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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스카이라인 바꾼 가우디 성당, 예수 그리스도의 탑 완성 - 천재 건축가 타계 100주기 맞춰 - 교황 직접 축복 속 화려한 봉헌 - 세계 최고 높이 교회로 우뚝 솟아
  • 기사등록 2026-06-11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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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착공 145년 만에 가장 높은 중앙 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완성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로 우뚝 섰다.

조명 밝힌 사그라다 파밀리아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에서 열린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에서 참석자들이 조명봉을 들어 올리고 있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타계 100주기에 맞춰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의 수장인 레오 14세 교황이 이 날 바르셀로나를 직접 방문해 성당의 새로운 중심축이 된 탑과 상단의 십자가를 축복하고 신에게 봉헌하는 미사를 집전했다.


새롭게 완성된 예수 그리스도의 탑은 인간이 신이 만든 자연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는 가우디의 건축 철학에 따라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보다 조금 낮게 설계됐다. 높이 172.5m에 달하는 이 거대한 탑의 완공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오랜 건설 역사에 큰 이정표를 세우며 세계 최고 높이의 교회 건축물로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도시의 하늘 선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며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축복식이 열린 이 날 성당 주변은 이른 낮시간부터 교황의 방문과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저녁 7시 무렵 교황이 개방형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성당 인근 거리에 모습을 드러내자, 거리를 가득 메운 수만 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은 바티칸 시국 국기를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 국가 최고 지도자들도 현장에 참석해 교황을 직접 맞이했다.


해마다 한국인 관람객 약 24만 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490만 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찾는 이 성당은 내외관 모두가 기독교적 상징과 예술성의 정수를 보여준다. 성당의 건축가 마우리시오 코르테스는 "건물의 외관이 '돌로 지은 성경'이라면, 성당 내부는 '기둥과 빛이 이루는 경이로운 숲'이다"라고 설명하며 건축물이 가진 깊은 예술적, 종교적 의미를 강조했다.


어둠이 내린 성당 내부와 외벽의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오색 빛이 일렁이며 장엄한 미사가 진행됐다. 레오 14세 교황은 탑 상단의 십자가를 봉헌하는 자리에서 강론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이 십자가는 낮에는 햇빛을 반사해 빛나고, 밤에는 지중해를 굽어보는 등대와 같이 도시를 비춘다"고 축복했다.


이어 교황은 현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현대 사회의 소통 단절을 경계하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교황은 "휴대전화만 보지 말고 자기의 문제나 어려움만 보지 말고, 우리 앞에 있는 사람과 눈을 맞추고 사람을 보고 마음을 열라"고 역설했다. 이에 참례자들은 시시각각 성호를 긋거나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교황의 가르침을 경청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종교적 신념을 떠나 건축물이 주는 장엄함과 예식의 신성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 단상 앞에서 행사를 지켜본 바르셀로나 시민이자 건축가인 마리아 씨는 "정말 스펙터클하고 아름답고 마법 같았다"며 "가톨릭 신자로서도 훌륭했지만, 신자가 아니더라도 좋은 감동적인 자리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장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 이상인 씨 역시 "아주 좋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울기까지 했다"면서 "종교란 이렇게 많은 사람을 결집시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종교가 없더라도 성스러운 느낌은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사가 끝난 후 교황이 성당 밖으로 나와 탑과 군중을 향해 성수를 뿌리자 축제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밤하늘에는 가우디의 형상을 정교하게 그려낸 드론 쇼와 함께 화려한 불꽃놀이, 오색 조명 쇼가 펼쳐져 성당 안팎의 구름 인파를 열광시켰다. 한편, 이날 행사장 주변에서는 독립 성향이 강한 카탈루냐주의 청년들이 지역 깃발을 나눠주며 독립의 필요성을 알리는 등 수만 명의 인파가 모인 자리를 정치적 의사 전달의 장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함께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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