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 이날 킹칼리드 공항에서는 사우디 국적 민간항공사 기장 1명을 포함해 3명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핵심 공항을 타격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일으킨 지 하루 만에 사우디의 전 영공과 항공 시설을 이용하지 말라는 2차 경고를 내놓았다.
후티 군사조직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사우디 공항과 영공을 운항하는 모든 항공사와 기장, 공항 관계자, 여행객에게 즉시 이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슬람 최고 성지로 꼽히는 메카와 메디나의 공항만 예외로 두고, 사우디 내 나머지 모든 공항을 군사 작전 구역이자 직접적인 타격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번 조치는 사우디의 군사 행동에 맞서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사리 대변인은 자신들의 목표를 완수할 때까지 공항과 봉쇄, 군사적 확전에는 동일한 방식으로 강력하게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아울러 공습 요격 실패를 포함해 향후 일어날 모든 방어 실패의 책임은 사우디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성명은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발사체 공격을 받아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직후 나왔다. 이 공격으로 사우디 국적 기장을 포함해 다수의 인원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10여 년간 사우디 본토에서 일어난 피격 사건 중 가장 중대한 피해가 기록됐다. 희생자 중에는 사우디 현지인 외에도 방글라데시, 미국, 요르단, 팔레스타인, 시리아, 수단, 이집트 등 다양한 국가의 국적자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격 사건 여파로 사우디 주요 공항의 운영이 완전히 중단됐다. 항공 당국은 자국 내 국제공항 폐쇄 조치를 추가 연장했으며, 이집트와 쿠웨이트, 카타르 등 주변국에서 사우디로 향하는 항공편 운항이 전면 취소되는 파행이 이어졌다. 사우디 교육 당국 역시 학생 안전을 위해 전면 원격 수업 전환을 결정하고 일선 학교의 대면 수업을 즉시 중단시켰다.
다만 국제적 주요 행사는 예정대로 강행된다. 리야드 공항 인근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세계석유회의(WPC)는 연기 없이 진행된다. 이번 회의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구 대표단과 각국 정부 장관, 주요 기업 임원 등 수백 명의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양측의 군사적 충돌은 사우디가 예멘 내 전략 요충지를 점령한 반군을 상대로 공습을 재개하면서 급격히 악화했다. 예멘 보건 당국은 최근 한 달여간 지속된 사우디 연합군의 공습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중동 정세가 급속도로 냉각되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 또한 사우디의 대후티 군사 작전에 미군 자산을 직접 투입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