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독일 작센주, 리튬 세계 최대 매장량 확인]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을 제어하는데 있어 중국 시진핑 주석의 최대 무기였던 희토류 카드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독일에서 리튬의 세계 최대 매장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서방국가들은 더 이상 중국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구걸할 필요도 없어졌다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에게는 엄청난 외교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포털유럽’(Mobility Portal Europe)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리튬 프로젝트 중 하나가 독일에서 발견되었다”면서 “전문가들은 4,300만 톤의 탄산리튬환산량(LCE)을 가진 매장량을 파악했는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 기반 리튬 매장량 중 하나가 북부 작센안할트에 위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모빌리티포털유럽’은 이어 “현재 넵튠 에너지가 알트마르크 지역(작센안할트)에서 리튬 추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지난 8월, 회사는 국제적이고 독립적인 평가 기관인 Sproule ERCE에 프로젝트의 현실성을 결정하도록 의뢰했는데, 그 결과 전문가들은 4,300만 톤의 탄산리튬 상당량 (LCE)의 자원을 정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넵튠 에너지 CEO 안드레아스 셰크는 “이번 새로운 평가는 작센안할트에 있는 당사 라이선스 지역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다”면서 “이를 통해 당사는 독일과 유럽의 리튬 공급 시장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넵튠 에너지는 현재 이 지역의 리튬에 대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발견은 유럽 국내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진정한 유럽 전기차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더 이상 중국에 휘둘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획기적 뉴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69년부터 유럽의 주요 천연가스 허브였던 알트마크 분지는 이제 리튬 채굴의 떠오르는 신흥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남미 염호의 증발 연못이나 호주의 노천 채굴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첨단 직접 리튬 추출(DLE) 기술을 사용하여 지하 2~3km 깊이의 고온수층에서 리튬 이온을 추출한다.
이 자원의 규모는 엄청나다. 4,300만 톤의 리튬이온(LCE)은 8,500만 대의 전기차 (대당 약 50kg)에 필요한 리튬 소요량이다. 독일의 리튬 매장량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의 ‘리튬 트라이앵글’(약 5천만 톤)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유럽이라는 지리적 이점은 전략적으로 더욱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독일광물자원청(DERA)은 “2030년까지 국내 리튬 수요가 연간 17만 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알트마르크는 연간 2만 5천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수십 년간 국내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 전기차 산업에 획기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EU는 심각한 원자재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정제의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위험(2024년 미중 무역 마찰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연간 4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는 유럽 자동차 대기업의 요람인 독일은 수입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이번 독일내에서의 리튬 발견은 이러한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광산에서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급망의 국산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더이상 중국에 구걸할 필요없다!” 유럽 환호]
이번 독일에서의 대규모 리튬 매장지 발견은 희토류 때문에 중국에 더 이상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환호하고 있다. 물론 중국이 지배하는 희토류가 리튬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의 지배적 힘이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이미 미국이 희토류 생산 속도전에 나서고 있고, 희토류 부국인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이 걸프 국가들에게 자국 내 희토류 공동 개발을 제안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은 날이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무라트 누르틀레우 카자흐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카자흐스탄은 국내에 5천여개 희토류 매장지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 희토류의 추정 가치를 따지면 총 46조달러(약 6경5천400조원)를 웃돈다"면서 "중앙아시아-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지질 탐사에서부터 가공 등 전체 가치사슬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 발견된 매장지 희토류량이 확인되면 카자흐스탄은 매장량에서 중국과 브라질에 이어 3위를 차지하게 된다.
[중국의 잃어버린 시장지배력, "시진핑은 힘을 잃었다!"]
중국의 대 EU 희토류 자석 수출이 급증하여 8월에는 2,582톤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대미 수출량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며, EU의 중국 희토류 의존도를 반영한다. 같은 기간 EU는 독립적인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했으며, 네오 에스토니아 희토류 자석 공장은 EU의 1,870만 유로 지원을 받아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과 호주 또한 희토류 정제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서방은 G7과 4자 안보 대화를 독립적인 희토류 공급망 구축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산업의 새로운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에 대응하여 4월부터 희토류 수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4월부터 7월까지 공급 부족을 겪은 후, 중국의 대EU 희토류 자석 수출은 8월에 갑자기 급증했다.
한편, 이는 미국에 비해 EU가 희토류 공급에 있어 중국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는 미국 희토류 공급망이 빠르게 형성된 데 따른 유럽 희토류 공급망의 급속한 발전에 대한 중국의 대응일 수 있으며, 이는 중국의 미래 희토류 지배력을 위협할 수도 있다.
중국 세관이 9월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유럽연합(EU)으로의 희토류 제품 수출량은 전월 대비 21% 증가한 2,582톤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EU로의 희토류 수출량은 미국으로의 수출량의 3배가 넘었다. 반면, 8월 미국으로의 수출량은 전월 대비 5% 감소한 590톤으로, EU 전체 수출량의 22%에 불과했다.
그런데 7월부터 중국은 EU에 희토류 제품 수출을 급격하게 늘렸는데, 이는 EU에 희토류 정유 공장 건설이 예정된 시기와 맞물려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공급 확대를 통해 유럽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려는 이 신규 공장을 겨냥한 갑작스러운 움직임일까?
희토류 제품 산업에서 중국의 지배력은 유럽 연합에 위기감을 심어주었고, 유럽 연합은 대안 모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에 발효된 EU의 주요 원자재 지침에는 폐전자제품에서 더 많은 희토류 원소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다 프랑스 신흥 기업 카레스트(Carrest)는 리옹에서 희토류 재활용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프랑스와 일본의 이 합작법인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 재활용 기업이다. 이 공장은 프랑스 남서부 라크(Lacq)에 위치하고 있으며 올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연간 800톤의 자석을 재활용하고 620톤의 희토류 산화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한다.
동시에, 캐나다의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즈는 에스토니아에 유럽 최초의 희토류 영구자석 소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집중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9일, “유럽 최초의 희토류 자석 생산 공장이 그날 공식 개장했다”면서 “에스토니아 나르바에 위치한 네오(Neo)는 7,500만 달러를 들여 이 공장을 건설했으며, 유럽 자동차 및 풍력 에너지 산업에 희토류 자석을 대량 생산하는 최초의 유럽 희토류 기업”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이 공장은 그날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며, 초기 목표는 연간 2,000톤의 자석 생산을 목표로 하는데, 이는 2025년 유럽 예상 수요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한다”면서 “회사는 향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연간 생산량을 5,000톤으로 늘릴 계획인데, 이 정도면 전기차 100만 대 이상 또는 해상 풍력 터빈 1,000개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에스토니아에 있는 Neo의 기존 희토류 분리 시설과도 인접해 있다.
네오의 계획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국내 가공률을 2030년까지 40%로 높여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EU의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 네오의 에스토니아 공장은 EU로부터 최대 1,870만 유로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FT는 “이 공장 가동이 유럽의 희토류 영구자석 소재 국산화에 있어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아시아, 특히 중국 희토류 영구자석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재는 호주에서 조달될 예정이며, 이미 여러 유럽 자동차 회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서방세계의 희토류 자급자족은 날이 갈수록 힘을 더해가고 있다. 이 말은 이전에는 중국이 희토류 제품의 절대적인 공급능력을 보유했지만, 이제는 저가 희토류 제품에 대해서만 중국이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시장지배력은 현저하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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