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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륙의 수치’가 된 샤오미 전기차, 출시도 전에 사고 속출 대망신 샤오미 첫 전기차, 잇단 사고영상으로 대굴욕 2024-04-0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샤오미 첫 전기차, 잇단 사고영상으로 대굴욕]


출시 하루 만에 주문량이 9만대에 육박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오미의 첫 전기차가 시승 운전 중에 잇단 사고에 노출되면서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수치’가 되어가고 있다는 조롱이 나왔다.



중국의 자동차 관련 웹사이트인 ‘Car Scoops’와 Lai Times 등 현지 매체들은 1일,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인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첫 전기차 ‘SU7(Speed Ultra 7·중국명 수치)’의 시승 운전 중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에는 ‘SU7’의 시승 운전 중 사고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Car Scoops’는 이어 “가장 주목을 받은 사고는 지난 3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일어난 사고로 베이블루 색상의 SU7 차량이 코너를 돌다가 갑자기 균형을 잃고 도로 연석을 들이받은 것으로, 샤오미측은 고객의 운전 미숙 탓이라 해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사고 차량은 아직 차량 번호판도 받지 않은 시승 제품이었고 분명히 전문 기사가 시승 운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단순한 운전 미숙이 아닌 샤오미 SU7의 근본적 결함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당시 사고 영상을 보면 도로 상태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비가 내려 도로가 축축한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노면 상태를 탓할 정도가 아니라는 점, 또한 차량이 갑자기 좌우로 급하게 회전을 하면서 거의 3차선에 가까운 도로의 좌우측을 충돌하면서 결국 스톱했다는 점에서 차량의 조향장치 등에 뭔가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추정을 낳고 있다. 실제로 이 영상을 접한 중국의 네티즌들도 한결같이 SU7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었다.


문제는 SU7의 사고가 이것이 처음 아니라는데 있다. 지난 2월 3일에는 SU7 차량이 앞에 있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은 우측 헤드라이트가 부서지고 앞 범퍼도 심하게 파손됐다.


또 2월 8일에는 중국 북부 헤이하시 인근에서 영하 33도의 극한 추위 속에서 샤오미 SU7의 차량성능을 시험하던 가운데 눈길에서 미끄러지면서 도로 연석을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샤오미측은 스노우 타이어로 교체를 하고 운전 시험을 했어야 하는데 이를 미처 교체 장착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라고 해명을 했지만 듣는 이들이 찜찜할 수밖에 없는 변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난 3월 29일에는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SU7 차량이 연석에 부딪힌 뒤 휠이 찌그러지고 타이어가 펑크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런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을까?]


그렇다면 샤오미의 SU7 차량은 왜 이렇게 사고들이 줄을 잇는 것일까? 일단 안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샤오미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이번 사고는 차량 결함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 “차량 안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특히 샤오미가 SU7의 출시를 예고하면서 “이 세단은 Tesla와 Porsche의 최고에 필적하는 기술과 성능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점에서 실망감은 더욱 커진다.


Car Scoops는 SU7의 잇단 사고와 관련해 “듀얼모터가 탑재된 SU7 사륜구동 모델은 최고출력 673마력, 최대 토크 838N·m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이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2.78초만에 시속 100㎞의 속력을 낼 수 있다”면서 “가속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차량은 출발 후 1초 동안 약 30m를 이동하게 되는데, 운전자가 이를 다루기가 까다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SU7의 이러한 차량 성능 때문에 초보자나 운전 미숙자의 경우 단시간에 빠른 속력이 나는 SU7의 성능에 적절히 반응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가속 성능을 경험하고 싶다면 전문적인 도로 구간이나 폐쇄된 테스트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SU7이 통제력을 잃고 도로를 벗어나 도로 연석에 부딪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여럿 게재됐는데, 이러한 사고의 원인이 바로 SU7의 가속 성능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Car Scoops’는 “일부에서는 자동차 상황에서 나타나는 속도가 트랙션 제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의 원인이 그러한 차량 성능 때문이라면 샤오미의 SU7은 사실상 일반적인 도로에서는 주행하면 안되는 차, 곧 시내 주행 자체를 막아야 하는 차량이 될 수도 있다. 차량의 특성상 언제든지 가속과 감속을 수시로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마치 급발진 차량처럼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도로 위의 흉기’나 다름없다고 평가할 수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샤오미의 전기차가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수치’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공개된 차량 성능은 샤오미다운 발상 가득]


일단 샤오미가 틱톡 등을 통해 공개한 SU7의 성능은 그저 ‘샤오미답다’고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일단 많은 부분이 전자식으로 작동하도록 되어 있다. 먼저 스타트(시동) 버튼을 누르면 차량 내부 소형 디스플레이가 회전하면서 등장한다.


또다른 버튼을 누르니 차량 트렁크 위에 ‘빌트인’처럼 붙어 있던 스포일러가 위로 올라온다. 스포일러는 바람의 저항을 줄여주는 장치로 자동차가 빠른 속도를 낼 때 주행감을 향상시키는 장치다. 스포일러가 필요 없을 때는 역시 버튼으로 ‘빌트인’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차량 내부에 커다란 태블릿같은 디스플레이도 눈여 볼만 하다. 이는 테슬라를 모방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 시트 통풍, 온열 기능 등을 작동시킬 수 있다.


또한 전면 보닛에도 트렁크 공간이 있는데, 이는 엔진이 없는 대다수 전기차가 보유한 ‘프렁크’(프론트 트렁크)와 같다.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샤오미답게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 점이 엿보인다. 그러나 테슬라의 ‘디지털 콘셉트’나 ‘자율주행’ 경쟁력을 따라가지는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샤오미 전기차, 세계 전기차 시장 흔들 수 있을까?]


눈여겨볼 것은 전 세계를 전기차가 곧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꼭 그렇게만 흘러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미국은 2032년까지 판매되는 승용차 중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 비율을 56%로 올리는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다. 현재 미국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은 약 17%다. 초안 기준 목표치는 ‘2030년까지 67%’였는데 목표 시점은 늦추고 비율은 낮췄다. 전기차 생산엔 내연차에 비해 인력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기존 자동차 업계 노조는 전기차를 빠르게 늘리자는 정책에 강력히 반발해 왔는데, 이러한 점을 미래전략에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와 반대로 풀악셀을 밟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감독을 받는 중국자동차공업학회는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2020년 발표했고 계획대로 전기차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전기차 비율은 약 50%에 달한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은 이렇게 전기차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미 중국내 전기차 시장은 포화상태다. 여기에 중국내 전기차 업체들의 생산량은 이미 중국내 소비를 넘어 대대적으로 수출하지 아니하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할 처지에 놓였다. 마치 내리막길을 탄 자전거마냥 이미 국내 수요를 초과한 전기차업체들이 수출 아니면 자칫 시장 자체가 붕괴될 여지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샤오미까지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샤오미가 중국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내 다른 전기차 회사들의 판매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더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 빠질 수 있음을 뜻한다. 한마디로 물고 물리는 상황이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은 지난 3월 26일 보고서에서 “작년 초 기준 중국의 총 설비 가동률이 지난번 과잉 생산 최악의 시점이었던 2016년 이후 처음으로 75% 아래로 떨어졌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디움그룹의 이러한 경고는 중국이 최근 들어 전통적 3대 수출품(老三樣·의류, 가전, 가구)에서 벗어나 새로운 3대 수출품(新三樣·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태양광)에 대한 보조금 등으로 의욕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3대 수출품 시장이 과잉 생산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로디움그룹의 지적대로 전기차를 포함한 중국의 3대 수출품은 이미 국내 수요를 훨씬 뛰어 넘었고, 이들 과잉생산품들을 수출 시장으로 돌려 ‘싼 가격’을 강점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방중을 앞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27일 자국 태양광 모듈 업체를 방문해 “중국의 생산 과잉이 국제 가격과 생산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와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이 생산과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넘쳐나는 제품들을 글로벌 시장에 쏟아 붓는 형국인데 이를 막지 아니하면 자칫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입국들의 산업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관세 등을 통해 중국의 무분별한 수출공세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앨런 장관의 주장인 것이다.


반대로 중국의 과잉생산 제품에 대해 글로벌 국가들이 관세 등으로 수입을 막게 된다면 대신 과잉 제품들을 처치하지 못한 중국의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금 과잉생산으로 인한 소위 인해전술식 수출을 하려 하고 있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야말로 매우 위험한 도박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핵심에 전기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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