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화웨이의 AI 칩 기술진보는 완전한 사기”]
중국이 엔비디아의 AI칩 사용을 금지시킨 배경에 중국산 AI칩의 기술 진보가 있었으며, 이젠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미국 등 서방 기술을 따라 잡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으나 이 모든 것들이 완전 사기였음이 드러났다. 중국의 AI반도체를 선도한다는 화웨이의 AI칩이 삼성 등 아시아 최대 규모 기술기업들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4일, “중국 화웨이가 생산한 어센드(Assend) AI 프로세서에 삼성과 SK하이닉스, 그리고 TSMC에서 생산한 첨단 부품을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중국이 AI반도체의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과정에서 (기술부족으로 인해) 외국산 하드웨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오타와에 소재하고 있는 반도체 전문 연구기관인 테크인사이츠(Tech Insights)는 “화웨이(Huawei)의 3세대 Ascend 910C 칩 샘플 여러 개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 그리고 TSMC에서 생산된 장비를 발견했다”면서 “화웨이 가속기에 사용된 다이(die)는 TSMC가 제조한 것이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제조한 HBM2E라는 구형 고대역폭 메모리도 화웨이의 어센드 910C칩에 들어가 있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화웨이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선전에 본사를 둔 하드웨어 대기업인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부터 미국 정책 입안자들의 표적이 되어 왔다”면서 “당시 미국은 수년간 베이징의 반도체 역량을 깎아내리기 위한 작전을 펼쳐왔는데, 미국은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하고 화웨이로의 기술 유출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AI 칩 자체, 칩과 결합된 HBM, 그리고 두 칩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도구와 부품에 대한 수출 제한도 포함되었다”면서 “이러한 정책은 중국이 최첨단 AI 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고,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칩 제조업체들이 세계 무대에서 엔비디아에 도전할 만큼의 제조 역량을 개발하는 것을 막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짚었다.
그런데 그동안 미국의 노력대로 중국의 AI칩을 선도하고 있다고 알려진 화웨이가 말로는 엄청난 기술 진보를 이뤄 서방의 AI반도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대대적인 선전을 해 왔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에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고, 결국 미국의 제재가 현재까지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음을 말해 준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중국 관리들은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고 있으며, 화웨이의 910C는 가장 경쟁력 있는 중국산 제품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화웨이의 AI칩은 올해 초 대량 출하를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 화웨이는 현지의 파트너사에서 생산하는 부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은 했지만 한국과 대만의 첨단부품들이 들어갔다는 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화웨이는 그동안 TSMC에서 제조된 수백만 개의 다이(die)를 소프고(Sophgo)라는 중개 회사를 통해 확보했는데, 이 회사는 해당 부품을 화웨이에 재판매할 것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TSMC는 소프고와의 연결을 끊고 미국 정부에 이 사건을 보고했고,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또다시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딜런 파텔(Dylan Patel)을 비롯한 SemiAnalysis 전문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화웨이는 Ascend 칩에 약 290만 개의 다이를 비축해 두었으며, 올해까지 910C에 필요한 다이를 확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화웨이의 현세대 가속기인 910C는 두 개의 910B 다이를 함께 패키징하여 제작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TSMC는 성명을 통해 “테크인사이츠가 최근 조사한 910C 하드웨어가 지난 해에 만들어진 다이로 제조된 것으로 보이며, 최신 다이 또는 더 진보된 기술을 사용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TSMC는 모든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2020년 9월 중순 이후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또한 HBM의 경우,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삼성 등이 생산을 선도하고 있는데, HBM은 엔비디아와 같은 AI 시스템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이며, 일반적으로 특정 프로세서와 함께 사용되도록 제조된다”면서 “이 기술은 엄청나게 복잡해서 일반 메모리 분야의 선두 주자인 삼성조차도 엔비디아의 HBM 사용을 승인하는 데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다”고 짚었다.
한마디로 그런 기술을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나 중국의 칩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화웨이가 마치 그러한 HBM을 자체 개발한 것처럼 홍보했다는 것은 완전한 허구의 사실일 뿐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2024년 말부터 중국에 HBM2 및 그보다 더 발전된 모델의 판매를 제한하고 있는데, 중국의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스와 같은 중국 칩 제조업체의 생산 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통제를 강화했다”면서 “그렇다보니 중국이 감히 AI칩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은 화웨이가 그동안 TSMC 로직 웨이퍼 재고를 비축할 수 있었던 것처럼 HBM 재고도 밀수를 통해 재고를 비축해 두었다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삼성과 SK하이닉스의 하드웨어를 화웨이가 언제,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두 회사 모두 수년 전에 이 하드웨어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성명을 통해 “2020년 화웨이 제재 이후 SK하이닉스와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며, “SK하이닉스는 미국 수출 규정을 포함한 모든 관련 법률 및 규정을 엄격히 준수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은 “미국 수출 규정을 계속해서 엄격히 준수하고 있으며, 해당 규정에 명시된 기관과 어떠한 사업 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의 창신메모리가 HBM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화웨이는 여전히 해외 하드웨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화웨이가 이러한 재고를 소진함에 따라 연말까지 중국은 HBM으로 인한 병목 현상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언론의 ‘中 반도체 굴기’ 찬양, 더 이상 속지말라]
불과 며칠 전인 지난 9월 30일, 우리나라의 유수언론은 “中 반도체 굴기 본격화… 화웨이, AI칩 생산 두 배로 늘린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 ‘반도체 자립’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가운데, 중국 반도체 대표 주자인 화웨이(华为)가 내년에 첨단 인공지능(AI) 칩 생산을 올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화웨이가 주력인 ’910C 어센드’ 칩을 내년에 60만개가량 생산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제재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올해의 약 2배 수준으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이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내년에 출시될 910C 후속작과 950DT 등 어센드 제품 라인을 위한 다이(die) 생산량을 내년 160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이는 칩 회로를 담는 기본적인 실리콘 부품을 말한다. 현재 화웨이의 다이 생산량은 100만개 수준이다.
이렇게 보도를 했는데, 그 내용 자체가 완전히 중국 화웨이가 창작한 허구의 사실이라는 것이 이번 블룸버그의 보도로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다. 물론 한국의 이 매체가 외신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은 왜일까? 이 매체가 최근 중국의 AI와 반도체 등의 기술 진보와 관련해 대대적인 시리즈 기사를 내면서 중국의 기술굴기를 엄청나게 홍보한 적이 있었기에 화웨이 AI칩에 대한 화웨이의 대사기극은 이 매체의 중국 기술굴기 기사의 신뢰성마저 무너뜨리게 만든다.
사실 중국은 절대 외형으로 판단하면 100% 속는다. 중국은 어딜가도 겉모양만큼은 세계 최고다. 또 중국 문화 자체가 그렇게 허세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번지르한 겉모습만 가지고 중국의 기술이나 뭐든지 판단하다간 큰코 닥친다. 그러나 그 허울좋은 외형 속으로 한걸음만 더 들어가 보면 이번 화웨이 AI칩에서도 드러나지만 그 실상은 겉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그만큼 중국은 외형만 보고 판단할 게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캐내야만 중국의 진짜 모습도 제대로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중국 반도체 최소 20년 뒤처졌다!”]
이런 점에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산업이 서구기술보다 무려 20년이나 뒤처져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대로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반도체 굴기를 해 왔음에도 이러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중국은 물론이고 시진핑에게도 엄청난 굴욕을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채널이 지난 9월 4일, “골드만삭스의 충격적 보고서, “중국 반도체 최소 20년 뒤처졌다!”는 제목의 ‘중국관찰’(유튜브 3521회)를 통해 자세히 분석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언론들이 중국의 반도체나 AI 등에 대해 보도를 하려면, 최소한 외국의 유수 연구기관에서 발간한 보고서 정도는 한 번 읽어보고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그 말은 중국의 실체를 조금이라도 제대로 안다면 중국의 첨단기술 진보가 마치 세상을 뒤집을 것처럼 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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