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프 불가리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
불가리아 총선에서 친(親)러시아 성향의 진보불가리아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육박하는 압승을 거두며 정권 교체를 예고했다.
불가리아 선거관리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의 중간 개표를 진행한 결과, 루멘 라데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진보불가리아당(PB)이 개표율 32% 시점에서 44.59%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알파리서치는 이 날 개표 상황을 분석하여 PB가 최종적으로 43%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득표율이 유지될 경우 PB는 전체 240석 규모의 의회에서 과반 기준인 120석을 넘어서는 129석을 확보하게 된다.
승기를 잡은 라데프 전 대통령은 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승리를 공식화했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이번 승리는 불신에 대한 희망이고, 두려움에 대한 자유의 승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유럽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온 대표적인 친러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의원내각제 체제에서 실질적 행정 권한이 제한적인 대통령직을 스스로 사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실권을 쥔 총리직 도전을 선언하며 이번 총선을 이끌었다. 그는 과거 대통령직 수행 당시에도 불가리아의 유로존 가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반(反) 유럽연합(EU)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최근 5년 동안 여덟 차례나 총선을 치를 정도로 극심했던 불가리아의 정치적 혼란을 수습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나, 대외 정책 측면에서는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 회원국인 불가리아가 기존의 친서방 노선에서 이탈해 러시아 우호 정책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EU 내부에서는 불가리아가 '제2의 헝가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U의 주요 의사결정 방식이 회원국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러 성향의 라데프 정권이 출범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러시아 제재 연장 등 공동 정책마다 거부권을 행사하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그동안 EU 내에서 독자적인 친러 행보를 보이며 단일대오를 흔들었던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정권은 지난 12일 총선 패배로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난 상태다. 유럽 정계는 오르반 총리의 퇴진으로 결속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불가리아에서 강력한 친러 정권이 등장함에 따라 다시금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진보불가리아당 외에도 극우 및 친러 성향을 띠는 '리바이벌' 정당 역시 두 자릿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에 따라 향후 불가리아 의회 내에서 친러시아 및 반유럽 성향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Whytimes의 시선: 헝가리의 오르반이 떠난 자리를 불가리아의 라데프가 채우는 모양새네요. EU 입장에서는 간신히 가시 하나를 뺐더니 더 큰 가시가 박힌 셈입니다. 이번 결과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체계에 어떤 균열을 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