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을 향해 쏘아 올린 '상호관세 폭탄'을 하루도 안 돼 거둬들이며 다시 한번 예측 불가능한 '거래의 기술'을 선보였다.
현지시간으로 9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 날 오전 0시를 기해 관세가 공식 발효된 지 불과 13시간 만에 나온 반전이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 부과를 공식 선언하며 유예는 절대 없다고 호언장담했던 대통령의 공언이 순식간에 뒤집힌 것이다. 이 과정에서 90일 유예설을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던 백악관의 이전 발표 역시 무색해졌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이 데이터나 시스템보다는 철저히 본능과 상황 논리에 기반하고 있음을 다시금 증명했다.
이번 전격 유예의 배경으로는 실물 경제의 급격한 동요와 내부 반발이 꼽힌다. 상호관세 발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국채 금리 급락과 증시 요동으로 비명을 질렀으며, 일론 머스크 등 측근 그룹 내에서도 관세 설계자인 피터 나바로 고문의 방식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기에 중국이 104%에 달하는 맞불 관세로 응수하고 EU가 보복 관세를 예고하는 등 전방위적 경제 전쟁 확산 조짐이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한발 물러서며 진용을 재정비했다는 해석이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는 이를 두고 "전략의 지속 불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꼬집었으나, 재무부는 오히려 "협상의 최대 지렛대를 확보한 마스터 전략"이라며 뒷수습에 나섰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은 다시 '중국'으로 좁혀졌다.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유예 기간을 주어 우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해서는 125%의 초고율 관세를 유지해 고립시키는 '선택적 압박'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중국은 아세안과 EU를 향해 경제 협력을 타진하며 맞대응에 나섰으나, 베트남이 발표 직후 미국과 무역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하는 등 트럼프의 '공포 마케팅'은 일단 시장에서 먹혀드는 모양새다. 상대에게 예측 불가능한 공포를 심어 우위를 점하는 이른바 '미치광이 전술'이 동맹과 적대국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강제 소환한 셈이다.
하지만 유예 결정이 경기 침체의 근본적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골드만삭스는 유예 발표 직후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가 다시 45%로 높여 잡으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특히 한국은 탄핵 정국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 속에서 90일이라는 촉박한 협상 시한을 맞이하게 되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협상을 통한 부담 완화를 약속했으나, 차기 정부 출범 직후 곧바로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요구를 감당해야 하는 험난한 과제를 안게 됐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