 당국자들은 무기 사용 제한을 푸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한 제약을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우리는 지금 당장 그것을 다루고 있다(working that out)”고 답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 방문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자국의 승전 전략을 제출하고 지원을 촉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오는 13일 워싱턴에서 회담할 때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의 군사시설들을 때릴 수 있도록 서방이 제공한 무기에 걸려 있는 '사용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해왔다.


미국 정부가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나 우크라이나의 장사정 미사일 사용을 전격 허용하게 된다면 2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러시아에 미사일 제공한 이란, 미국 태도 바뀌게 했다]


미국은 지난 5월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데 미국산 무기를 쓸 수 없다는 제한을 일부 완화해 국경 너머에서 공격해 오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반격을 가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에이태큼스(ATACMS)를 비롯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후방 목표물을 노리는 것에는 반대해 왔다.


서방 미사일로 러시아 후방의 핵심 시설 등을 타격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와 서방과의 전면전으로 번지거나 러시아가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렇게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제한이 확고했던 미국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데는 이란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블룸버그는 11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미사일을 제공받았다는 보고를 받은 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허용 여부를 논의할 서방국가간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블링컨은 10일 런던에서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을 만나 11일 키이우로 이동한 후 일차 협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3일 워싱턴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최종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제공받았는데, 이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무기를 이전하지 말라는 경고를 이란이 무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독일, 영국 정부도 “이란의 무기 이전 움직임은 유럽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니까 미국 등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에 의한 러시아 본토 타격이 이란과 러시아가 자초한 일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미국과 동맹국들이 테헤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곧 발표할 것이며, 여기에는 국영 항공사 인이란 항공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국영 항공사는 에어 버스, 보잉 및 ATR 모델을 포함한 17대의 항공기로 유럽의 프랑크푸르트, 런던, 로마, 그리고 가까운 이스탄불과 두바이를 포함한 17개의 국제 목적지로 운항하고 있다. 이미 미국으로부터 일부 제재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 본토 타격, 전쟁에 미칠 영향은?]


그렇다면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타격 허용이 전쟁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더타임스는 11일, “미국과 영국이 몇 주내에 러시아 본토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타격을 허용하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당장 자국 영토를 위협하는 러시아 공군 기지, 탄약고 및 기타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은 공중에서 발사되는 '활공 폭탄'(유도 시스템을 갖춘 비교적 저렴한 개조 폭탄)을 우크라이나 목표물에 투하하여 파괴적인 효과를 내는 러시아 폭격기 함대를 제거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들은 전선에서 수십 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면 모스크바는 폭격기를 더 멀리 이동시켜야 하고, 이는 폭격기가 최전선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러시아 공군이 수행할 수 있는 출격 횟수가 제한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정책의 변경은 러시아의 공격을 막고 또한 필요한 억지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모든 조치들이 종전에 더 가깝게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사용했던 미사일 사거리의 세 배인 약 250km의 사거리를 가진 스톰 섀도우 미사일을 한정된 재고로 공급했다. 스톰 섀도우 미사일은 벙커를 공격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또한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300km를 날아갈 수 있는 최장거리 버전의 탄도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를 제공했지만, 확전에 대한 미국의 우려로 인해 장거리 미사일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는 그러한 제한이 없다. 지난주 모스크바는 이란으로부터 200기 이상의 파타흐-360(Fath-360) 근거리 탄도 미사일을 인도받았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 120km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부의 더 먼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바로 이 미사일이 미국을 자극시킨 것이다.


더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에서 장거리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엄청난 수의 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전쟁의 진로를 완전히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스톰 섀도우와 유사한 장거리 타우러스 미사일을 보유한 독일은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넘기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약 600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절반만 작동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할까?]


그렇다면 미국과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을 통한 러시아 본토 공격이 과연 푸틴의 핵무기 사용을 부추기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장거리 무기에 대한 서방의 정책 입장 변화로 인한 가장 큰 위험은 러시아의 보복과 푸틴 대통령이 나토의 레드라인으로 간주되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면서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지만 나토가 어떤 대응을 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푸틴의 핵무기 사용 위험은 과장된 것이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대를 자국 영토 밖으로 몰아낸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장에서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크라, 러 심장 모스크바에 치명적 대규모 드론 공격]


한편,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를 향해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해 공항이 마비되고 크렘린에서 불과 56km 떨어진 아파트에 불이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대소란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11일, “러시아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각) 새벽 모스크바주를 포함해 총 9개 주에서 드론 114대를 격추했으며, 그중 20대는 모스크바주 상공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면서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드론이 격추되면서 공항 활주로와 시 외곽의 민간 가옥들에 파편이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일로 모스크바에 있는 4개 공항 중 주콥스키, 브누코보, 도모데도보 등 3개 공항이 일시 폐쇄됐다. 또 모스크바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인 카시르스코예 고속도로에도 드론이 추락해 교통이 부분적으로 일시 차단됐다.


온라인상에 공개된 영상에는 비행기와 버스 옆에서 불길이 치솟고 아파트가 폭발과 함께 불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창문을 통해 불덩어리가 보였다. 창문이 폭발 충격으로 날아갔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에 대해 가디언은 “개전 후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전쟁을 자신들과는 상관 없는 먼 일로 여겼다”며 “우크라이나의 전략은 러시아 본토로 싸움 장소를 옮겨 러시아 시민들이 더이상 전쟁을 외면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군의 모스크바 직접 공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을 중단시키기 위한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


[러시아군, 쿠르스크서 반격 시작…10개 마을 탈환]


한편, 러시아가 자국 본토 일부를 장악한 우크라이나군에 반격을 시작, 10개 마을을 되찾았다고 러시아군 사령관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의 압티 알라우디노프 사령관은 이날 “어제와 오늘 쿠르스크 지역의 총 10개 마을이 해방됐다”며 “상황은 우리에게 좋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해 “유리 포돌랴카, 리바르, 투메이저스 등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들도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에서 중요한 반격에 나섰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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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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