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나마 대법원, 홍콩 기업의 파나마 항구 운영권 박탈]
중국이 중남미 지역의 외교·경제적 진출의 발판으로 삼았던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미국의 손으로 넘어가면서 그동안 투자했던 엄청난 자금과 외교적 연결고리까지 모두 상실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미국의 목줄을 쥐었다고 생각했던 파나마운하의 운영권도 결국 박탈 당하면서 중국이 당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중남미 기반은 실질적으로 완전히 붕괴 수순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중국의 외교적 패배는 물론이고 이로인한 엄청난 경쟁력 상실까지 맞게 되면서 중국 공산당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31일, “중국은 지난 1월 30일, 파나마 법원이 홍콩 대기업 CK 허치슨의 파나마 운하 양 끝 터미널 운영 계약을 무효화한 지 몇 시간 만에 자국 기업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번 판결은 파나마 정부가 관련 사업권을 승인한 근거 법률에 위배되며, 기업들은 법적 소송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파나마 당국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파나마 대법원은 1월 30일 밤(현지시간) “홍콩 기업 CK 허치슨이 파나마 운하의 양쪽에 위치한 태평양 연안의 발보아(Balboa) 항구와 대서양 쪽의 크리스토발(Cristóbal) 항구를 2021년에 경쟁 입찰 없이 25년 연장 계약한 바 있는데, 이러한 계약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CK 허치슨은 두 항구의 운영권(concession)을 박탈당했으며, 항만 시설에서 철수하는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파나마 대법원이 이러한 판결을 내리게 될 때까지의 과정이다. 이에 대해 닛케이아시아는 “이 항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중국으로부터 파나마 운하를 빼앗겠다고 공언한 이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취임 연설에서도 전세계 무역의 5%가 통과하는 파나마 운하를 ‘중국이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는 운하를 중국에 준 적이 없다’며 지난 30년간 운하 주변에 구축된 중국 인프라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태평양과 카리브해를 연결하는 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파나마운하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파나마운하가 미국을 위협하는 지정학적 위협 요소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파나마운하는 1914년 길이 82㎞로 미국이 직접 건설했지만, 1977년 조약을 통해 파나마에 점진적으로 통제권을 이양하기로 합의했다. 이 이양은 1999년에 완료됐다. 다시 말해 이 운하를 사실상 미국이 전액 투자해 만들어 파나마에 넘겨주었기 때문에 이 운하가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다시 말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운하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신념이 바탕에 깔려 있다.
파나마운하의 운영권을 중국이 상실하게 되면서 파나마는 이제 두 항구의 운영권을 다시 입찰에 부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친미 성향인 호세 라울 물리노(José Raúl Mulino) 파나마 대통령은 “새로운 조건으로 입찰을 진행하며, 두 항구를 분리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이후 31일 새벽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 항만은 국가 경제의 전략적 기둥이며, 국제 무역의 핵심 연결 고리”라고 말했다.
[반발하는 중국, 외교적 대실패에 엄청난 재정적 손실까지...]
파나마 대법원이 그동안 중국이 소유해 왔던 운하의 운영권에 대한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소유권을 회수하자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에 대해 “중국은 반발하며 국영 언론을 통해 전설적인 재벌 리카싱 일가의 기업 집단인 CK 허치슨을 강하게 비판했다”면서 “베이징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지만 파나마 대법원이 CK 허치슨 자회사가 1990년대부터 체결해 온 계약이 위헌이라고 판결함으로써 중국의 반발도 완전히 힘을 잃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중국이 엄청 당황하는 것은 단순히 파나마운하의 운영권 상실 떄문만은 아니다. 중국은 중남미의 전략적 거점 확보에서 파트너였던 마두로를 잃은 데 이어, 20여일만에 또다시 파나마 대법원의 판결로 파나마운하의 운영권까지 상실하면서 중국은 중남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은 2017년 파나마가 대만과의 국교를 끊고 중국과 국교를 맺은 이래 파나마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베네수 이어 파나마운하, 쿠바 봉쇄까지 쳐다만 보는 중국]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진짜 우려하는 것은 이번 판결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다. 이는 서반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야망이 승리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중국이 중남미 지역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렇게 긴장하는 것은 중남미 지역에서의 중국 거점들이 하나둘씩 미국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초,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베네수엘라를 사실상 미국의 지배권 아래 두게 됐다. 곧바로 미국은 원유 통제에 나서면서 중국은 가장 중요한 원유 확보 통로를 상실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깊숙한 군사적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남미 진출의 베이스캠프로 삼아왔지만 이마저도 완전히 상실함으로써 중국의 중남미 진출 전략에도 대대적인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쿠바 유입을 차단하고, 쿠바와 석유 거래를 하는 제3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쿠바 역시 중국의 중요한 중남미 외교 거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부터 “쿠바는 곧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쿠바를 압박해왔다.
더더욱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중국·러시아·이란·쿠바와 더 이상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엄명을 내렸다. 여기에는 당연히 베네수엘라 정부 및 국영석유회사 PDVSA와 관련된 원유의 정유·수출·공급 거래를 허용하는 대신, 연계된 거래는 제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이권을 통제하면서도 친미 질서 안에서만 시장 접근을 허용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 봉쇄가 남미지역으로 도미노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서반구 북쪽 축인 캐나다도 트럼프 대통령 압박의 대상이다. 트럼프는 당장 중국을 찾아 경제 협력을 시도하는 카니 총리에게 “중국과 거래하는 것은 매우 나쁜 일”이라며 “캐나다가 중국에 넘어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캐나다가 미국산 항공기 인증을 거부하고 있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캐나다산 항공기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그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이렇게 미국은 중남미 전역은 물론 캐나다까지 중국과의 외교적 단절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과 외교 관계가 매우 깊었던 베네수엘라가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중국의 중남미 ‘레드타이드(Red Tide) 전략은 완전 붕괴 위기에 놓였다.
이로 인해 중남미 전역에 지하철ㆍ교량ㆍ댐ㆍ발전소ㆍ경기장 건설을 위해 약 3000억 달러를 투자했던 중국은 이마저도 날리게 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이렇게 시진핑 주석의 야심찬 해상 일대일로도 아예 거품이 되어 날아갔고, 이로 인한 외교적 손실의 가치는 계산도 안 될만큼 엄청난 손실을 맞게 되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