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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험난한 시진핑의 유럽 순방, 불길한 전망들이 나오는 이유? 5년만에 유럽간 시진핑, 오히려 딜레마에 빠지는 계기 될 것 2024-05-07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5년만에 유럽간 시진핑, 오히려 딜레마에 빠지는 계기 될 것]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5일(현지 시간) 5년 만의 유럽 3개국(프랑스, 세르비아, 헝가리) 순방을 시작했지만 그의 여정은 참으로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유럽을 순방하는 일정을 잡았는지 그 의도조차 의심스럽게 만드는 결과들이 나올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들이 벌써부터 쏟아져 나온다.



CNN은 5일(현지시간) “지난 2019년 시진핑 주석이 국빈 방문을 위해 이탈리아에 도착했을 때, 그는 로마의 랜드마크 투어와 오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의 만찬으로 호화로운 환영을 받았으며, 이탈리아가 시 주석의 대표적인 일대일로 인프라 계획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상당히 큰 성과를 얻어냈다”고 언급한 후 “5년이 지난 지금, 중국 지도자는 매우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유럽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시 주석은 5일 프랑스에 도착하면서 시작된 6일간의 유럽 순방 기간 동안 화려함과 의식이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5년전의 유럽 방문때와 비교했을 떄 중국에 대한 대륙 전역의 시각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사회는 이미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하면서 대대적인 무역 대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몇 주 동안에만 유럽연합은 중국의 풍력 터빈과 의료 장비 조달에 대한 무역 조사를 시작했고, 보조금 조사의 일환으로 중국 보안 장비 제조업체인 누크텍의 사무실을 급습했다. 독일과 영국도 최근 중국과 관련된 스파이 활동 및 관련 범죄 혐의로 최소 6명을 체포하거나 기소했다.


여기에다 지난 3월에는 G7 회원국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했던 이탈리아가 공식적으로 탈퇴하면서 시진핑 주석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CNN은 이와 관련해 “중국과 유럽이 대충돌을 하는 그 기저에는 EU가 중국과의 대규모 무역 대결로 인한 경제적 불만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중국의 글로벌 야망과 영향력에 대한 의혹이 깔려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독일 마셜 펀드의 베를린 방문 선임 연구원 노아 바킨은 “많은 유럽 국가들이 중국을 더욱 더 다면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유럽 내에서는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그만큼 유럽 전역에서 중국 문제가 이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시진핑이 유럽으로 간 의도, “反중국 분위기 전환”]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프랑스, 세르비아, 헝가리를 들르는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은 중국을 향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있고, 또한 유럽 사회에서 친중국적인 국가들을 방문함으로써 유럽 사회에 중국에 대한 또다른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에게 당면한 문제인 무역 왜곡 의혹을 불식시킴으로써 중국을 향한 유럽의 무역제재 압박을 완화하는 것이 시진핑 유럽 방문의 중요한 목적일 것이다.


사실 이 문제는 중국 경제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이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을 가로막은 데 이어 최근 과잉 생산을 문제 삼으며 관세 인상까지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마저 중국을 적(敵)으로 돌리지 않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면 된다.


더불어 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사이를 갈라치기 하면서 유럽과 중국이 과거와 같이 더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것이 시진핑의 뜻일 것이다.


[유럽 방문한 시진핑의 행보, 순탄치 않을 것]


그러나 이번 유럽 순방의 의도가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니 시 주석이 깜짝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중국의 가장 강경한 비판자들과 주요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결과가 뻔한데도 시진핑은 왜 유럽을 순방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CNN은 “이번 순방이 유럽과 중국간의 갈등이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도보다는 차라리 유럽내 국가들의 분열을 촉진함으로써 중국에 대해 부정적 결론을 내리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시진핑의 의도를 반영하듯 이번 유럽 순방의 첫 번쨰 국가는 중국에 대해 강경한 비판자 중의 하나인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만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선 시진핑 주석이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는 것도 상당히 깊은 의미가 있다. 마크롱은 미국에 기대지 않는 독자적인 유럽 안보 구축을 천명하고 있으며, 사실상 미국과의 거리두기에 찬성하고 있다. 물론 시진핑이 생각하는 미국과의 거리두기와는 상당한 어감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방향 자체는 시진핑의 구상과 맞떨어진다는 점에서 마크롱과의 만남에서 미국과 유럽의 갈라치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시진핑이 그러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이는 마크롱에 대해 정말 오해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크롱이 말하는 유럽 자강론은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자강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핵우산이 없어도 얼마든지 휼륭하게 작동되는 유럽만의 나토를 만들어가자는 뜻이 담겨 있다. 거기에 중국은 끼어들 틈이 없다.


다시말해 마크롱의 유럽 자강론은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홀로서기’이지 미국과의 완전한 분리를 통한 ‘홀로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마크롱을 시진핑은 오해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마크롱을 잘 충동질해서 미국과 갈라서기를 유도하려 하겠지만 이는 엄청난 오해요 잘못된 접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크롱과의 정상회담은 결코 시진핑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마크롱-시진핑의 만남으로 인해 시진핑이 역공을 당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비호 또는 협조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촉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함께 러시아와 중국간의 관계를 일정 부분 정리하게 되면 유럽사회가 중국에 대한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유럽과 중국간의 경제적 협력도 얼마든지 가능해질 것이라 설득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얻는 이득보다 유럽사회로부터 얻는 경제적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도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이러한 마크롱의 제안에 대해 시진핑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거리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과의 만남도 일촉즉발의 날선 대화들이 오고갈 것이다. 그는 핵심 기술 확보에 대한 우려로 중국으로부터의 공급망을 '탈중국화'하자는 EU의 외침에 앞장섰으며, 프랑스가 지원하는 중국산 전기 자동차(EV)의 유럽 유입에 대한 고강도 반보조금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시진핑 주석이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악화되고 있는 EU와 중국간 관계를 녹이기 위해 어떤 제안을 할 것인지의 여부다. 사실 EU는 중국 경제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부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또한 양보할 것은 과감하게 양보하는 그런 조치들이 있어야만 한다. 이런 측면에서 양측간 만남에서 어떤 문제들이 조율될 것인지 주목된다.


또 하나,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도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관점은 마크롱 대통령과 비슷할 것이다. 특히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그동안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욱 수렁에 빠지고 있으며, 이렇게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계속한다면 유럽과 중국 사이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었다.


일단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주석이 프랑스에 도착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시 주석은 양국이 관계를 통해 서로 다른 사회 체제를 가진 국가 간의 평화 공존과 상생 협력이라는 국제 사회의 모범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진핑의 유럽 순방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방문하는 의도는?]


이번 시진핑의 유럽 방문 일정은 사실상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을 만나는 것으로 사실상 마무리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세르비아와 헝가리 일정은 오히려 중국의 투자 문제가 더 관심사가 될 것이다.


사실 시 주석이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를 방문하는 것은 1999년 봄 발칸반도에서 나토가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 대사관을 폭격해 3명이 사망한 사건의 25주년이 되는 주에 맞춰 이루어진다.


시 주석이 이 사건을 기념하는 것은 한마디로 미국의 과도한 개입을 규탄하면서 미국과 유럽 사이의 분열을 충동질할 수 있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또한 베오그라드와 헝거리의 부다페스트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강조하여 나머지 유럽에 보내는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중국에 우호적이면 중국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의미다.


시진핑은 헝가리에서도 오르반 총리를 만나 헝가리에 대한 중국 전기차의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헝가리를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유럽 순방의 결말을 통해 유럽도 중국을 환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중국 인민들에게 전하려 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이번 시진핑 주석의 유럽 방문을 통해 시 주석은 현재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처해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는 일정들이 될 것이다. 분명하지만 유럽의 중국 전기차 제재를 결코 풀지 못할 것이고 동시에 미국과 유럽간의 갈라치기 역시 실패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시진핑은 오히려 러시아와의 관계 정리라는 숙제만 끌어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의 유럽 순방이 험난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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