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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러시아, 美 요구대로 대북제재 동참 북한 근로자 철수 결정 현재 러시아에는 북 노동자들에 줄 일거리도 없어, 비자연장 철회 2018-12-03
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 지난 6월29일 러시아 현지시각 오후 3시 경 블라디보스톡 국제공항에서 북한 건설 노동자 50~60여명이 평양행 고려항공 TU-204기종을 타기 위해 수속하는 모습. [이신욱 교수/RFA]


러시아당국이 11월 초부터 북한 근로자들의 비자발급을 중단하고 철수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당국은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을 인용해 RFA(자유아시아방송)가 보도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한 소식통은 25일 “요즘 러시아정부가 북한 근로자에 대한 비자발급을 중단하고 이미 와있는 근로자들도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에 건설, 수산, 식당 등 각 분야에 파견되었던 북한 근로자들이 철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현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파견되었던 북한 근로자들이 대부분 철수하면서 그들이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면서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던 건설 현장이나 수산물가공업체, 북한식당들이 전에 비해 한산한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또 “이번 북한 근로자 철수조치는 러시아정부의 대북제재 시행 조치의 일환으로 알려졌다”면서 “하지만 러시아 내 북한식당 여성종업원들은 일부만 철수하고 나머지는 계속 일을 하고 있어 모든 북한근로자들이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달 들어 러시아의 건설업체에 파견되었던 북한 근로자들은 거의 철수했다”면서 “러시아정부가 철수 조치를 내린 것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건설현장은 일거리가 없어 북한근로자들이 일부 철수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많은 북한근로자들 속에서 러시아당국의 근로자 철수조치에 대해 불만이 쌓이고 있다”면서 “정작 북한에 돌아가도 마땅한 돈벌이가 없는데다 러시아에 다시 나오려면 수속이 복잡하고 큰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러시아당국의 근로자 철수조치로 곤경에 처한 북한당국은 해외 근로자들의 철수조치가 미국 때문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일부 북한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러시아에서 쫒겨 나는 이유가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며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소식통은 26일 “요즘 러시아현지의 각종 공사장에는 북한 근로자가 잘 안 보인다”면서 “올 여름까지 블라디보스톡의 건설공사장들은 북한근로자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요즘은 북한근로자를 만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 근로자들은 힘들게 일해서 번 대부분의 돈을 북한당국에 바치면서도 본국으로 귀국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이런 점을 잘 알고있는 북한당국은 러시아의 근로자 철수 조치가 미국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며 근로자들에게 대미 적개심을 불어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RFA는 지난 10월 12일에도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요즘 마땅한 일거리가 없어 귀국 대기 명령을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의 한 소식통은 지난 10월 10일 “요즘 러시아에 파견된 조선 근로자들이 대부분 위축되어 있는 분위기”라면서 “계약기간이 만료되었거나 러시아 현지에서 다른 대상건설을 찾지 못해 예정보다 일찍 빈손으로 철수(귀국)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었다.


소식통은 “현재 러시아에 파견된 조선 건설근로자들은 어림잡아 수 만 명에 달한다”면서 “대외건설지도국과 수도건설위원회에 소속되어 러시아에 나온 근로자들은 언제 귀국 조치가 떨어질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조선의 근로자들은 대개 러시아에서 돈벌이를 하기 위해 오랜 기간 뇌물을 고여가며 파견근로자로 선발된 사람들”이라면서 “외국에 나와야만 그나마 달러(외화)를 만져볼 수 있고 집안 생계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를 쓰고 러시아 건설장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러시아파견 근로자들은 노임의 대부분을 당이 지정한 과제금으로 바쳐야 하기 때문에 노임만으로는 돈을 모으기 어렵다”면서 “근로자 1인당 월 700달러의 과제금을 바치고 식비와 기타 생활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러시아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영하의 날씨로 하여 모든 건설이 중단된다”며 “근로자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개인적인 돈벌이를 위해 추가 노동에 나서면서 하루 16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일할 수 있는 대상건설을 찾지 못하거나 건설공사가 예상보다 일찍 끝나 조기철수를 해야 하는 경우 근로자들은 빈손으로 귀국할 수 밖에 없는 딱한 처지에 놓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0월 11일 “러시아에 파견된 조선 근로자들은 귀국 명령을 받으면 크게 낙심한다”면서 “계약만료로 귀국을 앞둔 근로자들은 재탕(재출국)하기 위해 뇌물로 쓸 자금 500달러~1천달러를 마련하려고 건설현장을 가리지 않고 노동에 나선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겨울철을 앞둔 러시아의 근로자들은 건설 일거리를 따지 못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노임은 당위원회의 지정계획금으로 바쳤기 때문에 귀국명령을 받으면 죽도록 고생하고 빈손으로 귀국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러시아 입장에서는 일거리도 없는 상황에 대북제재에 동참한다는 생색을 내기 위해 북한 국적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연장 조치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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