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일 테헤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 사법당국이 지난 1월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군사 시설을 공격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며 시위 가담자들에 대한 엄단 의지를 드러냈다.
이란 사법부 관영 매체 미잔은 현지시간으로 2일, 군사 시설 침입 및 방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아미르호세인 하타미에 대한 사형이 이 날 집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사법부의 설명에 따르면 하타미는 지난 1월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 당시 테헤란 내 제한 구역인 군사 기밀 시설에 무단으로 침입했다. 그는 해당 시설물을 파손하고 불을 질렀으며, 내부의 무기와 탄약을 탈취하려 시도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하타미는 심문 중 자신의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이란 대법원이 이를 최종 기각하고 형을 확정함에 따라 집행이 이루어졌다. 이번 집행은 함제 칼릴리 사법부 제1차장이 지난달 '1월 시위' 관련 사건들의 사법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순차적으로 형이 집행될 것이라고 예고한 직후에 시행된 것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1월 반정부 시위는 오랜 기간 이어진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이로 인한 극심한 민생고가 기폭제가 되어 전국으로 번졌다. 이란 당국은 이 시위를 단순한 민생 시위가 아닌 국가 체제를 전복하려는 쿠데타 기도로 규정하고 무력에 의한 강경 진압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이란 정부는 해당 시위를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을 공격하기 위해 배후에서 조종한 명분으로 지목하며 날을 세워왔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사형 집행을 명백한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강력히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하타미를 포함한 11명의 남성을 '사형 집행 임박 명단'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해왔다. 앰네스티 측은 사형수들이 구금 기간 중 고문과 가혹 행위에 노출되었으며, 정당한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은 극도로 불공정한 재판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본인의 혐의 시인이 고문에 의한 강제 자백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란 정부의 시위 관련자 사형 집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국은 지난달에도 1월 시위 도중 경찰관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국제사회의 잇따른 중단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사형 집행을 강행하면서,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이란 정부와 이를 규탄하는 국제 인권 기구 간의 긴장은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