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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핵우산 유럽 확장+우크라 파병”, ‘푸틴 타도’ 외친 佛 마크롱 임박한 위기에 직면한 유럽, “푸틴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 2024-05-05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임박한 위기에 직면한 유럽, “푸틴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


프랑스의 엠마뉴엘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이 임박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하면서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럽이 승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 프랑스는 전투인력을 파견할 용의가 있으며 동시에 프랑스의 핵을 이용해 핵우산을 유럽 전역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고 제안해 후폭풍이 거세다.



이코노미스트지는 5월 4일자 커버스토리로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을 향한 긴급 메시지’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코노미스트는 “마크롱 대통령이 1940년 프랑스가 나치의 전격전에 패한 후, 역사학자 마크 블로흐는 전쟁 중 엘리트들이 눈앞에 닥친 위협에 맞서지 못했다고 비난했다”면서 “마크롱은 블로흐의 말을 인용하며 유럽의 엘리트들이 똑같은 치명적인 안일함에 사로잡혀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마크롱의 경고는 우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대가였다. 마크롱은 “전쟁은 러시아를 변화시켰다”면서 “국제법을 위반하고, 핵 위협을 가하고, 무기와 하이브리드 전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러시아는 ‘알려진 모든 분쟁 영역에서 침략’을 가해 왔다”고 정의했다.


마크롱은 이어 “러시아에게는 한계가 앖다”면서 “앞으로 몰도바,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또는 주변 국가가 모두 러시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면 유럽의 안보가 무너질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이상 한계가 없는 침략자인 누군가를 향해 우리 행동의 제한선을 정의함으로써 의심할 여지 없이 너무 주저해 왔다”고 말한 뒤 “우크라이나를 계속 돕고 저항할 수단을 제공하는 우리 능력은 신뢰할 만하다. 그러나 신뢰성은 우리가 무엇을 할지 혹은 하지 않을지에 완전히 가시적인 전망을 제공하지 않는 데서 비롯하는 억지력에 달려 있다”면서 파병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은 지금이라도 각성해야 한다”는 것이 마크롱의 뜻이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마크롱은 지난 2월,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선언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마크롱의 이러한 강경론이 일부 동맹국들로부터 공포와 분노를 불러일으켰지만, 그렇게 우크라이나를 유럽이 지키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것 자체가 러시아의 침략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마크롱은 “이러한 유럽 각국의 불안을 의식한 듯 많은 국가가 자신의 첫 파병론 제기 뒤 이해와 동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은 또 “대륙의 생존이 위태롭다고 하면서도 러시아를 막을 수단을 마련하지 않은 유럽인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 것과 관련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라면서 “우리 목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절대 승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선택지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크롱은 그러면서 “내년에 누가 백악관에 들어가든 간에 수십 년간 지속된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을 버려야 함은 물론이고, 미국의 힘을 의지해 안보를 유지하려는 태도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후 “나의 책임은 [미국이] 중국에 맞서 유럽인과 자국의 이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전략적 딜레마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마크롱은 또한 “영국과 노르웨이 같은 비유럽연합 국가를 끌어들인다면 미국에 부담을 덜 주는 새로운 유럽 방위 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佛핵우산 유럽 확장' 제안]


마크롱은 이와 함께 “프랑스의 핵우산을 유럽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프랑스는 유럽 역내 공동 방위의 측면에서 EU 내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인 프랑스가 유럽의 '핵우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마크롱은 이에 대해 “억지력은 주권의 핵심”이라며 “우리가 효과적이고 신뢰할만한 공동 방어의 전략적 개념을 구축하려면 알려진 사용 한도 내에서 핵무기도 그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또 “유럽과 미국, 중국은 핵확산과의 싸움을 재개해야 한다”며 “점점 더 많은 국가가 핵무기와 군사적 핵 능력을 보유하는 세상은 위험과 무질서의 세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마크롱의 핵공유 발언은 프랑스 내에서도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중도우파 성향의 프랑수아그자비에 벨라미(유럽국민당.EPP) 유럽의회 선거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은) 말이 안 된다”며 “친유럽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이미 프랑스의 핵 억지력의 수혜를 받고 있다”면서 “그 제안은 프랑스 주권의 핵심을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극우 성향 마린 르펜(국민전선) 대표도 소셜미디어 X에서 “마크롱의 제안은 프랑스 국민들이 이룩한 모든 것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EBRA 인터뷰에서 “유럽 공동 방위에 핵무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면서 “프랑스는 특수성을 유지하되 유럽 방위에서 더 많은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프랑스의 원칙은 우리의 핵심 이익이 위협을 받을 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이런 핵심 이익에는 유럽적 차원이 있다고 이미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전쟁 준비하는 나토, 마크롱 발언 힘 실린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정작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도 러시아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28일,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나토 병참사령부(JSEC) 수장 알렉산더 졸프랑크 중장과 독일, 미국, 네덜란드 등 군부 인사를 인용해 “러시아가 NATO 군사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으며, 나토는 이에 대비할 시간이 3년밖에 남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독일 등에 있는 군수 공장, 지휘 센터, 발전소, 교량, 철도 등 후방 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졸프랑크 중장은 “10년 전, 5년 전의 전쟁을 (지금과) 비교해보면 후방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후방에서 통신선을 파괴하고, 전자전에서부터 미사일, 드론 등으로 공격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앞서 독일 빌트지는 “독일군이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주요 병참 네트워크를 방어하기 위해 병력을 배치하는 방안 등을 구상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나토는 이미 러시아와 직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나토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해 실질적 훈련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모스크바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름반도를 탈환한 이후 NATO는 유럽과 러시아의 국경을 주시해 왔다”면서 “나토는 올해도 라트비아를 포함해 러시아 국경 근처에 있는 나토 회원국들을 방어하기 위한 ‘Steadfast Defender 2024’ 훈련을 실시한 바 있는데, 이는 러시아의 공격에도 나토 회원국을 보호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모스크바에 보내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1988년 이후 최대 규모인 올해 훈련은 5월까지 4개월에 걸쳐 북극권에서 흑해까지 이어지는 지역에서 진행된다. 여기에는 병력 9만명, 전투차량 1,100대, 항공기 80대, 해군 함정 50척이 참여한다. 그만큼 러시아와의 대결을 염두에 두고 실질적 훈련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WSJ은 이 훈련과 관련해 “나토의 공식적인 언어는 영어와 프랑스어이지만 이외에 다른 언어들을 쓰는 국가들과의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하기 위한 훈련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나토의 중요한 과제였던 각기 다른 무기 체계로 인한 혼선을 줄이기 위한 병참 관리도 중요한 훈련의 대상이다.


단기적으로 러시아는 모스크바가 10년 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크렘린이 그랬던 것처럼 현지 러시아인들을 선동하고 긴장을 중재할 구실로 삼아 인근 국가에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호시탐탐 전쟁의 확대를 노린다는 점이다. 이런 차원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도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동맹 내에서 러시아의 은밀한 활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독일과 영국에서 잇따라 적발된 러시아 간첩 사건을 언급하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런 스파이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동맹국을 상대로 한 이런 방식의 적대적 행위에 대해 긴밀히 조율해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서는 지난 22일 독일 내 미군기지를 정탐하고 파괴공작을 꾸민 혐의로 독일계 러시아인 2명을 체포됐다. 영국 검찰은 이날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에 포섭돼 우크라이나와 연계된 런던의 상업시설을 상대로 방화 공격을 조직한 혐의로 20세 남성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나토는 러시아의 전장 확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영토를 더 확보한다면 푸틴의 야망은 또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나토는 푸틴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마크롱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 발언과 핵공유 선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그 다음은 당연히 유럽의 다른 국가들이 러시아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한 푸틴의 전쟁 야욕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초강수를 둬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이코노미스트 인터뷰는 상당한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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