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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땅 침몰중, '생명 위험' 경고까지 나왔다! 中의 고민, 주요도시 82개 중 절반 가라앉는 중 2024-04-2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中의 고민, 주요도시 82개 중 절반 가라앉는 중]


중국의 주요 도시들이 급속한 지반 침하현상으로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이러한 지반침하에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까지 높아지면서 지하수가 고갈되고 있고 동시에 건물의 무게로 인해 땅이 버티지 못하고 내려앉는 현상이 겹치면서 중국 영토의 절반 가까이가 가라앉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 학술지인 ‘사이언스’는 19일, 성리 타오 중국 베이징대 교수가 이끄는 50여명의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게재하면서 “중국 주요 도시들이 과도한 지하수 사용과 고층 빌딩 건설로 매년 10㎜ 이상 가라앉고 있다”면서 “이대로 방치하게 되면 수억명의 중국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결과를 CNN과 뉴욕타임스 등이 즉각 보도하면서 화제가 됐다. 특히 CNN은 “중국 82개 주요 도시 중 거의 절반이 눈에 띄게 가라앉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지구 관측 위성 ‘센티넬-1(Sentinel-1)’의 간섭계 합성개구레이더(InSAR)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 중국 도시 인구 4분의 3을 차지하는 82곳의 고지표면 변화를 위성 레이더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중국 전역에서 얼마나 많은 도시가 가라앉고 있는지 체계적으로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센티넬-1 위성은 관측 데이터를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어 공공부문은 물론 연구, 상업용 데이터 분석에 주로 사용된다. 간섭계 합성개구레이더는 레이더 펄스를 사용해 위성과 지표면 사이 거리를 밀리미터(㎜)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 초정밀 측정 기술이다.


사이언스의 논문에 따르면 중국 인구 29%를 차지하는 도시 지역 대부분이 빠른 속도로 침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도시의 면적 45%는 매년 3㎜보다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은 2억 7천만 명에 달한다. 또한 매년 10㎜보다 빠르게 가라앉는 땅은 16%가 해당되는데, 이곳에는 6천700만 명이 살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연간 22㎜가 가라앉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100년 이내에 중국 영토의 약 26%는 해수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지역에는 중국 인구의 29% 가량이 살고 있다”며 “도시 침하를 막기 위한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지반침하가 일어나는 이유?]


그렇다면 중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이렇게 심각한 지반 침하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연구진은 “중국 대륙이 빠르게 가라앉는 이유는 과도한 지하수 추출사용과 함께 난립한 고층 건물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과도하게 지하수를 퍼올리면서 지하수면이 낮아지고 그 위의 땅을 가라앉게 하기 때문이다.


도시 자체의 무게가 증가하는 것도 땅을 가라앉게 만드는 또 다른 원인이다. 토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이는 퇴적물 무게와 무거운 건물로 인해 자연적으로 압축돼 가라앉게 된다. 결국 너무 빠른 도시화로 인해 나타난 부작용이 지반 침하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주요 대도시들, 이미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지반침하로 인한 위기상황이 중국의 주요 대도시들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 베이징은 물론 톈진, 상하이, 광저우 등 해안 대도시들이 특히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반침하의 영향은 해수면이 상승하는 해안을 따라 더 심각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데 이는 폭풍과 홍수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톈진에서는 지난해 아파트 단지 내 도로 곳곳이 꺼지고 아파트가 기울어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톈진에서 일어난 전조현상이 날이 갈수록 중국 전역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앞으로 100년 안에 해안의 약 4분의 1이 침강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수면보다 낮아져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주민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곳곳으로 번져가는 도시의 지반침하 현상]


눈여겨볼 것은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지반 침하 현상이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10월 국가적인 수도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1949년부터 인도네시아의 수도 역할을 해왔던 자카르타를 떠나 보르네오섬 동부의 도시인 누산타라로 수도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자카르타는 세계에서도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인데도 상수도 시설이 빈약해 대부분 주민들이 지하수를 사용하면서 문제가 나타났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 2억7000만명 중 1000만명이 자카르타에 거주하고 있다. 인근 지역의 인구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에만 인구 3000만명이 밀집돼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자카르타는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매년 평균 7.5cm씩 내려앉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지반이 매년 25cm씩이나 가라앉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라앉는 도시가 된 것이다. 이로인해 자카르타는 면적의 60% 이상이 해수면 아래 저지대다. 이에 대해 세계은행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자카르타 북부는 2025년까지 해수면 4∼5m까지 침하한다고 지적했다.


태국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강이 범람해 수도 방콕 근교의 사원과 주택이 침수된 바 있는데 이 역시 지반침하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미국 로드아일랜드대 연구팀이 2015년∼2020년 세계 99개 도시의 지반 침하 속도를 인공위성으로 측정한 결과, 상위 20개 중 17개 도시가 아시아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중국 톈진(天津)이 연간 52㎜로 지반 침하가 가장 심했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34㎜)와 방콕(17㎜) 등 동남아 주요 도시도 상위권이었다.


미국 뉴욕도 지하수가 아닌 과도한 고층 건물 건설로 인해 가라앉는 대표적인 도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연구진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뉴욕은 매년 1~2㎜씩 가라앉고 있다. 100만개에 달하는 고층 건물이 7억7000만톤(t)의 무게로 땅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특히 중심가인 맨해튼은 침하 속도가 2배가량 빠르다.


네덜란드에서는 토지 25%가 해수면보다 낮게 가라앉았고, 멕시코시티는 연간 최대 50㎝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이외에도 전 세계에서 지반 침하가 나타나는 도시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논문을 검토한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토목공학자인 로버트 니콜스는 이날 사이언스에 논평을 내고 “전 세계 인구의 19%가 지반침하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얼마나 땅이 빠르게 가라 앉는지 장기적인 관측 방법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니콜스는 이어 “지반침하는 매우 큰 문제로 국가적인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관련 연구진들은 지반침하는 완전히 막을 수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는 열쇠는 지하수 추출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8년 동안 인류는 약 2,150기가톤, 즉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8억 6천만 개를 채우고도 남는 양의 지하수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인도 북서부와 미국 동부지역과 같이 지하수 사용이 많은 지역은 해수면이 낮아지고, 반대로 다른 지역의 해수면은 상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구의 물질량 분포가 바뀌면서 지구의 자전축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서울대 연구진이 지난해 6월에 미국지구물리학회(AGU)에 발표해 화제가 된 연구 내용이 그렇다.


한편, 세계은행은 지난 2022년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세계에서 수해 위험에 노출된 인구는 18억명 이상이고, 이 중 70%인 12억4천만명이 아시아의 동부와 남부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는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서는 정책적 수단이 효과가 있다”며 “도쿄에서도 고도성장기인 1950∼70년대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인 연 20㎝의 침하가 기록된 지점이 있었지만, 법률과 조례로 지하수 취수를 제한해 침하를 거의 억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반 침하를 막고 수해에 강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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