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고속공격정 [혁명수비대/EPA 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일시 개방을 선언한 지 불과 하루 만에 군부를 앞세워 다시 항로를 폐쇄하면서 해당 해역을 통과하던 선박들이 잇따라 공격받는 사태가 발생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 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고속공격정 2척이 오만 북동쪽 20해리 지점에서 유조선 1척을 겨냥해 발포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해당 선박의 선장은 이란 측이 무선 교신을 통한 사전 경고 없이 즉각적인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선박과 승무원의 안전은 확보된 상태다. 이어 오만 북동부 25해리 해상에서도 컨테이너선 한 척이 불상의 발사체에 공격을 받아 적재된 컨테이너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화재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란 군부의 이번 재봉쇄 결정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가 지속되고 있다는 명분 아래 단행됐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전날 전격적인 봉쇄 해제를 발표하며 완화 국면을 조성했으나, 군부가 하루 만에 이를 뒤집고 다시 강경 통제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해운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장의 일부 선박들은 이란 해군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닫혔으며 통과할 수 없다"는 무전을 직접 수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된 통로를 통해 일시적으로 해협을 통과한 선박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은 해운 데이터를 인용해 재개방 발표 이후 피격 보고 전까지 최소 12척의 유조선이 해협을 지났다고 보도했다. 이 선박들은 주로 서방 이외 국가의 선적이며 비교적 노후한 상태였고, 그중 4척은 제재 대상 선박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혁명수비대 측은 이와 관련해 협상을 통해 사전에 합의된 제한된 수의 선박에 대해서만 일시적으로 통로를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협 인근의 항행 긴장감은 극도로 높아진 상태다. 카타르 라스라판에서 출발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5척이 해협으로 접근 중이었으나, 이란군의 엄격한 통제 방침이 전해지면서 다른 선박들은 기수를 돌리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LNG 운반선의 통과 사례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번 재봉쇄 조치는 국제 에너지 공급망과 미·이란 간의 외교적 협상 가도에 커다란 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