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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력 궤멸" 트럼프 발표와 엇갈리는 정보당국의 냉혹한 진단 - 미 정부 관계자들 "탄도미사일·혁명수비대 전력 상당수 건재" - 호르무즈 해협 상선 나포 등 실질적 위협 지속... 비대칭 전력 건재 - 정치적 '역사적 승리' 선언과 정보당국의 '현실적 경고' 간 괴리 확산
  • 기사등록 2026-04-23 12: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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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2026년 4월 22일 이란 국영방송이 배포한 이란 군인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컨테이너선 나포 장면 캡처 화면. (IRIB/Handout via REUTERS) [이란 국영방송 IRIB 제공 사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군사 역량을 사실상 궤멸시켰다고 공표하며 승리를 선언했으나, 실제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여전히 위협적인 수준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CBS 뉴스는 22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상당한 수준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8일 휴전이 시작될 당시 이란의 핵심 공격 자산인 탄도 미사일 재고와 발사 시스템의 약 50%가 파괴되지 않고 무사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란의 해군과 공군을 제거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이란군을 궤멸시켜 수년간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호언장담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실무진의 분석이다. 특히 공군력의 경우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집중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전력의 약 3분의 2가 여전히 작전 수행이 가능한 상태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보 당국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건재함이다. 미군의 공격이 주로 이란의 정규 해군 대형 함정에 집중된 사이, 비대칭 전력을 담당하는 혁명수비대 해군의 소형 함정들은 타격을 피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혁명수비대 해군 전력의 약 60%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기습 공격에 특화된 고속 공격정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정보당국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휴전 연장을 발표한 직후인 2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 선박들이 민간 상선에 발포하고 이를 나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이란의 봉쇄 및 도발 능력이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하는 사례다.


제임스 애덤스 해병대 중장(국방정보국 국장)은 연방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경고를 보냈다. 애덤스 중장은 "이란은 전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동 지역 내 미군과 파트너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수천 발의 미사일과 편도 공격 UAV(자폭 드론)를 보유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행정부가 강조하는 '파괴된 목표물 수'라는 수치적 성과보다, 잔존한 전력이 가할 수 있는 '실질적 위협'에 초점을 맞춘 진단이다. 정보당국은 이란이 입은 타격이 결코 가볍지 않으나, 역내 안보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핵심 비대칭 전력까지 뿌리 뽑지는 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당국의 회의적 분석에 대해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전쟁이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반박했다. 파넬 대변인은 미군이 40일도 안 되는 기간에 1만 3,000개가 넘는 이란 내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이란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제시한 구체적 수치에 따르면, 이란 정규 해군 대형 함정의 92%와 기뢰 부설함 약 44척이 파괴되었다. 파넬 대변인은 "이는 단일 국가 해군을 상대로 미국이 3주간 올린 파괴 실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라며 행정부의 '역사적 승리'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승리'를 정의하는 기준의 차이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시적인 타격 목표물 수와 대형 함정 파괴율을 근거로 '궤멸'을 선언하며 이를 정치적 치적과 평화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정보당국과 군 실무진은 잔존한 미사일 재고와 혁명수비대의 비대칭 도발 가능성을 근거로 '지속되는 위협'을 경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친사회주의적 시각이나 유화책이 중동의 긴장을 고조시켰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강력한 군사적 압박 자체는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한 전력 평가가 결여된 성급한 승리 선언은 자칫 아군에게 근거 없는 낙관론을 심어주고, 적에게는 전열을 정비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도발을 멈추지 않고 탄도 미사일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행정부의 '궤멸' 주장은 향후 전개될 평화 협상 과정에서 냉혹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이 경고한 이란의 잔존 전력이 실제 추가 도발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성과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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