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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 종전 합의에 중동 대리전 불씨 여전…레바논 전선 긴장 완화 속 대치 - 미·이란 종전 로드맵 타결 - 헤즈볼라 교전 완화 국면 - 이스라엘 철수 거부로 긴장
  • 기사등록 2026-06-16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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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집터 살펴보는 레바논 남부 주민의 모습[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격적인 종전 로드맵에 서명하면서 중동 분쟁의 가장 치열한 대리전 전선이었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무력 충돌이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양국의 극적인 합의가 발표된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크파르 테브니트 지역에서 이스라엘 드론이 차량 한 대를 타격해 운전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번 공습을 두고 평화 협정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경 지대에서 확인된 첫 번째 사망 사례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접경지역으로 전진을 시도하던 이스라엘 군의 굴착기 1대와 전차 2대를 로켓 및 드론을 동원해 저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 역시 헤즈볼라가 자국 군대를 향해 공습을 감행해왔으며, 날아오는 로켓들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반박했다. 로이터 통신은 양측의 공식 발표 이후 접경지 일대가 일시적인 평온을 찾았으나, 이스라엘 군 병력이 여전히 전방에 배치되어 있어 언제든 충돌이 재발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사태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보복 폭격을 시작하면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았고, 이번 중동 분쟁을 통틀어 가장 참혹한 인명 피해를 냈다. 레바논 보건 당국 등은 그간의 격렬한 교전으로 인해 자국민 3천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고향을 떠난 피난민 수만 해도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아직 미국과 이란이 서명한 종전 양해각서(MOU)의 구체적인 전문이 외부에 공식적으로 전면 공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란 현지 언론들이 입수해 보도한 양해각서 초안에 따르면, 제1조에 레바논 전선을 비롯하여 중동 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적대 행위와 전쟁을 즉각 중단한다는 핵심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과의 막후 협상 테이블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군사 행동을 완전히 멈추는 것을 종전의 필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며 강하게 압박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 대리전 전선의 갈등이 자칫 거대한 종전 합의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를 겨냥해 무차별적인 공습을 감행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강력히 경고해왔다. 이처럼 강대국 간의 종전 로드맵이 마침내 타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헤즈볼라 측은 즉각 성명을 발표해 환영의 뜻을 표명하면서도, 오랜 적대 관계인 이스라엘을 향한 강한 불신과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향후 행보는 이스라엘이 이번 평화 합의 사항을 현장에서 얼마나 성실하게 준수하는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초 예정된 종전 양해각서의 최종 서명 일자를 오는 19일로 연기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스라엘군이 서명 전까지 레바논 영토를 추가로 침범하거나 공격하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검증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현재 점령 중인 레바논 남부 국경 지대에서 자국 군대를 철수시킬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기간만큼 레바논 남부 영토에 주둔군을 계속 잔류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측이 협상 과정에서 자국 군대의 즉각적인 철수를 완강하게 요구했으나, 본인이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을 위해 단호한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잠재적인 기습 공격을 무력화하고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해 레바논 영내에서 언제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의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군사 및 중동 전문가들 역시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내부 정계의 거센 반발과 연정 내 강경파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레바논 남부의 점령 조치를 쉽게 풀지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 지배층은 자국 북부 국경과 맞닿은 이 지역을 국가 생존을 위협하는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으로 여겨왔으며, 우익 강경파들은 아예 이 지역을 영토로 병합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펴왔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의 군사역사학자인 대니 오르바흐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향해 레바논 남부에서의 전면 철수를 강요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정권 유지 기반을 잃고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르바흐 교수는 국가를 파괴하려는 적대 세력이 눈앞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군대를 국경 뒤로 물러나게 하는 행위는 이스라엘이 수십 년간 쌓아온 안보 교훈과 국가 방위 원칙을 통째로 부정하는 치명적인 자멸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이번 종전 합의가 국경 지대의 완전한 평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영토 주둔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상당한 난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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