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특사단의 키이우 방문이 임박했음을 공식화하며 그간 제기되었던 외교적 소외론을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봄이 가고 여름이 시작될 무렵 미국 대통령 특사들이 자국 수도인 키이우를 찾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현재 특사단과의 세부적인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전날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미국 마이애미에서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 등 주요 관계자들과 접촉한 직후에 나왔다.
이번 특사단 방문의 주요 의제는 전쟁 포로 교환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현안 해결에 집중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과 전쟁 포로 환송을 포함한 여러 인도적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라고 언급하며, 미국과의 양자 관계를 공고히 다짐으로써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 중동 분쟁과 이란과의 협상에 외교 역량을 집중하면서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가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우려 속에 나온 행보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외교 행보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 미국 특사단이 모스크바를 다섯 차례나 방문하면서도 정작 키이우를 찾지 않는 것은 결례라고 지적하며 '우크라 패싱'에 대한 서운함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번 특사단 방문 수용은 이러한 갈등 기류를 잠재우고 다시금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체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날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남동부 전선을 직접 찾아 전투 중인 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그는 현장에서 "휴전 선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들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라며 전선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특히 러시아의 전승절을 앞두고 양측은 서로가 휴전 합의를 어겼다고 비난하며 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 군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국경에서 1,500km 떨어진 러시아 페름 지역의 루코일 정유시설을 타격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최근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벌어진 세 번째 정유 시설 공격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적의 경제적 자금줄인 석유 관련 기간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