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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6-11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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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 도입을 대폭 확대하는 과정에서 당국의 감시와 사회적 파장을 피하고자 소규모 인력을 점진적으로 감축하는 은밀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중국 인공지능(AI) 도입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산업계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기술이 깊숙이 스며들면서 노동 시장의 지형도가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항저우에 소재한 한 대형 인터넷 기업은 올해 3월 개방형 AI 에이전트 플랫폼인 '오픈클로'의 사용을 사내에서 의무화한 이후 계약직 사원들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류모 씨는 "대부분의 업무는 오픈클로로 완전히 대체될 수 있다"며 "자신의 업무 프로세스를 입력해놓은 뒤라면 사실상 바로 해고될 수 있는 것"이라고 현지의 삼엄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특정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기술, 엔터테인먼트, 광고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번져나가는 추세다.


이 날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은밀한 방식을 취하는 배경에는 사회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중국 정부의 독특한 정책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당국은 생산성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신속한 AI 도입을 장려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어 민심이 동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는 메타를 비롯한 서구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수만 명 규모의 대규모 해고 계획을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발표하여 사회적 반발을 자초했던 행보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지점이다. 현행 중국 노동법상 기업이 전체 임직원의 10% 이상을 한꺼번에 감원하려면 반드시 정부의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하며, 최근 현지 법원에서도 AI 대체에 따른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최소 3건 이상 선고하며 노동자 보호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민간 기업들의 고육책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한 대형 핀테크 기업 고위 관리자는 "중국의 모든 대형 IT 기업은 이미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이며, 특히 마케팅과 고객 접점 업무 등은 상당 부분 AI로 대체되고 있다"고 실상을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민간 기업들은 사회 불안과 정치적 파장을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해고를 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비효율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부문의 한 엔지니어 역시 기술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이 이미 일부 부서에서 시작되었음을 시인하며, 향후 구조조정은 일괄 해고 대신 퇴사자가 발생해도 충원하지 않는 자연 감소나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문화 예술 업계 역시 기술 혁명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저예산 숏폼 드라마 제작사들은 실제 인간 대신 AI가 생성한 가상의 배우와 배경 영상들을 제작 플롯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의 취재에 응한 한 제작사 관계자는 과거 팀당 30명에서 40명에 달했던 제작 인력이 최근에는 10명 안팎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누비는 실제 촬영 담당자는 단 2명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첨단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는 등 미디어 산업의 고용 구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중국 지휘부는 'AI 플러스(AI+)'라는 국가적 전략을 수립하고 오는 2027년까지 핵심 산업군 전반의 AI 활용률을 70%로 끌어올린 뒤, 2030년에는 이를 90%까지 확대한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고도화된 기술이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속도보다 기존의 전통적인 노동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씨티은행이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전체 일자리의 9.6%에 달하는 약 7,000만 개의 보직이 기술 대체 위험군에 노출되어 있으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 청년층의 경우에는 그 직격탄이 더 커서 무려 13.6%가 실직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추산됐다. 기술 관련 채용 수요가 1년 새 74%나 폭증했음에도 전반적인 고용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70만 명의 대학 졸업생들은 극심한 구직난과 낮아진 초임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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