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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공산당, CNN·NYT까지 10년간 공략했다...美 법무부 문건이 공개한 '언론 통일전선'의 실체 - 방중 취재·비공개 만찬·로비회사까지…중국의 영향력 공작 - 10년 동안 최소 120여 명…미국 언론계를 향한 장기 프로젝트 - 언론만이 아니었다…정치권과 대학가까지 확산된 영향력
  • 기사등록 2026-07-20 12:00:01
  • 수정 2026-07-20 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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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취재·비공개 만찬·로비회사까지…중국의 영향력 공작]


중국 공산당이 해외 언론을 어떻게 관리하고 영향력을 확대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미국 정부의 공식 문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통일전선 공작은 정치권과 학계, 기업인을 중심으로 알려져 왔지만, 미국 법무부 자료에는 세계적인 언론사 기자들까지 장기간 조직적으로 접촉한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 언론인을 초청하거나 간담회를 여는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주목하는 이유는 이러한 활동의 주체가 단순한 민간단체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전략과 연계된 것으로 평가받는 중미교류기금회(CUSEF)였다는 점이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AXIOS)는 “중미교류기금회(CUSEF)는 미국 내 로비 대행사인 BLJ 월드와이드(BLJ Worldwide, 옛 사명 Brown Lloyd James)에 매달 약 2만 달러를 지급하며 ‘언론, 핵심 여론 주도층, 일반 대중에게 우호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파한다’는 목표를 명시했다”면서 “이를 위해 BLJ는 현직 기자와 저널리즘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중 ‘친선 여행(familiarization trip)’을 조직·운영하겠다고 신고서에 적었는데, 신고서는 2009년 한 해에만 4차례의 기자단 방중을 통해 28건의 매체 보도가 나왔고, 별도로 26건의 오피니언 기고와 103건의 기사 내 인용을 확보했다고 기록했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었다.


이 사안을 처음 파고든 인물은 미국의 조사보도 전문기자 나탈리 윈터스(Natalie Winters)다. 그는 2021년부터 CUSEF의 미국 내 로비 대행사인 BLJ 월드와이드가 법무부에 제출한 FARA 신고서를 추적해왔고, 지난 2월에도 자신의 뉴스레터를 통해 관련 신고 내용을 다시 정리해 공개했다.


[美 법무부 신고서에 적힌 '언론 공략 계획']


FARA 신고서는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미국 정부에 제출된 공식 문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고서에 따르면 CUSEF는 BLJ에 매달 약 2만 달러를 지급하며 "언론과 핵심 여론 주도층, 일반 대중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BLJ는 기자와 저널리즘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중국 방문 프로그램인 '패밀리어리제이션 트립(Familiarization Trip)'을 정기적으로 운영했다. 단순한 초청 행사가 아니라 보도 성과까지 관리했다는 점에서 미국 전문가들은 이를 조직적인 영향력 확대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방중뿐 아니라 '비공개 만찬'도 이어졌다]


기자단 초청 외에도 비공개 만찬이 반복적으로 열렸다. 악시오스는 “FARA 신고서에는 뉴욕과 워싱턴DC에서 열린 만찬에 CNN,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AP통신, 블룸버그 등 주요 언론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짚었다.


특히 BLJ는 이러한 행사의 목적을 "언론계 리더십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이라고 신고서에 직접 설명했다. 물론 이러한 만남 자체가 곧 불법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해외 정부나 국제기구가 언론인을 초청하는 사례는 흔하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정보기관은 CUSEF를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전략과 연계된 조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를 일반적인 언론 교류와는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10년 동안 최소 120여 명…미국 언론계를 향한 장기 프로젝트]


이러한 활동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미국 매체 내셔널 펄스(The National Pulse)는 FARA 신고서를 분석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최소 128명의 기자와 48개 언론사가 CUSEF가 지원한 방중 프로그램이나 비공개 만찬에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영향력 추적기관 ‘인플루언스워치(InfluenceWatch)’도 “최소 127명의 기자와 40개 언론사를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세부 숫자에는 차이가 있지만,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미국 주요 언론계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관계 구축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미국에서 이번 사건을 단순한 언론 교류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공작(Influence Operations)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CUSEF는 왜 논란의 중심에 섰나]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CUSEF의 정체다. 겉으로 보면 CUSEF는 미·중 민간 교류를 촉진하는 홍콩 소재 비영리단체다. 학술 교류를 지원하고, 양국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것이 공식 설립 목적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의회는 오래전부터 이 단체를 단순한 민간기구로 보지 않았다. CUSEF는 홍콩 초대 행정장관을 지낸 둥젠화(董建華·Tung Chee-hwa)가 설립했다. 둥젠화는 이후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냈다.


정협은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다. 중국 정치체제에서 정협은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의 핵심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중국 공산당이 공산당원이 아닌 사회 각계 인사와 해외 화교, 경제계, 종교계, 학계 등을 포섭하고 관리하는 통일전선 전략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역시 여러 차례 보고서를 통해 CUSEF를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 전략의 대미 실행 조직 가운데 하나로 지목해 왔다. USCC는 특히 “CUSEF가 언론뿐 아니라 미국의 대학, 싱크탱크, 전직 고위 관료, 기업인 등을 폭넓게 접촉하며 중국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즉, 언론 접근은 CUSEF 활동의 일부일 뿐이라는 의미다.


[언론만이 아니었다…정치권과 대학가까지 확산된 영향력]


실제 CUSEF의 활동 범위는 매우 넓었다. 악시오스는 지난 2021년 CUSEF가 조지 H.W. 부시 미·중관계재단과 약 500만 달러 규모의 지원 계약을 추진했던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미국 대학가에서도 논란은 계속됐다. 2018년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 의혹을 제기한 이후 CUSEF의 기부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 정치권이 CUSEF를 단순한 국제교류단체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확대 전략과 연결된 조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불법인가, 아니면 영향력 공작인가]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이번 FARA 문건이 확인해 주는 것은 CUSEF가 미국 언론인들과 장기간 접촉하며 방중 프로그램과 비공개 만찬 등을 운영했다는 사실이지, 특정 언론사나 기자가 중국 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기사를 작성했다는 증거는 아니라는 점이다.


FARA는 외국 정부나 단체를 대신한 활동을 금지하는 법이 아니라, 그러한 활동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따라서 BLJ와 CUSEF가 신고서를 제출한 사실 자체는 법적 절차를 따른 것이다. 또한 해외 정부나 국제기구가 외국 기자를 초청해 현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역시 국제사회에서는 흔히 이루어진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정보기관이 이번 사안을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 공산당이 해외 언론을 장기적인 영향력 확보의 대상으로 관리하려 했다는 정황이 공식 문건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 언론이 특정 정부와 지속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각종 편의를 제공받는다면, 실제 보도 내용과 별개로 언론의 독립성과 이해충돌 문제는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구나 중국 공산당은 오래전부터 '담론권(話語權)' 확보, 즉 국제사회의 여론과 인식을 자국에 유리하게 형성하는 것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이런 점에서 해외 언론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은 단순한 국제교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미국이 경계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은 과연 예외일까?]


이번 사건을 미국 내부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전략은 특정 국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국익과 직결되는 국가와 사회 전반을 대상으로 장기간 영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미국 의회와 정보기관들은 그 대상이 언론뿐 아니라 정치권, 학계, 기업, 싱크탱크, 화교사회 등 매우 광범위하다고 분석해 왔다.


대한민국 역시 예외라고 보기 어렵다. 그동안 한국 언론계에서도 중국 정부나 지방정부, 또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기관의 초청으로 언론인들이 중국을 방문하는 사례는 적지 않았다. 물론 해외 정부의 초청을 받아 현장을 취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세계 각국 정부도 자국을 소개하기 위해 해외 언론인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취재의 독립성이다. 취재 일정과 동선, 인터뷰 대상, 제공되는 정보가 초청 기관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되는 환경에서는 자칫 다양한 시각보다 초청 기관이 원하는 메시지가 기사에 더 많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국제 언론계는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이해충돌 여부를 공개하거나, 편집권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내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오래전부터 '통일전선'을 단순한 대외 홍보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발전시켜 왔다.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로는 국제질서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여론과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를 낸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 서방 정보기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렇다면 언론은 오히려 이러한 영향력 공작을 가장 먼저 감시해야 하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만약 언론이 영향력 공작의 대상이 되고, 그 과정에서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 사회의 견제 기능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FARA 문건이 미국 사회에서 다시 큰 관심을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미국 법무부 FARA 문건은 CNN이나 뉴욕타임스 등 특정 언론이 중국 공산당에 '매수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이 해외 언론을 통일전선 전략의 중요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장기간 관계를 구축해 왔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작지 않다.


오늘날 국가 간 경쟁은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여론과 정보, 국제사회의 인식을 누가 주도하느냐 역시 중요한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중국이 오랫동안 '담론권'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역시 이 문제를 남의 일로만 볼 수는 없다. 언론은 해외 취재와 국제 교류를 계속해야 하지만, 동시에 어떤 국가의 영향력 공작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을 잃는 순간,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특정 기사 한 편이 아니라 국민이 믿고 의지하는 정보의 신뢰다. 이번 FARA 문건이 던지는 진정한 경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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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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