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정세분석] 일본 ‘反中 강경파’ 다카이치 총리 선출, 중국 “역사·대만 건드리지 말라” 경고 일본의 반중 총리 출범에 날카로운 반응 보인 중국 2025-10-07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일본의 반중 총리 출범에 날카로운 반응 보인 중국]


중국 정부가 일본의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의 선출과 관련해 “중국의 심기를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식의 날카롭고도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양국관계가 파국으로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했다. 중국이 이렇게 일본의 새로운 총리 출범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다카이치가 철저한 반중 의식을 가지고 있는 강경 우파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화교신문인 연합조보는 6일, “일본 자민당의 새 총재로 다카이치 사나에가 선출되자 중국은 경고에 가까운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반면 대만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은 다카이치가 대만과 일본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발전시킬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연합조보는 이어 “64세의 다카이치 사나에가가 지난 4일, 자민당 신임 총재로 선출되어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일본이 중일 4개 정치문서에서 합의한 원칙과 합의를 준수하고, 역사와 대만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치적 약속을 준수하며, 중국에 대해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다카이치의 당선 첫날 중국은 확실한 반중정서를 가지고 있는 신임 총리 내정자에게 경고에 가까운 논평을 내놓은 것이다. 그만큼 중국 당국이 다카이치의 자민당 총재 선출과 연이은 일본 총리 취임 가능성에 당혹해 하면서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 관영언론이 운영하는 위쳇 공개계정 ‘뉴탄진’(牛弹琴)은 5일, “다카이치 사나에가 중국을 비방하는 발언을 거듭하고, 난징 대학살을 거듭 부인하며, ’중국 위협론‘을 부추기고, 야스쿠니 신사를 여러 차례 참배했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뉴탄진’(牛弹琴)은 이어 “일본의 중국 대응이 합리적이지 않다면 중국은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다카이치 사나에는 (일본 정치 역사에서) 아주 이례적인 인물인데 얼마나 오래 집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그저 지나가는 손님일 뿐”이라고 격하했다. 그만큼 다카이치를 인정하고 싶지 않는 중국의 속내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다카이치가 당선된 후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도 다카이치의 이름을 검색하는 양이 부쩍 늘었다. 그만큼 중국인들도 다카이치의 자민당 총재 당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은 5일 밤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일본어로 “다카이치 사나에의 자유민주당 대표 당선을 축하하고 행운을 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지난 1일 미국 싱크탱크에 기고한 글에서 “대만은 일본의 극히 중요한 친구”라고 칭하며 “대만과 비공식적인 관계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의 트럼프’로 불리는 다카이치, 중국이 당황하는 이유?]


사실 다카이치의 일본 총리 취임에 대해 중국이 이렇게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가 과거의 일본 총리들과는 다르게 대 중국 강경파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주요 스피커들이 다카이치를 ‘극우’라고 부르는 것도 다름아니라 중국에 대해 강경하다고 해서 그렇게 칭하는 것이다.


한국내 일부 언론에서도 다카이치를 ‘극우’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다카이치는 극우라기보다 강경 우파에 속한다. 아마도 다카이치가 극우라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극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다카이치를 ‘극우’라고 부르는 것은 다카이치의 일본 총리 당선에 중국이나 한국의 일부 언론들도 당혹감을 느낀다는 뜻일 게다.


그런데 중국이 다카이치에 대해 이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는 이유가 있다. 사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자민당 내 온건파이자 사실상 친중계에 속한다. 이시바는 지난해 10월 1일 총리로 취임한 이후 ‘아시아판 NATO’ 창설 등 중국과의 마찰을 야기할 수 있는 일부 제안을 보류해 왔다. 괜히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시바 시게루는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일중 전략적 호혜 관계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할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이시바는 또한 대만 문제에 있어서도 1972년 일중 공동성명을 준수한다는 일본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중국과 ‘탈동조화’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에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6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도쿄에서 제6차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를 공동 주재했다. 양측은 일본의 대중국 수산물 수출에 대한 협의를 포함하여 20개 항목에 합의하며, 최근 몇 년간 중일 관계에서 이례적인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자민당은 참의원과 중의원 중간선거에서 참패하여 양원 모두에서 ‘이중 소수당 정부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이시바 시게루는 1년도 채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64세의 다카이치 사나에가 지난 10월 4일 고이즈미 신지로를 꺾고 자민당 총재에 취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자민당을 다시 강경 보수로 흘러가게 만들었고, 그 흐름에 다카이치가 올라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다카이치의 일본은 강경 보수의 흐름 가운데 중국 정책이 기존 이시바 정부와는 다른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도 긴밀한 호흡을 맞추면서 대 중국 압박 정책에 강력하게 호응할 것임을 말해 준다. 그러니 중국이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다카이치 사나에는 중국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카이치는 “중국의 부상이 일본에 위협이 된다”고 거듭 주장하며, “대만에서 일어나는 일은 곧 일본에서도 일어난다”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다카이치는 또한 “일본이 동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 대 중국 방어력을 강화하고, 미사일 방어 및 정보 공유 분야에서 미국과의 심도있는 협력을 지지하며,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중국의 일본 투자 및 기술 획득을 제한하며, 경제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다카이치는 “일본의 평화헌법은 당연히 개정되어야 하며, 자위대도 공격을 포함한 전쟁할 수 있는 군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본의 방위 예산을 GDP의 2%로 증액하고, 반격 능력 개발을 촉진하며, 미일 합동 군사 훈련 및 전략적 배치 빈도를 높이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정상화할 것”을 제안했다. 하나 하나가 중국 입장에서는 경악할 것들 뿐이다.


다카이치는 또한 중국과의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2016년 사나에 다카이치가 총무대신으로 재임할 당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를 배제하도록 추진하여 일본이 중국으로부터 기술적으로 분리되는 것을 주도했고, 중일 첨단 기술 협력을 제한하는 경제 안보 촉진법제정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다카이치 사나에는 이번 달 1일 미국 싱크탱크에 기고한 서명 글에서, “자신이 일본 총리로 선출된다면 대만 문제에 관해 중국 지도자들과 진심 어린 대화를 할 것이며, 일본의 극히 중요한 친구인 대만과의 비공식적인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물론 다카이치가 총리에 취임한 후에도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예전처럼 담대하고 솔직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는 하지만, 그의 스타일상 이전의 일본 총리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는 점에서 중국은 상당히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 흐름에 빠진 중일관계, 다카이치의 선택은?]


문제는 중국의 대응이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2024년에는 중국이 일본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수입국, 그리고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중국 관리들과 국민들은 대만 문제와 관련된 일본의 행동과 언행에 항상 경계심을 품어 왔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한 다카이치의 폭발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카이치가 취임 후에도 대만 및 무역 문제에 대해 중국에 계속 반발한다면, 중국은 필연적으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일본 경제와 기업들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선택은 다카이치 총리의 몫이다. 중국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자민당내 기반 형성이나 일본내 여론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지만, 중국과 일본관계의 악화가 일본내 여론을 부정적으로 흐르게 한다면 다카이치의 대 중국 정책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다카이치의 대 중국 강경정책이 한일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동시에 다카이치가 트럼프 대통령과 손을 잡고 아시아판 나토를 비롯해 대 중국 강경책을 펼치게 되었을 때 한국의 이재명 정부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앞으로의 관심거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TAG

사회

국방/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