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기동포병 로켓 시스템(HIMARS·하이마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만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목전에 두고 미국산 무기 도입을 위한 36조 원 규모의 특별 국방예산안을 가결했다.
대만 입법원은 이 날 7,800억 대만달러(한화 약 36조 5,000억 원)를 상한선으로 설정한 '국가안보 보위 및 비대칭 전력 강화 관련 계획의 조달을 위한 특별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번 예산안은 입법원 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당과 민중당 등 야권 세력이 주도하여 발의한 수정동의안으로, 구매 범위를 미군 무기로만 제한한 것이 특징이다.
당초 집권당인 민진당 정부는 자국산 무인기 생산과 장비 도입 등을 포함해 향후 8년간 총 1조 2,500억 대만달러(약 58조 5,000억 원)를 투입하는 대규모 국방 계획을 세웠으나, 야권의 반대로 상당 부분이 깎여나갔다. 최종 확정된 예산 규모는 정부가 처음 요구했던 안의 약 62.4% 수준에 머물렀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M109A7 자주포를 비롯해 고속기동포병 로켓 시스템(HIMARS·하이마스), 대전차 무인기 미사일 시스템, 재블린 및 토우2B 대전차 미사일 등 이미 미국 측이 판매를 승인한 5개 품목에 최대 3,000억 대만달러가 배정됐다. 아울러 조례 시행 이후 1년 내에 미국이 추가로 판매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는 방공 미사일 등 4개 항목을 위해 4,800억 대만달러가 별도로 책정됐다.
전체 113명의 의원 중 107명이 참여한 이번 표결은 찬성 59표, 기권 48표로 마무리됐으며 반대표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 대만 의회 지형은 국민당(52석)과 민중당(8석)이 연대하여 민진당(51석)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국민당 측은 "우리는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근본적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산출 근거가 부족한 정부안에 무조건적인 권한을 부여할 수는 없었다"라며 민진당의 행정 절차와 부패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번 예산안 통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을 주권 침해로 간주하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