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수감 중인 이란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교도소 내에서 심각한 건강 악화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나르게스재단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이 날 이란 북서부 잔잔 교도소에서 두 차례나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에야 병원 이송이 결정됐다. 앞서 모하마디는 지난 3월 24일에도 의식을 잃은 채 동료 수감자들에게 발견된 바 있으며, 당시 교도소 의료진은 그가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후 그를 대면한 변호사들은 모하마디의 안색이 매우 창백하고 체중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스스로 걷지 못해 간호사의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재단 측은 이번 이송 결정이 "지난해 12월 12일 체포된 이후 140일 동안 지속된 체계적인 의료 방치" 끝에 마지못해 이루어진 조치라고 비난했다. 그동안 가족들은 모하마디를 적절한 의료 시설로 옮겨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했으나, 수사 당국은 심장 전문의 치료나 병원 이송을 번번이 거부해 왔다. 법정 대리인 쉬린 아르다카니는 "테헤란의 전담 의료팀이 꾸준히 치료를 권고해왔음에도 무시당했다"며, 교도소 의사들이 더 이상 수감 시설 내에서는 상태를 관리할 수 없다고 판단한 뒤에야 불가피하게 병원으로 옮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이번 조치가 "모하마디의 위급한 필요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마지막 순간의 조치"라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모하마디의 변호인단이 짧은 면회를 하는 동안에도 교도소 관계자가 배석하여 감시하는 등 인권 침해 논란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란의 대표적인 반정부 인사인 모하마디는 2001년부터 여성 복장 규율과 사형제 반대 운동을 벌이며 25년 동안 수차례 투옥과 석방을 반복하는 고초를 겪어왔다.
그는 옥중에서도 투쟁을 멈추지 않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2024년 말 건강 문제로 형 집행이 정지되어 잠시 석방되기도 했으나, 자신이 갇혔던 교도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활동을 지속하다 작년 12월 한 인권변호사의 추모식 현장에서 다시 체포되었다.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는 이란 정부의 인권 탄압과 수감자 처우에 대해 다시 한번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