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의 방송 연설 [AFP 연합뉴스 ]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최근 추진되고 있는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간의 직접 협상을 용납할 수 없는 배신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은 2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사이의 직접 회담을 '중대 죄악'이라고 명명하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카셈 수장은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협상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선언하며, 현재 협상을 주도하는 집권 세력을 향해 이러한 행위가 레바논의 국익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레바논을 불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이 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카셈 수장은 직접 협상의 결과물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무력 저항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정부 간의 직접 협상이나 그로 인해 도출된 결과물은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조금도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레바논과 국민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저항을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무장 투쟁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2일 이란의 편에서 참전을 선언한 이후 이스라엘과 격렬한 교전을 벌여왔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베이루트와 레바논 남부 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고 지상군을 투입해 국경 인근에 완충지대를 구축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양측 간의 휴전이 발효되기도 했으나, 이후에도 무력 공방은 끊이지 않아 레바논 내 사망자는 이미 2,5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와 국가적 손실이 막대해지자 레바논 정부는 미국의 중재 하에 이스라엘과 두 차례에 걸쳐 대면 협상을 진행했다. 평화 정착을 희망하는 정부 측과 헤즈볼라의 완전한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이스라엘이 대화에 나서자, 군사 조직의 생존을 위협받게 된 헤즈볼라는 이를 국시에 어긋나는 행위로 간주하며 내부적 갈등을 키우고 있다. 정부와 무장 정파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레바논 내 정세는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