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허화된 가자지구 [사진=UN]가자 지구의 하마스가 군사적, 정치적으로 크게 위축되고 오랜 전쟁으로 주민들의 여론이 악화하면서 휴전 협상에서 양보 움직임을 보이고 시작했다.
60일 동안 휴전하고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교환 석방하는 내용의 휴전 협상에서 하마스가 기존의 이스라엘군 완전철수 요구를 거두어 들였다고 하마스 당국자가 밝혔다.
하마스는 그러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자 북부 귀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집트는 하마스와 경쟁세력 파타당이 전후 가자 통치계획에 합의하도록 중재하고 있다. 파타는 서안지구를 통치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후계획을 제시하길 거부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당국에 의한 가자통치에 반대한다. 그는 또 하마스 잔재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면서 하마스가 온존하는 것에 반대한다. 네타냐후의 극우 연합세력은 가자를 합병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17년 동안 가자를 통치해온 하마스가 현재 소수의 게릴라 단체로 전락해 통치능력을 거의 상실했다. 하마스를 지지해온 주민들조차 하마스에 대한 분노를 표시한다.
하마스 당국 공무원인 라미는 “여론에 눈에 띄게 바뀌었다. 모든 것을 양보해서라도 전쟁을 끝내야하다는 요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대안 세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무력 약화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2일 하마스 전투원 “거의 2만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이스라엘은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와 군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살해했다.
이처럼 하마스의 군사력이 크게 약화됐으나 여전히 이스라엘군을 기습하고 있으며 자체 제조한 발사체를 이스라엘 남부로 발사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S)의 선임 연구원 타하니 무스타파는 하마스가 여전히 새로운 전사들을 영입하고 있는데 “하마스 이념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모든 것을 파괴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난민들이 집중돼 있는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와 남부의 칸유니스, 누세이라트에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 사회개발부, 비상위원회가 여전히 기능하고 있고 매달 수백 달러의 봉급을 공무원들에게 주고 있다.
다만 가자 지구 최남단 라파에서는 하마스에 맞서는 무장 갱단이 이스라엘군 통제 지역에서 원조 트럭을 공격하고 있다.
갱단 때문에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자 하마스 경찰이 지난달 18일 갱단을 공격해 10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하마스는 하마스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지난 7월 복면한 사람들이 하마스를 비판하는 아민 아베드(35)를 심하게 폭행해 크게 부상을 입혔으며 지난 6일에는 하마스 반대 정치인 지아드 아부 하먀가 복면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그의 가족들도 끊임없이 협박 전화를 받고 있다.
정치적 공백
하마스는 여전히 강경한 대외 발언을 내놓고 있으나 강경한 요구를 서서히 줄이기 시작하면서 교착된 휴전협상에서 양보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하마스가 이집트를 통해 휴전 협상 성사를 위한 호의적 제스처로 이스라엘에 살아있는 인질 명단을 전달했다.
가자에서는 하마스 지지자들이었던 사람들 일부조차 하마스의 통치가 중단되길 바란다.
누세이라트의 나리만(28)은 가족과 자신이 오래도록 하마스를 지지했으며 오빠가 최근 전투에서 사망하기도 했지만 가자에 “새로운 통치세력이 들어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여론 조사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가자 주민이 지난 6월의 64%에서 지난 9월 39%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럽외교협회(ECFR) 무함마드 셰하다 객원 연구원은 일부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가자 점령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생각에 “하마스가 최대한 오래 이스라엘군이 대가를 치르게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줄었어도 여전히 유일한 이스라엘 대항 세력으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다.
도하대학원 타메르 카르무트 교수는 “하마스가 오래도록 통치력을 발휘하지 못해도 팔레스타인 주류 정치 세력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