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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군부대표로 전면에 등장한 장유샤, 시진핑과 군부 인사권 두고 치열한 공방전 군부 대표로 싱가포르 국방장관 접견한 장유샤 2025-09-19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군부 대표로 싱가포르 국방장관 접견한 장유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갈등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베이징을 방문한 싱가포르 국방장관을 만나 양국의 군사교류와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이 싱가포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또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3일 천안문광장 열병식 때 장유샤 부주석이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이렇게 장유샤 부주석이 전면으로 부상하는 그 배경에 중국관찰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화교신문인 연합조보는 18일자 지면을 통해 “15일부터 중국을 방문중인 싱가포르의 찬춘싱(陈振声) 국방장관이 17일 베이징 팔일빌딩에서 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다”면서 “양측은 싱가포르와 중국 간의 장기적이고 우호적인 국방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조보는 이어 “찬춘싱 국방장관은 장유샤 부주석에게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빈번한 군사 교류를 유지하고 인적 교류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이들은 또한 세계 및 지역 안보 상황에 대한 의견도 함께 나누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찬춘싱 국방장관은 지난 5월 취임했는데, 첫 번째 중국 방문에서 핵심 면담 대상자가 장유샤 부주석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싱가포르 당국이 장유샤 부주석을 바라보는 시각이 오롯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시 말해 싱가포르 국방장관의 중국 첫 방문인데 당연히 형식적인 대화 파트너는 등쥔(董軍) 국방부장이어야 하지만 그가 아닌 장유샤 부주석을 만나 양국의 군사 발전 및 세계 정세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싱가포르가 지금 중국의 정세를 어떻게 읽고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찬춘싱 장관은 지난 15일에는 중국 광저우에 있는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부를 방문하여 사령관인 우야난 중장을 만났다. 양측은 남부전구사령부와 싱가포르군 간의 긴밀한 인적 교류를 재확인했다. 그리고 16일에는 잔장에 있는 남부전구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하여 인민해방군 남부전구군 해군정치위원인 양지량 중장을 만났다.


찬춘싱 장관은 중국 방문 마지막날인 18일, 제12회 베이징 샹산 포럼 2차 전체회의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상호 신뢰와 안보 협력”을 주제로 연설한 후 싱가포르로 귀국했다.


사실 중국과 싱가포르 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유대관계가 끈끈하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 지도부간 교류도 상당히 많으며, 더불어 중국의 고위 지도층의 자산의 상당액이 싱가포르에 맡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중국 정국 상황 파악에 대해 어느 나라보다도 싱가포르가 민감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싱가포르 국방장관의 장유샤 부주석 면담은 정치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우리 채널을 통해서도 이미 알려져 있지만 지금 중국의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이는 바로 장유샤 부주석이고, 그가 실제적인 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싱가포르도 인지하고 있고 이번 만남을 통해 사실상 그러한 현실을 인정해 주었다고 볼 수 있어서다.


[지난 9월 3일의 열병식에서도 드러난 장유샤의 존재감]


사실 장유샤 부주석의 존재감은 지난 9월 3일의 군사열병식에서도 오롯이 드러났다. 중국은 원래 블랙박스 공화국이라 한다. 지금 중국의 핵심 권부에서 일어나는 일들 자체가 모두 비밀에 속하고 세세한 내용은 최고 지도자 몇 명만 안다. 그리고 언론이라 말하는 중국의 선전 매체들은 결코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다. 선전 당국에서 모두 검열한 내용들만 앵무새같이 보도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관영 매체들을 통해 외부로 공개되는 내용들만으론 결코 중국의 현실을 파악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내부 상황은 중국 당국이 배포하는 사진이나 영상들을 보면서 우리는 숨겨진 진실을 유추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 관련 전문가들을 연구자(researcher)라 부르지 않고 관찰자(watcher)라 부르는 것이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9월 3일의 열병식 장면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단서를 하나 제공했다. 바로 장유샤 부주석의 자리 배치이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생중계 영상에는 리루이환, 원자바오, 왕양, 왕치산 등 전직 정치국 상무위원 15명이 열병식 당시 천안문 탑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로들 가운데는 후진타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배치는 지난 2015년 열병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당시는 시진핑 왼쪽에는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현직 위원들이 서열 순서대로 앉아 있었다. 그런데 올해 열병식에서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현직 위원들이 외국 고위 인사들과 섞여, 서열에 따라 좌우로 간격을 두고 앉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장유샤 부주석의 자리 배치다. 지난 2015년 열병식 때는 당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었던 판창룽과 쉬치량 두 사람은 참석하지 않았다. 물론 이들도 18명의 정치국 위원에 속하지만 군부 대표들은 열병식의 주석단에 배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장유샤 부주석은 다른 정치국 위원들과 자리를 같이한 것이 아니라 국가급 현직 및 전직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함께 천안문 탑 1열에 앉았다. 그것도 군복 정장을 입은 상태였다. 이는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CCTV 생중계에서 그는 왕치산, 장가오리 등 전직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같은 프레임에 등장했다.


사실 열병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이 나온다. 퍼레이드 사령관의 계급 강등이 주는 의미도 크다. 그리고 전 주석 후진타오의 불참, 현 정치국 상무위원과 외국 고위 인사들의 좌석 배치 불일치, CCTV 생중계에서 현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들의 클로즈업 장면이 당연히 일정 초 정도씩 보여 주었어야 하나 삭제된 점 등 때문에 열병식이 사실상 명백히 격하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오직 돋보이는 이가 바로 장유샤 부주석이었다. 현 정치국 위원들 중에서 드물게 의석이 승격되어 현 국가급 상무위원회 위원 및 원로들과 함께 천안문 탑의 첫 번째 줄에 앉았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엄격하게 연공 서열을 따르며, 주요 정치 행사의 좌석 배치와 당 언론 보도는 권력의 위치에 따라 결정되어 오차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장유샤 부주석이 고위 국가 관리들과 나란히 앉아 있었다는 것은 중국 관찰자들로 하여금 엄청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바로 그런 장면이 상징하는 바가 과연 무엇인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싱가포르 국방장관이 장유샤 부주석을 면담했다는 기사가 등장한 것이다.


[군부의 임면권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있는 시진핑과 장유샤]


우리 채널에는 중국의 현 정세와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입수되지만 이를 다 공개할 수는 없다. 반드시 팩트체크도 해야 하고 또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지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싱가포르 국방장관의 장유샤 부주석 면담은 우리 중국 관찰자들에게 많은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지금 시진핑주석과 장유샤 부주석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숙청당한 군부 인사들에 대한 깔끔한 정리와 함께 이를 대체할 인물들을 선정해 임명하는 일이다. 그런데 현재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시진핑이 맡고 있기 때문에 최종적인 임면은 시진핑이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런 절차를 밟기 위한 모든 작업은 장유샤가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숙청하는 것도 장유샤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이가 있고, 반드시 시진핑의 재가를 받아야만 하는 인물도 있다. 그러니까 지금 중국 군부에서 분명히 숙청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아직까지 공식적 해임도 없고 그저 실종 상태라고 소문난 인물들은 한마디로 장유샤가 실제적인 숙청을 했는데, 시진핑이 이를 재가해 주지 않아서 공중에 붕 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서 이미 숙청당했던 사람들을 시진핑이 다시 재기용할 수는 없다. 이미 수사를 통해 비리가 다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미 해임까지 확정되어 있는데도 후임을 임명하지 못하는 군부의 주요 보직들이 있다. 이는 장유샤가 인사명령서를 다 만들어 놓아도 사실상 임명권을 쥐고 있는 시진핑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아니하면 계속 공석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시진핑과 장유샤간에 치열하게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군부의 임면권(任免權) 관련 다툼이다.


장유샤는 지금 시진핑에게 군부의 임면권을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공식적으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서 물러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시진핑은 아무리 형식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서 물러날 수가 없다. 그 권한을 놓게 되면 곧바로 식물 주석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부에서 전해지는 바로는 장유샤는 시진핑의 국가주석직을 오는 2027년까지 수행하는 것에 대해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중국 공산당을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원로들의 요구도 그렇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사위원회 주석직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시진핑과 장유샤는 한때 동맹관계였다. 특히 시진핑의 3선 연임을 하는데 있어 장유샤의 도움이 컸다.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시진핑의 장기 독재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장유샤는 이미 군부의 비어있는 직책들에 대한 임명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시진핑이 그 서류에 서명을 해 주지 않고 있어서 군부의 지도부가 사실상 공동화되어 있다. 바로 이 문제가 시진핑과 장유샤 간의 마지막 결투 장면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이 이렇게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계속 고수한다면 장유샤의 압박 역시 계속 강경해질 것이다. 그러한 시진핑과 장유샤간의 결투가 다가오는 10월 말의 4중전회에서 어느 정도 결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지금 중국 중난하이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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