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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논란 많았던 조지아 현대차 공장, 동맹 문제가 아니라 안전사고로 악명 높았다! WSJ "조지아 韓공장, 단속 앞서 잇따른 인명사고로 구설" 2025-10-14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WSJ "조지아 韓공장, 단속 앞서 잇따른 인명사고로 구설"]


지난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한국인 구금이 벌어져 한국 공장 건설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과잉단속 논란이 불거졌지만, 대규모 기습 단속을 받기에 앞서 잦은 안전사고로 건설 노동자들 사이에 악명이 높았으며, 이로 인해 현지 노동단체들의 집중 타겟이 됐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현대 공장 ICE 급습, 치명적인 과거가 있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이민 단속의 표적이 되기 전, 현대자동차의 조지아 중부에 있는 거대한 자동차 공장은 근로자들 사이에서 위험하고 치명적인 건설 현장이라는 또 다른 평판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연방 기록을 검토한 결과, 현대차가 2022년 76억 달러 규모의 이 복합단지 건설을 시작한 이후 3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는데, 이는 이례적으로 높은 사망자 수로, 이와 함깨 12명 이상의 다른 근로자들은 안전벨트 미착용 추락 사고와 지게차 충돌 사고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현직 및 전직 근로자 24명은 인터뷰에서 경험이 부족한 이민 노동자들이 많은 작업 현장에서 안전 기준이 허술하고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면서 “이들은 현대차가 직원들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았고, 안전 규제 기관이 작업장 규정 위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WSJ은 “직원들은 현대차가 공사 속도를 너무 빠르게 진행했고, 현장에 100명이 넘는 하청업체가 얽혀 안전 기준 준수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근로자들의 안전한 업무 수행을 보장할 안전 인력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부 단지에서는 지금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WSJ은 또한 “작년에 현장에서 안전 관리자로 근무했던 그렉 데먼트는 연방직업안전보건청(OSHA)이 자신의 불만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OSHA와 주 정부 관계자들이 노동자들에게 등을 돌리고 그들이 하던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는 30년 넘게 건설업계에 종사했지만, 현대건설에서의 경험 때문에 업계를 완전히 떠나게 되었다”고 밝혔다.


WSJ의 이러한 보도는 그동안 한국 내에서 일부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과는 상당히 어감의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미국 이민관리청의 과도한 단속과 동맹도 무시한 숫자 채우기식 단속으로 조지아 현대차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식으로 보도를 해 왔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9월 23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투자의 신뢰를 흔드는 명백한 악수(惡手)”라면서 “이번 사태는 동맹의 자존심을 건드렸을 뿐 아니라, 한국의 대미 투자와 미국의 투자 환경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낳았다”며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어 한국 사회에서 반미·반중 정서를 일으킨 사건들을 나열하며 “지금 한국의 역동적인 젊은 세대가 이번 조지아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향후 20∼30년 한미관계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면서 “만약 이번 사태를 잘못 관리한다면 과거의 반미 정서가 되살아나고 동맹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해법은 분명하다. 미국 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해외 기술 인력이 합법적으로 입국할 수 있는 전용 비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이 제도는 시혜가 아니라 동맹의 실익을 조화시키는 장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준석 대표의 주장과는 상반되게 이번 조지아주 노동자 추방 사태가 단순히 이민법 문제가 아니라 현지 공장 신축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노동자들의 권익과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현지 노동단체들의 집중적인 타겟이 되어왔고, 결국 이러한 문제들이 곪아터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동안 조지아주 현대차 문제에 있어 국내 언론들이 너무나도 피상적이고 선동적 보도만 해 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건축 일정이 아니라 안전 우선시 하겠다”는 현대차]


눈여겨볼 점은 현대차도 안전 중시라는 성명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이는 조지아주 현대차 노동차 추방사건이 근본적으로 이민법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현대차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현대차는 성명을 통해 “이민법을 준수할 것을 약속하며, 속도를 위해 안전을 저해하지 않겠다”면서 “회사는 공사 중 발생한 사고에 대응하여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한 “회사는 현장의 규모가 매우 커서 미국 최대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초대형 공사를 하다보니 안전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라고 시인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CEO도 성명을 통해 “이런 일(노동자 사망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이고 포괄적으로 조치를 취했다”면서 “지난 3월 근로자 사망 사고 이후 조지아 현지 공장을 방문해 우리 팀원들에게 ‘안전이 생산 일정보다, 비용보다, 이익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WSJ은 “OSHA는 올해 초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망 사고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면서 “OSHA는 현대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고용한 6개 회사에 안전 규정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했으며, 또한 2023년 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를 고용한 또 다른 계약업체에도 벌금을 부과했다”고 짚었다.


WSJ은 “메타플랜트(Metaplant)로 알려진 약 3,000에이커 규모의 이 단지는 사바나에서 약 48km 떨어진 여러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시설들은 전기 자동차를 생산하는 로봇 지원 조립 라인에 전기를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 시장에 거액을 투자한 것이며, 조지아주 당국에서도 이를 홍보하고 있는데, 주 정부는 이 회사에 20억 달러의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WSJ은 “현대차의 계획은 9월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던 공장 단지 일부를 급습하면서 차질을 빚었는데, 요원들은 체포한 약 475명 가운데 300명 이상은 이후 송환된 한국인이었다”면서 “수색 영장에 따르면, 이번 급습의 최초 타깃은 히스패닉계 근로자 4명이었다”고 짚었다.


WSJ은 “계약직 안전 코디네이터인 채드 필처는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근로자들과 안전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관리자들의 위험한 조합으로 인해 종종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며 “그는 현장에 최근 라틴 아메리카에서 이주해 온 많은 근로자들이 고용되어 있었으며, 그중 상당수는 적절한 서류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나친 속도전이 안전 문제 가져와... 노동계 문제 제기]


현대자동차는 연간 50만 대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 자동차를 생산하고 약 8,000명을 고용할 이 공장을 완공하기 위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의 이러한 속도전은 주로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 전기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과 배터리 공장에 대한 연방 보조금의 급증에 의해 주도된 미국의 공장 건설 붐 속에서 시작되었다.


WSJ은 이와 관련해 “조지아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는 지역, 주, 연방 공무원들과 함께 2022년 가을에 현대자동차 단지 건설을 시작했다”면서 “켐프 주지사는 현대자동차의 주 내 대규모 확장 덕분에 주 경제가 새로운 정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고 짚었다.


WSJ은 그러면서 “2023년 4월, 공사 시작 행사가 있은 지 6개월 후, 35세의 철강 노동자 빅터 감보아가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했다”며 “감보아는 페인트 공장 건물 꼭대기에 I형 빔을 설치하던 중 균형을 잃고 추락했는데, 그는 안전줄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약 18미터 아래로 추락하면서 건물 골조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안전줄이 끊어지면서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OSHA는 “감보아의 사망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이스턴이 그에게 적절한 안전 장비를 제공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물었고, 이 회사가 안전 기준을 완전히 무시하고 고의적으로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WSJ은 “이러한 사고가 났음에도 건설 일정을 안전 위주로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빠른 건설 일정을 발표하면서 공사를 재촉했다”면서 “이러한 결과로 인해 계획보다 1년 앞당겨진 지난해 가을부터 자동차를 생산해내기 시작했으며, 이와 동시에 다른 공장부지에서는 지금도 추가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OSHA 자료에 따르면 2024년에 이 시설에서 11명의 근로자가 외상성 부상을 입었으며, 지난 여름에도 추락 방지 장치 없이 6미터 높이에서 케이블을 설치하던 작업자가 추락하여 두개골 출혈을 일으키기도 했다”며 “사바나에 있는 이민자 권익 단체인 마이그런트 에퀴티 사우스이스트(Migrant Equity Southeast)는 감보아 사망 이후 현대차 공장의 노동 환경을 추적해 왔는데, 이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사고 신고가 빈번하지만, 많은 사고가 OSHA에 보고되거나 조사되지 않는다며 현대차에서는 이런 일이 다반사로 무시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WSJ은 미시간주 로렌스 기술 대학 건설 안전 연구 센터의 창립 이사인 아메드 알바야티의 말을 빌어 “현대 공장에서 사망자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안전 문화가 허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현대차 공장의 경우 지금도 안전 문제에서는 규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이 쌓이면서 현지 노동단체들의 표적이 되었고, 이것이 결국 이민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을 불러온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미 당국은 지난달 4일 조지아주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LG엔솔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은 구금 7일 만에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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