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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묵살하려는 文, 막아서며 경고하는 트럼프 트럼프 "한국, 우리 승인 없이 어떤 것도 못해" …5·24조치 해제 제동 2018-10-1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18 외교부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질의에 답변하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뉴시스]


[기를 쓰고 대북제재 묵살 시도하는 이해찬의 민주당과 청와대]


대한민국의 외교를 책임지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0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취해진 '5·24 조치'를 해제하는 문제를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5·24 대북 제재 해제 검토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강경화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관광 자체가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니지 않는가?“라면서 ”5.24 제재 조치를 풀거냐?“고 묻는 유도성 발언 질문에 짜놓은 각본처럼 강장관이 답변하면서 나온 것이다.


강장관은 이어 ”관광객의 물품 구입, 음식점 이용에 대해서도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적극적으로 답했는데, 이는 관광은 유엔 제재의 직접 대상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끌어내 5·24 조치 해제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뚫겠다는 정부 여당의 전향적 검토로 파악되었다.


여당을 이끄는 이해찬 대표의 ‘망북(望北) 일변도’의 지나치리만큼 가벼운 입과 대북정책에 관한 한 자신의 소신보다 청와대의 의도대로 따라가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동조가 낳은 외교적 참사였다.


강 장관은 자신의 그러한 발언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후폭풍을 가져올지 생각도 안했고 이해찬 대표는 ‘우리민족끼리’ ”민족자주‘라는 프레임에 갇혀 국익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발언을 해버린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평양에 가보니 중국 관관객이 많더라”면서 “우리가 금강산 관광을 하지 못한 것은 제재 대상이라서가 아니라 5.24조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 “5.24조치만 해제하면 북한에 관광을 갈 수도 있다”는 논리였다.


지금 청와대와 민주당은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북한을 지원하지 못해 안달이 나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셈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가장 앞장서야 할 한국 정부가 오히려 대북제재를 완화하려 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국제사회에 아주 강하게 보낸 셈이다. 당연히 이에 동조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의 생각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안보리를 흔들려 하는 것이다.


문제가 되자 강장관은 “관계 부처가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남북관계 발전과 비핵화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북 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유연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통일부조차도 “(5.24제재 해제 검토가) 처음 듣는 얘기”라고 고개를 저은 것을 보면 강장관은 거짓말을 했고 이해찬 대표와 짜고 문답을 주고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번 일은 지금 문재인 청와대와 이해찬 민주당이 북한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공개한 것이나 다름없다.



▲ 백악관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White House, Twitter]


[트럼프 "한국, 우리 승인 없이 어떤 것도 못해" …5·24조치 해제 제동]


한국 내에서 5.24조치에 대한 해제 문제가 거론되자 대북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그것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문재인정부와 이해찬 민주당이 밀어 붙이려는 대북제재 완화 구상에 제동을 건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해 실시한 독자 대북제재인 ‘5.24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들(한국)은 우리의 승인없이는 (대북제재 해제를)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They won't do that without our approval. 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렇다(Yes. 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고 대답하며, 한국은 미국 승인 없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5.24 제재 해제에 대한 구상이 나오자마자 미국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게 즉각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도 발끈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완화는 비핵화가 먼저 이뤄진 이후라는 입장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답했다. 이어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제재 완화도 빨리 이뤄질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강경화 장관에게 남북 군사합의서와 관련해 불만을 제기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 일본은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을 긴밀히 조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만을 밝혔다. 북한이 풍계리 사찰단을 초청하면서 시료 채취 등도 허용했는지 묻는 질문엔 " 폼페이오 장관이 말했듯 협상의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경화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미 간의 대북 제제에 대한 의견에서 분열이 생겼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중국도, 러시아도, 한국도 모두 대북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의 압박 정책이 끝났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도 받지 않고 한국이 5.24조치를 해제하면, 이 사건으로 사망한 한국 해군 장병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대북제재의 핵심 당사국이어야 할 한국정부가 오히려 대북제재 완화에 앞장서면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틀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셈이다.


[‘민족자주’의 대북정책,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


이번 ‘5.24조치 해제’와 관련된 해프닝은 청와대의 ‘우리민족끼리’ 대북정책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뒤에서 ‘민족자주’의 채찍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음이 재확인된 셈이다.


지난 5일 평양에 간 이해찬 대표가 기자들에게 “평화 체제가 되려면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것도 다른 곳이 아닌 평양에서 말이다.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도 이해찬 대표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지난달 19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에서 "6.15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 잘 나가다가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는 바람에 지난 11년 동안 남북관계가 단절이 돼 여러가지 손실을 많이 봤다"고 했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면 또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안뺏기게 단단히 마음 먹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 말을 하기 직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통일 위업 성취에 남녘 동포도 힘을 합쳐서 보수타파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 터였다.


한마디로 북한이 연일 선전매체를 통해 주장하는 “보수세력은 암적 존재로 통일의 적(敵)”이라 치부하는 주장을 대한민국의 집권 여당 대표가 그대로 동조하고 또 수용한 것이다.


이런 망발이 없다.


오죽했으면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이해찬 대표에 대해 “자꾸 민주당의 홍준표가 되어 간다”고 비꼬았겠는가?


20세기 프랑스의 지성계를 대표하던 레이몽 아롱(1905~1983)이 1955년 출간(1962년 개정증보)한 ‘지식인의 아편’이라는 책에서 “반인권적인 공산주의에 동조하는 좌파가 ‘진보’의 이름을 독점하고 민중에게 거짓선전·선동을 일삼는다”면서 “진보라는 이름을 내세워 민중을 잘못된 길로 몰아세우는 좌파 지식인은 ‘마르크스 주의’의 중독자요, 객관성·보편성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상은 억지요 고집일 뿐”이라고 개탄한 바 있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마르크스주의의 치명적 결함이 몰락으로 이끈다”는 주장이다.


레이몽 아롱은 또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인 자유와 인권에 눈 감은 그들은 이념의 우상·독선의 도그마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아롱은 “(우상·독선의 도그마에 빠져 있는 이들이)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가난한 세상’으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많다”고도 했다.


지금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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