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뜻과 무관하게 中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해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6월 30일, 정치국 회의에서 사실상 주석으로서의 권한을 제약 당한 후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발발 88주년 기념식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산시성으로 내려갔는데 이 사이에 중대한 의사결정들이 터져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것도 일본과의 외교문제와 중대한 인사문제가 하필 그 시기에 결정되고 집행되면서 시진핑 주석의 현재 상황을 추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0일, 지난 7년여간 닛케이의 중국 특파원과 지국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논설위원으로 재직중인 나카자와 카츠지의 글을 통해 “중국은 지난 2년여 동안 아시아 이웃 국가들 간의 긴장의 원인이 되어 온 일본산 해산물 수입에 대한 비과학적인 금지 조치를 일부 해제했다”면서 “약 2년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정부는 국내 정치적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는데, 이번 이와 관련된 부분적 해제는 중국 내 정치적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어 “중국에서 ‘환경중시파’는 시진핑 정권을 지지하는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빠르게 부상했는데, 이들은 시진핑의 배려 속에 2022년 10월에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정치국과 기타 주요 직책으로 승진하기까지 했다”면서 “이들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리된 물을 태평양에 방출한 사건은 급속히 성장하는 환경 세력의 완벽한 표적이 되었고, 중국은 이 문제로 일본을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중국이 일본산 해산물 수입을 재개하기 위한 첫 번째 의미 있는 조치는 전면적인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지난 9월 이루어졌는데, 이때 중국은 특정 조건 하에 수입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제한 후 “이 합의의 시점은 중국 정치에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작년 여름,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 이후, 중국의 정치 상황은 겉으로도 변화하는 조짐이 있었는데, 당시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은 심화되고 있었고, 수년간 꾸준히 강세를 보였던 시진핑 주석에 대한 개인 숭배도 약간은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지난 해 11월, 인민해방군 내부에서 놀랍고도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는데,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이었던 먀오화(苗花)가 갑자기 직무를 정지당한 일이 그것”이라면서 “먀오는 시진핑 주석의 측근 중 한 명이었으며, 인민해방군 내에서 시진핑 주석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는데, 그와 함께 시진핑 주석이 승진시킨 고위 장교들이 연루된 숙청 소식은 군 전체에 빠르게 퍼졌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9월 합의 이후 8개월 만인 5월 30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정부는 중국이 일본산 해산물 수입을 재개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면서 “이는 중국이 그 방향으로 취한 두 번째 중요한 움직임이었다”고 짚었다.
그리고 지난 6월 29일, 중국은 세관총서 웹사이트를 통해 일본 일부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조건부로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발표는 일요일 늦은 밤에 나온 이례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훨씬 완화된 수입 금지 조치가 즉시 발효되었다.
[리간제가 조직부장을 떠난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그런데 닛케이는 이러한 중국의 변화 뒤에 권력 구도의 출렁거림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2024년 9월과 2025년 5월 중일 협정 사이에 환경중시파에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환경중시파의 핵심 인물이었던 리간제(李干傑)가 지난 4월 중국공산당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조직부장에서 돌연 통전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통전부장이던 스타이펑(石泰峰)은 조직부장 자리에 올랐는데 이 일 이후로 모든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닛케이에 따르면 리간제(60)는 정치국 위원이자 시진핑 주석의 측근으로 시진핑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환경 및 원자력 안전 전문가이다. 그는 중앙 정부 기관인 국가핵안전국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으며, 환경보호부와 그 후신인 생태환경부를 이끌기도 했다. 그리고 산둥성의 최고위직을 지낸 뒤 당 조직부장으로 임명되어 지난 4월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닛케이는 “많은 사람들은 리간제 부장이 일본 해산물 수입 금지 결정에 공개적으로나 비밀리에 관여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2년 전 수입 금지 조치가 시행되었을 당시 중국 정계를 아는 한 소식통은 "‘이번 수입 금지 조치를 (일본에 대한) 단순한 강경한 외교적 조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일본 해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가) 시진핑 정부의 주요 직책으로 승진한 환경중시파 인사들의 영향력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수입 금지 조치는 쉽게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 내다 봤다”면서 “그러나 리간제 부장이 갑자기 교체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중국은 5월 말에 일본 수산물 수입을 재개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닛케이는 이어 “이 발표는 두 달여 만에 처음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국 회의 전날 나왔는데, 적어도 5월에는 그러한 회의에 대한 발표가 없었다”면서 “지난 6월 30일의 정치국 회의에서는 ‘당 중앙위원회의 정책 결정, 심의 및 조정 기관의 업무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제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일본산 해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일부 해제된 것은 최근 중국 내부의 복잡한 정치 상황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치국은 4월 이후 4월 25일과 6월 30일 두 차례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 지도부가 5월에 어떤 이유로 회의를 불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세관총서의 수입 금지 조치 일부 해제 발표는 정치국 회의에서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그렇다면 이 발표는 리창 총리가 통제하는 중국 중앙 정부인 국무원의 주도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의사결정 없이 리창 주도로 이번 일을 단독으로 결정했을 것이라 본 것이다.
그렇다면 시진핑의 수하인 리창은 시진핑의 뜻과는 다르게 이러한 결정을 했을까? 둘 중의 하나다. 하나는 리창이 더 이상 시진핑의 지시도 듣지 않는 그러한 관계, 곧 차이치가 그러하듯 시진핑의 품에서 떠났을 가능성이다. 그리고 나머지 다른 이유는 리창도 당 원로들 중심의 개혁파의 지시를 그저 있는 그대로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은 아닐까?
[시진핑 베이징 비운 사이, 공안부의 대이동]
그런데 리창도 허수아비에 불과할 것이라는 사실은 공안부의 대이동에서 드러난다. 시진핑은 산시성으로, 그리고 리창 총리는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로 간 사이에 중난하이에서는 중대한 인사이동이 있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바로 공안부 부부장으로 양웨이린(杨维林)이 임명되었고, 대신 공안부 부부장인 첸시위안(陈思源)과 선마오리(孙茂利)가 해임되었다는 사실이다. 첸시위안과 선마오리는 공안부장인 왕샤오홍의 직속부하였지만 왕샤오홍이 장유샤(张又侠)의 중앙군사위원회에 의해 끌려가고 조사를 받은 후 사실상 실권한 상황에서 이번에 공청단파 인사로 대체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 6월 23일 있었던 장유샤의 공안부와 국가안전부 장악 이후 장유샤의 사람이 공안부에 들어감으로써 공안부 장악은 확실하게 마무리됐다.
양웨이린(杨维林)은 공청단파 사람으로 역시 공청단파 주요 인사인 후춘화(胡春华), 리커창(李克强)과 가까운 바인차오루(巴寅朗)가 천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사가 이루어진 것은 지난 9일로 시진핑과 리창이 베이징에 없었던 날이다.
이와 함께 국무원은 우첸(武增)을 사법부 부부장으로, 위안샤오밍(袁晓明)을 상무부 장관 보좌관으로, 리진화(李金华)를 국가림업과초원국(국가공원관리국) 부국장으로, 선쑤펑(孙硕鹏)을 중국노인협회 회장으로 임명했다. 이외에도 여러 사람에 대한 해임도 이날 벌어졌다.
57세인 양웨이린(杨维林)은 길림성 출신으로 길림대학교 법학대학을 졸업한 후 법사계에서 장기 근무했으며, 길림성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다가 2023년 성간 이동으로 광시좡족 자치구 정부 부주석 겸 공안청장으로 승진했으며, 이번 인사 이동으로 공안부로 이동했다.
그런데 양웨이린(杨维林)이 공안부 부부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문은 약 2주 전부터 돌았다. 반공산당 블로거인 장왕정(蒋罔正)은 “장유샤가 공안부를 장악한 이후 곧바로 양웨이린이 부부장 겸 특수경호국장의 직책으로 공안부로 들어가 실무를 장악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었다. 그런데 그 정보 그대로 실현된 것이다. 물론 중국 공산당 공식 발표에서는 양웨이린이 공안부 부부장으로 임명된 것만 언급되었으며, 특수경호국장 겸임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지하지는 않았다.
이 상황에서 시진핑 입장에서 당황스러운 점은 양웨이린(杨维林)이 특수경호국장을 맡을 수도 있고, 만약 양웨이린이 겸직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공청단파의 인물이 특수경호국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 공안부 특수경호국의 주요 임무는 중국 공산당과 국가 지도자의 경호 업무를 담당하고 주요 행사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의 핵심 지지자가 아닌 상대쪽에서 경호를 맡는다는 것을 시진핑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더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이렇게 중요한 인사들을 시진핑도, 또 리창 총리도 베이징을 비운 사이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 인사를 주도했을까? 가장 유력한 이는 바로 장유샤이다. 그리고 이렇게 공안부가 구체적인 인사로 장유샤의 손에 들어갔다면 국가안전부 역시 이미 장유샤의 손에 완전히 들어갔을 것이다.
이렇게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마싱루이(馬星瑞) 해임과 천샤오장(陳小江)의 취임, 그리고 공안부 등의 전격적인 인사, 모두 시진핑의 뜻과 무관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현재의 중난하이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