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초 미군 함정에서 이란을 향해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 [A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중동 전쟁이 개전 100일을 맞이했으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종전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극심한 입장 차이로 인해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발발한 중동 전쟁이 7일로 100일째를 맞이했다. 양측은 개전 한 달여 만인 4월 8일 극적으로 휴전에 돌입했으나, 상대방의 숨통을 조르는 해상 봉쇄와 교착 상태 속에서 종전을 위한 협상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핵무기 개발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워 각각 '장대한 분노'와 '사자의 포효'로 명명한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연합군은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이란군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고, 이 과정에서 37년간 이란을 철권 통치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주요 정치·군사 지도부들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막대한 피해를 본 이란은 지상군 없이 드론과 미사일을 활용해 가성비 높은 항전을 이어갔으며, 특히 세계 에너지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란의 대함 공격과 기뢰 부설로 해협이 가로막히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고 글로벌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을 향해 해협 개방을 위한 도움을 요청할 만큼 호르무즈 봉쇄가 세계 경제에 미친 타격은 상당했다.
휴전 이후 파키스탄에서 열린 첫 대면 협상이 결렬되자, 미국은 이란의 에너지 수출을 막는 해상 봉쇄와 자금줄을 묶는 '경제적 분노' 작전으로 대응했다. 현재 진행 중인 종전 협상에서 미국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이양하고 최소 20년간 농축을 중단한다는 확약을 받아내는 등 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레드라인으로 강조하며, 호르무즈 개방과 해상 봉쇄 해제를 주고받기식으로 처리하고 제재 완화는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경제를 옥죄는 해상 봉쇄의 즉각적인 해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제재 해제와 동결자금 지급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은 무장해제와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빚어온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문제까지 합의 조건에 연계시키며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의 안전한 생존을 위해 친이란 무장세력 해체를 추구하며 레바논 국경을 넘어 헤즈볼라를 공격했다. 지난 3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에 위태로운 휴전 협정이 체결되었으나, 이란은 이를 종전 협상의 일부로 보며 이스라엘군의 철군을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레바논 문제를 분리해 다루려 하면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의 잠정 합의를 담은 양해각서(MOU) 초안이 마련되기도 했으나 장기화 우려는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소집했으나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이란 핵합의 수준을 넘어서는 자신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명을 승인하지 않고 초안을 반려했다. 이란 역시 폭사한 부친의 뒤를 이은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내부 강온파의 의견 대립으로 의사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이란 모두 추가적인 확전은 자제하며 각자 승리를 주장하는 모양새지만, 소득 없는 전쟁으로 인한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결국 이번 전쟁의 향배는 국내 정치·경제적 압박 속에서 양국 통수권자가 내릴 결단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불안과 전쟁 회의론 속에서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여론 지형을 의식하고 있으며, 이란 지도부는 수출입 봉쇄로 인한 경제난과 반체제 위협이라는 내부 변수에 직면해 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