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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청와대와 백악관의 보도자료, 왜 이렇게 다른가? 2018-01-22
추부길 chrischoo1102@gmail.com
-한미정상간 통화에 대해 청와대와 백악관의 발표 내용이 다르다. 왜 그런가?
-청와대는 청와대 식으로 트럼프의 발언을 독자적으로 해석한 탓은 아닌가?
-한미군사훈련 취소 주장까지 나오는 시대, 앞으로 한미동맹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중요한 것은 “기-승-전-평창올림픽”이 아니라 비“기-승-전-비핵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5일자 한국의 일간신문은 4일 오후에 있은 한미정상간의 통화 내용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요지는 미국이 평창올림픽 기간중 한미훈련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가족도 올림픽에 참여한다는 내용과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에 미국이 힘을 실어 주었다는 내용이다. 그 내용이 사실일까? 그대로 믿어도 되는 것인가?

 

백악관이 발표한 브리핑 자료를 보면 청와대의 발표 자료와는 상당한 간극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백악관 브리핑 자료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두 정상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의한 내용이다. 이는 과거 미 행정부가 강탈과 협박으로 일삼는 북한 정권에 너무 정중하고 유화적인 외교로 접근했기 때문에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를 양 정상간의 통화에서 밝혔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3일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북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은 전임 정권의 현실에 안주하려던 행동과 침묵이었다고 지적했었던 것과 일치한다.

백악관의 의도는 청와대의 발표같이 한국정부의 남북대화를 100% 지지한다는 것이 아니고 북한의 대화 제의 자체가 그동안 미국이 강력하게 펼쳐온 대북정책의 산물이며, 앞으로 진행될 남북대화는 당연히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내용은 4일 정상 통화에서 문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확고하고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온 것이 남북대화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 것과 일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앞으로의 남북대화가 지금의 대북압박 기조, 그리고 대북압박의 최종 목표인 비핵화라는 목표에서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떠한가? 문정인 대통령 특보는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이 5~6월로 연기된다면 8월에 하는 훈련은 취소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하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남북회담이 열리면 북은 맨 먼저 한미훈련 중단과 축소를 주장할 것이라면서 국방부와 외교부가 잘 설명해서 미국이 나중에 딴소리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문정인 특보는 남북관계가 풀리면 한미동맹에의 과도한 의존은 불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한반도의 위기가 미국으로 인한 것이라는 북한 주장과 일치하는 것 아닌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이뿐 아니다. 청와대 브리핑 자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했으며 문 대통령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런데 백악관 보도자료는 이 내용이 아예 없다. 오히려 최대의 대북 압박 캠페인을 지속하기로 두 정상이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우리 청와대 브리핑 자료에는 이 내용이 없다.

청와대 자료만 보면 1일의 김정은 신년사 이후 보여 온 남북회담에 대한 비판적 기류, 곧 맥매스터 보좌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안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연휴 동안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라는 발언, 북한의 대화 공세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만들려는 단순한 접근이고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할 뿐 아니라, 강탈과 협박을 할 수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던 그 흐름이 마치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기점으로 변한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결국 한미정상간 통화 내용의 결론은 남북대화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한미양국의 단호한 비핵화 입장을 제대로 알리고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비---비핵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지난 2017년 6월 30일 백악관에서의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장(백악관 홈페이지)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방향을 전혀 잘못 잡고 있다. 청와대가 흥분해서 벌써 남북 공동응원단 조직에 나섰다는 보도가 있고 아예 우리가 주최하는 올림픽에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달겠다는 뜻도 있는 듯하다. 그러한 기조에 덩달아 언론까지 흥분상태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해야 한다. 남북대화 제의 직후 ICBM 발사를 준비한다는 북한의 의도를 왜들 이렇게 무시하고 외면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2018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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