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방 “우크라의 러 본토 공격에 푸틴 장악력 흔들”]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를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데 이어 러시아군이 이를 패퇴시키지 못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위도 크게 흔들거리고 있고 내부장악력도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이 기고한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로 진격하면서 러시아 내부에 의심을 심었고, 푸틴의 크렘린 도당은 그들이 저지른 침략의 후과에 노출됐다”면서 “이로 인해 푸틴의 내부 장악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어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도발'이라고 푸틴이 투덜대는 건 동네 불량배가 자신보다 작은 피해자가 용감하게 맞선다고 항의하는 꼴”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엔 러시아의 불법 공격에 맞설 자위권이 있고 이는 국제법 준수 한도 내에서 러시아 내 작전을 벌일 선택권도 포함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마음껏 짓밟고 민간인을 향해서도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해대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발언을 일삼아 온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33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이뤄진 힐리 장관의 기고 글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우리 모두는 푸틴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힐리 장관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한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만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유럽과 궁극적으로 영국의 방어는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최전선에서 시작되며,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면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도 24일(현지시간) ‘푸틴이 흔들리고 있다’는 칼럼니스트 세르게 슈메만의 기고 글을 통해 “소련으로부터 물려받은 푸틴 대통령의 선전의 가장 중요한 명령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이 아무리 심각해 보이든, 어떤 대가를 치르든 크렘린, 정확히 말하면 블라디미르 푸틴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면서 “우크라의 쿠르스크 진격 이후에도 이 일 자체가 별 것 아닌 것같이 러시아 매체들은 온통 떠들고 있지만 그럼에도 러시아인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소셜미디어에서는 푸틴에 대한 엄청난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푸틴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고 단정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미국의 폴리티코도 24일, “푸틴의 심복 중 한 사람이었던 바그너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 푸틴은 또다시 최대의 굴욕을 당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일반 러시아인들에게는 결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푸틴의 약속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이어 “프리고진 반란때도 그랬지만 쿠르스크주를 러시아군이 완전 통제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뻔뻔하게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인들은 이미 푸틴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전쟁을 지지하던 사람들마저도 푸틴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짚었다.
[“푸틴의 몰락은 시간 문제, 푸틴 통치 종식 앞당긴다!”]
텔레그래프는 다니엘 해넌이 기고한 글을 통해서도 “푸틴의 몰락은 이제 시간 문제일 뿐”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은 독재자의 통치 종식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 짚었다.
다니엘 해넌은 이어 “(우크라의 쿠르스크 침공은) 전체 전쟁 중 가장 효율적인 공세였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러시아의 약점을 파악했으며, 8월 6일의 진군작전은 전략가들이 말하는 진군 작전의 교과서적인 예시였다”고 말했다.
다니엘 해넌은 그러면서 “이번 공격의 주요 목표는 러시아 내부의 계산법을 바꿔 전쟁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을 강행하겠다는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주요 인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며 “궁극적인 가장 중요한 목적은 푸틴의 취약성을 드러냄으로써 러시아의 지도체제를 변화시키는 것”이라 결론지었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이미 러시아에 가까이 다가왔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러시아는 아직 돈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러나 대도시 외곽에서는 징병과 전시 생산으로의 인력 전환으로 인한 해외 도피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물품 부족, 노동력 부족 문제가 악화되면서 중앙은행이 낙관적인 수치를 제시하려는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추기가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
그리고 많은 장군들과 과두 정치인들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개인적인 집착에 불과하며, 그러한 욕망을 이루기 위해 푸틴이 국가를 고립시키고 불명예스럽게 만들며 망치고 있다는 것을 점차 알아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프리고진의 반란은 푸틴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조만간 프리고진이 망설였던 그것을 다른 누군가가 단호하게 행동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은 그날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는 게 텔레그래프의 결론이다.
[흔들리는 러시아인들의 자신감, 푸틴 지지도도 하락]
이런 가운데 푸틴의 대중적 지지도도 급추락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텔레그래프는 25일, “미국에 본사를 둔 필터랩스(FilterLabs)가 지난 17일 발표한 러시아 주류 및 소셜 미디어 분석에 따르면 쿠르스크 공격 이후 크렘린궁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러시아 전문가인 피터 포메란체프의 말을 빌어 “쿠르스크 침공으로 러시아인들의 자신감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러시아 국영 미디어가 쿠르스크주 침탈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대신 도네츠크에서의 승리만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푸틴 찬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와 특히 쿠르스크주에서는 푸틴에 대한 신뢰성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UCLA의 명예 교수인 마크 갈레오티는 “푸틴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측정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필터랩의 보고서는 여전히 유용하다”면서 “권위주의 정권에서 기존 여론조사의 한계를 고려할 때, 이는 그 어떤 여론조사 못지않은 좋은 여론 지표“라고 말했다.
[앞으로가 더 위험한 쿠르스크, ”러시아군의 항복 계속될 것“]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도 푸틴의 지위가 흔들거리는데 앞으로 쿠르스크주 상황은 러시아에게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CNN은 24일, “쿠르스크주를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응이 매우 어설프다”면서 “러시아군은 초기 대응 때부터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대응할 부대가 누구인지 확실치 않았는데 그러한 상태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진격에 놀란 러시아군이 긴급하게 징집병을 포함해 하르키우 지역과 남부 전선에서 재배치된 병력들, 심지어 체첸의 특수 부대인 아흐마트 여단까지 투입을 했는데 이들 집단들이 제각각이어서 오합지졸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는 “우크라이나가 의도적으로 혼란을 조성한 후 후퇴하고 있다”며 “서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다양한 군대가 이번 침공을 격퇴하기 위해 동원된 점을 우크라이나군이 잘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양한 러시아 군대가 동원됐지만 이들끼리 전혀 소통도 안 되고 지휘체계도 다르다보니 오히려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체첸군이 투입될 때부터 예상된 일이었다. 체첸은 어느 누구의 지휘도 받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다.
그런데 현지의 군병력 뿐만 아니라 크렘린의 관료들마저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안드레이 벨루소프 국방부 장관은 국경 지역의 안보를 담당할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 주에 5명 이상의 관리들에게 책임을 분담한다고 발표했다.
전쟁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러시아 국방부 내에 추가적인 혼란을 야기하고 쿠르스크주에서 작전을 시도하고 있는 러시아 국방부, FSB, 로스그바르디아(러시아 국가 경비대) 사이에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며, 러시아의 효과적인 반격 능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결과도 어떻게 될지 대충 짐작이 간다.
[젤렌스키, 새로운 드론 미사일 소개, “푸틴은 병든 늙은이”]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신형 국산 무인기(드론) ‘팔리아니차’로 러시아를 공격했다”면서 “푸틴은 붉은 광장의 병든 늙은이”라고 조롱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새로 개발된 우크라이나의 드론 미사일을 자랑하며 이것이 전쟁을 러시아로 되돌리게 만들 것”이라며 “정유 시설과 군용 비행장을 공격하는 데 사용한 국산 무인기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젤렌스키는 이어 “우리의 적인 러시아는 이제 우크라이나의 보복 방식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합당하고, 대칭적이며, 장거리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러시아 본토를 향한 공격이 훨씬 강화될 것임을 암시했다.
젤렌스키는 그러면서 “붉은 광장의 병든 노인이 끊임없이 모든 사람을 붉은 버튼으로 위협하면서 우리에게 레드라인을 말하지만 그는 결코 스스로 레드라인을 넘지는 못할 것”이라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승리의 길을 찾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랜드연구소는 마이클 보너트의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승리의 길을 찾았다”고 밝혔다. 마이클 보너트는 “러시아 쿠르스크 주에서 최근 우크라이나의 작전은 그 지역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서 러시아 군대를 향해 크게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그동안 하루에 1천명 이상씩 사상자를 내면서도 신병 모집 등으로 이를 충원해 왔는데,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으로 이젠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주 탈환이냐 돈바스 공세 강화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보너트는 이어 “이는 우크라이나군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서 “쿠르스크주를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러시아로서는 이제 나머지 국경 전체를 다 신경써야 한다는 점에서 병력의 분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당연히 러시아군의 공격력을 무디게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그러한 기회를 노려 또다른 러시아 본토 공격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러시아에게는 최악의 상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여기에 곧 비가 오는 가을과 혹독한 겨울이 다가온다. 이는 우크라이나에게는 엄청나게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군대를 재정비하고 서방으로부터의 군사적 지원을 확충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강화로 군사적 충원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의 2025년은 영토 회복을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때가 될 것이다. 마이클 보너트는 이런 측면에서 “우크라이나는 승리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되찾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