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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16 11:32:02
  • 수정 2026-03-27 11: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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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주요 기업과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근무 중인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망이 사실상 무력화되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모스코 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와일드베리스'의 모스크바 창고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작업 중인 동영상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 채널 '오스토로즈노 노보스티' 등을 통해 유포된 해당 영상에는 북한 노동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와일드베리스 고유의 보라색 작업복을 입고 집단으로 이동하거나 일하는 모습이 담겼다. 와일드베리스 측은 "외국인 노동자 고용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고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북한 출신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러시아 당국의 태도도 과거에 비해 훨씬 대담해졌다. 미국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최근 블라디보스토크 당국은 현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영상을 공개하며 "코리안들이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영상 속 노동자들은 북한 특유의 억양을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북한인을 공식 확인해준 셈이다. 이는 2017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75호(북한 노동자 신규 고용 금지)와 2397호(2019년까지 전원 송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북한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학생 비자'를 적극 활용하는 변칙 수법을 쓰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북한이 수천 명의 노동자를 학생 비자로 위장해 러시아에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러시아가 북한인에게 발급한 비자 약 9,300건 중 92%에 달하는 8,600건이 학생 비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가 목적이어야 할 학생들이 실제로는 건설 현장과 물류창고에서 외화 벌이에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법 고용의 배경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묵인이 자리 잡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제재 때문에 가족을 먹여 살릴 기회를 잃는다"며 안보리 제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군사적 밀착은 물론 인적 자원 교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맞물려 러시아 내 노동력 부족을 북한 인력으로 메우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결의안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외화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북·러의 전략적 야합 앞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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