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6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2주 내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도 갖기로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푸틴 대통령과 밀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고 유럽이 안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오다 휴전 협정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최근에서야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우크라이나에 손을 내밀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러 정상회담이 예고되자 우크라이나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푸틴 대통령의 설득에 말려들어 대러 강경책을 거둬들이지나 않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양국 정상 간 통화와 차후 이어질 만남이 미국의 대러 압박 수위를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특히 이번 통화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만남 직전에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토마호크 지원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앞서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가 이뤄진 셈이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로 우크라이나 전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더 우려스러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이후 토마호크 지원 등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요청한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 문제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언급했다고 전하면서, "우리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우리도 필요하다"고 말해 우크라이나 지원 의사를 굳힌 것이 아님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지원을 설득하려던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먼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선수를 당한 것이다.
지난 3월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박당하고 쫓겨나다시피 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러시아와 밀착하는 시나리오는 '악몽'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미·러 정상이 회담을 갖기로 한 장소가 헝가리 부다페스트라는 점도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비판을 받아왔다.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에 반대하고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지속해 사실상 전쟁자금을 지원하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어 우크라이나와 유럽으로서는 그가 부다페스트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시각을 바꿔놓으려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냉전역사 전문가인 세르게이 라드첸코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지난 8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도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또다시 회담에 나서는 것은 "거의 무모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마리아 스네고바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시급한 미국의 무기 공급과 트럼프가 예고한 에너지 제재 시행을 지연시키면서 본질적으로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방부 러시아·유럽 담당 고위 관료였던 셀레스트 월랜더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백악관이 러시아에 대가를 동시에 부과할 계획이 없다면 두 번째 정상회담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또다시 수용가능한 합의 없이 끝난다면 "푸틴이 그 기회를 이용해 전 세계에 자신이 이번 전쟁과 관련한 논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도록 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