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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에 이란 군부 '격분'… 권부 내분설 확산 - 외무장관 '전격 개방' 선언에 군부 즉각 제동 - 트럼프에 승전고 울릴 빌미 줬다며 강경 매체 비난 - 하메네이 사후 이란 권력층 파벌 갈등 표면화
  • 기사등록 2026-04-19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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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AP=연합뉴스 ]

이란 외무부가 발표한 호르무즈 해협의 일시 개방 조치를 두고 이란 군부와 강경파 매체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외무장관을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책 엇박자를 넘어 이란 지도부 내부의 심각한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통행을 전면 허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이 발표 직후 국제 유가가 급락하는 등 파장이 일었으나, 이란 군부는 즉각 제동을 걸었다. 군부 고위 관계자는 국영방송을 통해 "해협 통과는 반드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적대 세력과 무관한 선박에만 국한된다"고 못 박았다. 이는 외무부의 전향적인 개방 선언을 무력화하고 이전의 엄격한 통제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란 내 강경 보수 매체들은 아라그치 장관의 행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외교적 승리'를 헌납했다고 성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발표에 즉각 "고맙다"며 호응한 것을 두고, 현지 매체인 파르스 통신은 "외무장관의 경솔한 게시글이 트럼프의 허세에 날개를 달아주어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맹비난했다. 메흐르 통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중에도 얻지 못했던 성과를 자신의 공으로 내세우며 '승전고'를 울릴 최적의 기회를 잡았다고 비판하며, 정부 팀 전체가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전례 없는 정책 혼선에 대해 국제 사회는 이란 권부 내 파벌 갈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후 이란 정권 내부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무부를 중심으로 한 협상파와 혁명수비대를 축으로 하는 강경 군부 세력이 대미 협상 전략을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군부가 개방 발표 하루 만인 18일 미국의 해상봉쇄를 이유로 재봉쇄를 강행한 것은 외무부에 대한 군부의 우위를 확인시켜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이번 소동이 미국을 겨냥한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세계 경제의 생명줄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불확실성을 증폭시킴으로써, 향후 2차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아라그치 장관은 '개방' 언급 이후 침묵을 지키다, 18일 '이란군의 날'을 맞아 군 총사령관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노출된 권력 내부의 잡음은 향후 미·이란 협상의 향방을 더욱 안갯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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