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키이우에서 공습으로 부서진 건물 잔해를 치우는 사람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밤사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해 민간인 인명 피해와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내 주요 석유 기반 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하며 맞불을 놓았다.
러시아 군은 17일부터 18일 밤사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200대가 넘는 드론을 쏘아 올리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적 드론 219대 중 190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으나, 일부 드론이 방공망을 뚫고 주요 거점에 떨어졌다. 이 공습으로 동부 도네츠크주 미콜라이우카에서 민간인 1명이 숨졌으며, 동부와 북부 지역 전역에서 최소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북부 체르니히우주의 에너지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지역 주민 약 38만 명의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등 막대한 인프라 피해가 잇따랐다.
남부 요충지인 오데사 역시 러시아의 표적이 됐다. 올렉시 쿨레바 부총리에 따르면 항구 및 물류 기반 시설이 공습을 받아 대형 화재와 함께 시설 파괴가 발생했다.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과 민간인들의 생존 기반인 에너지망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피해 지역의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파괴된 에너지 시설이 광범위해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이에 대응해 러시아 경제의 핵심인 석유 산업 시설을 정밀 타격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사마라주에 위치한 정유시설 2곳과 발트해 연안의 비소츠크항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비소츠크항은 러시아 석유기업 루코일이 연료유와 경유 등을 수출하는 핵심 항구로,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레닌그라드 주지사는 해당 항구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자금줄인 에너지 수출망을 무력화함으로써 전쟁 비용 조달에 타격을 주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 지휘관인 로베르트 브로우디는 이번 작전의 성과를 직접 공개하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사마라주 도시 2곳의 정유시설 공습 사실을 알리며, 최근의 잇단 타격으로 러시아의 하루 석유 공급량이 약 88만 배럴가량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일부 제재 완화 조치를 비판하며 러시아 석유 시설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양국 간의 공습전이 민간 시설과 에너지 기반 시설로 확대되면서 전장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