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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무너진 러시아 석유산업, 가스프롬 24년만에 최대 적자 제발등 찍은 러시아, 푸틴의 오판이 화를 불렀다! 2024-05-04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결국 제 발목 잡은 러시아, ‘황금알 낳는 거위’ 잡았다!]


러시아 경제의 젖줄인 석유산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가스 국영회사 가스프롬(Gazprom)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판매가 급감하며 24년 만에 최대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이 유럽으로의 수출 감소와 연료가격 하락으로 인해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면서 “지난 2일 발표된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 및 전력사업을 포함한 가스프롬 그룹은 지난해 무려 6290억 루블(약 9조5천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가스프롬은 1998∼99년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본 적이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최고경영자(CEO) 알렉세이 밀러가 2001년 회사를 인수한 후 흑자로 돌아섰으나 지난해에 첫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2년차였던 지난 2022년에도 1조2천억루블(17조 87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서방진영의 제재가 본격화되고 동시에 유럽에서의 수입 중단이 덮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매출도 지난 해에는 8조5천억루블(126조 6000억원)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추정을 인용해 “가스프롬은 계속해서 여러 유럽 국가에 파이프라인 가스를 공급하고 있지만, 지난해 유럽으로의 가스 흐름은 1970년대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러시아는 유럽에서의 감소분을 메꾸기 위해 중국으로의 수출을 대폭 늘렸지만 그럼에도 유럽에서의 손실을 상쇄하지 못하면서 대대적인 순손실을 기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발등 찍은 러시아, 푸틴의 오판이 화를 불렀다!]


가스프롬의 순손실 전환과 관련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2일(현지시간) “러시아 지도자들이 2022년에 유럽연합에 대한 가스 공급을 대부분 중단했을 때, 수출량을 제한했음에도 가격의 급등을 불러오면서 더 많은 수익이 나자 그들은 스스로의 판단에 대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정작 2021년에 러시아에서 가스의 40%를 구매했던 유럽은 어려운 시기가 있기는 했지만, 미국 등으로부터 막대한 액화천연가스(LNG)를 대체 수입하면서 유럽의 가스탱크는 전혀 부족함 없이 채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로 이런 결과로 러시아의 가스프롬은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만 하더라도 러시아는 2021년 전체 가스 수출량의 80%에 해당하는 1,800억 입방미터의 가스를 유럽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것도 노드스트림(Nord Stream)이라는 가스관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그 말은 러시아가 다른 방법, 예를 들면 연료를 -160°C까지 냉각할 수 있는 플랜트와 LNG를 운송하는 데 필요한 특수 유조선 등은 사실상 필요가 없어서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유럽으로 노드스트림을 통한 에너지 수출이 막히면서 러시아는 당장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운송수단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서 러시아는 전쟁에 소요되는 현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석유 가격도 그렇게 높지 않다. 여기에 친환경 에너지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러시아의 판로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유럽지역에 판매되는 에너지의 수요도 올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EU에 따르면 유럽 가스 수입에서 러시아 비중은 2021년 40%에서 2023년 8%로 뚝 떨어졌으며 올해는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마디로 러시아 입장에서는 사방이 꽉 막힌 형국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에 사활을 건 러시아]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는 중국으로의 수출에 사실상 모든 희망을 걸고 있다. 그래서 중국으로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인 ‘Power of Siberia’를 더 많이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2025년에는 2020년의 10bcm(10억 입방미터)에서 38bcm으로 늘어날 것이며, 2029년까지 연장을 통해 연간 10bcm을 더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Power of Siberia-2’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으로 지난해 390bcm이었는데 장차 600bcm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순탄할 것만 같았던 중국으로의 수출도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입장에서도 에너지를 단일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경우 당연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가 이미 유럽사회를 향해 ‘에너지 무기화’라는 칼을 휘두른 적이 있어서다. 그래서 중국은 러시아의 생각과는 달리 ‘Power of Siberia-2’ 공사에 그렇게 열을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은 중앙아시아 지역 등에서의 수입원 확대에 열을 내고 있다. 이렇게 중국이 오히려 칼자루를 쥐고 러시아를 향해 가격 통제를 하려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러시아 석유산업에 닥친 위기, 자칫 무너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또다른 숙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최소 20년 동안 파이프를 최대로 가동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없었더라면 이는 얼마든지 가능한 목표였다. 중국 역시 탈탄소화에 따라 가장 저렴하고 더러운 연료인 석탄 소비를 줄이면서도 가스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중국만 해도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수출이 해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해 러시아 가스의 대중 수출은 10년간 평균치보다 10%가량 더 줄었다.


이런 가운데 서방진영의 러시아 제재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새로운 LNG 플랜트 공사는 물론이고 운송 시설 공사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서방진영의 부품없이 공사가 진행될 수 없어서다.


여기에다 러시아의 주력 LNG 프로젝트인 북극 LNG 2에 대한 일본 투자자들은 철수했고, 중국 투자자들은 미국에 제재 면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는 최대 LNG 기업인 노바텍에 자금을 지원하고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결국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을 뒤흔들려 했던 푸틴의 꿈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오히려 그로인한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러시아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다.


[전쟁 자금 조달위해 세금 대폭 인상한다는 러시아]


그런데 러시아의 재정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 푸틴은 지난 4월 28일,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연말까지 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경제 상황으로 미뤄 봤을 때 발전 전망이 개선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이러한 성장률 자체가 얼마나 허상인지 푸틴조차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듯 싶다. 지금 나타난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한마디로 러시아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전쟁 경제에 쏟아 붓고 있어서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성장률은 국민의 삶에는 아무런 긍정적 요인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


그런데 러시아 경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 2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급증하는 비용 조달을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을 시사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NYT는 이어 “러시아는 2024년 예산의 거의 3분의 1을 국방비 지출에 할당했는데, 그럼에도 전쟁 자금의 엄청난 증가로 적자가 가중되자 결국 세금 인상이라는 수단을 선택하게 됐다”면서 “이러한 증세는 1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러한 세금 인상으로 지금의 부족한 전쟁 자금을 무난하게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사실상 러시아 경제를 지탱해 왔던 에너지산업에서조차 수입도 줄어들고 오히려 적자까지 난다면 사실상 러시아 경제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러시아 연방 예산의 1/3은 석유와 가스에서 나오는데, 이는 글로벌 석유시장의 가격이 하락하면 모스크바의 전쟁 조달 능력도 또한 하락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고 지속되면 될수록 러시아 경제는 더욱 혼돈의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 당장 앞으로의 전쟁 비용이 얼마나 더 들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데다 서방진영의 제재로 인한 피해, 경제의 중요한 축인 에너지 산업의 수입 감소가 얼마나 더 이어질 것인지의 예측 자체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마디 더.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더욱 늘린다는 것은 그야말로 나라를 골병들게 만들려고 작정하지 않고서는 도대체 할 수 없는 생각이다. 그런데 푸틴은 용감하게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생각이 없는 건지, 앞뒤 분별을 제대로 못하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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