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넘어서는 트럼프 분노에 할말 잃은 중국]
중국이 얕은 수작으로 미국을 농락하려다가 된통 당할 처지에 놓였다. 미중관계의 파멸은 물론이고 중국 경제의 붕괴까지 위협받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중국 공산당까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는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이 희토류 수출통제 카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대적인 오판을 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 할 것이다.
대만의 자유시보는 11일, “중국 공산당 정권이 희토류 카드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중국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했으나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한마디로 자신의 정권 연장을 위한 도박을 했는데, 그의 계산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이 희토류 광물 수출에 광범위한 제한을 가함에 따라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중요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새로운 수출 통제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조치가 11월 1일부터 시행될 것이며, 이는 앞서 보복 위협으로 시장 매도가 촉발되어 S&P 500 지수가 4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한 이후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에서 매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희토류 관련 모든 생산 요소를 비롯해 중국산이 아닌 제품일지라도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전 세계 국가에 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런 일은 본 적이 없지만, 이는 사실상 시장을 마비시키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 특히 중국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다른 국가들도 우리에게 연락하여 이 갑작스럽고 엄청난 무역 적대 행위에 극도의 분노를 표명했는데, 지난 6개월 동안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좋았기에 이번 무역 조치는 더욱 충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WSJ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에 가득찬 대 중국 관련 조치는 중국이 희토류 역량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그러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그러한 중국의 조치로 인한 결과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행정부 일부 구성원은 베이징과의 무역 협상을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하며, 특히 협상을 주도한 미국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와 미국 무역대표 제이미슨 그리어는 이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번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은 수 개월 간의 관세 휴전과 중국 관리들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거듭된 회담에도 불구하고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의 관계가 여전히 불안정하며 별다른 경고 없이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WSJ은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화되는 분쟁 속에서 협상을 위한 중요한 창구는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시작일인 11월 1일과 중국이 희토류 수출에 대한 새로운 통제 조치를 시행하는 12월 1일 사이에는 한 달의 시차가 있는데, 이처럼 시차를 둔 시한은 징벌적 조치가 시행되기 전에 양측이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결코 세계를 장악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중국보다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독점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저는 아직 그 기업들을 이용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전에는 그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이들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진핑이 희토류 카드를 꺼내며 강경책 펼친 이유?]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정말 궁금해지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불과 20여 일 후면 열릴 수도 있는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왜 이렇게 강경한 카드를 꺼내 들어 스스로 죽음의 길을 자초했는가에 대한 것이다. 물론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꺼내 들면 미국이 당황하면서 또다시 협상을 하자고 달려들 것이라고 착각을 했을 수는 있다. 그것이 바로 중국의 익숙한 외교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중국 공산당은 미국 항공기에 대한 근거리 요격, 대만에 대한 위협, 남중국해 선박에 대한 괴롭힘 등으로 긴장을 조성한 후 미국에 외교적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었다. 이번에도 중국은 미국을 다루는 하나의 방법으로 또다시 레닌주의적 수법을 채택했지만 미국이 협상하자면서 중국을 달래키는커녕 중국이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의 분노를 표출하고 나서자 오히려 중국이 역으로 당황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무모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또다시 전가의 보도처럼 희토류 카드를 꺼내 들면서 미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또다른 이유는 다가오는 제4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시진핑 파벌이 의도적으로 미중 갈등을 심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한마디로 중국 내 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이를 잠재우기 위해 민족주의를 통해 시진핑 중심으로 결집시키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의미다. 결국 권력 유지를 위한 열망에서 비롯된 이번 희토류 관련 조치는 오히려 중국인들의 분노만 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진핑의 의도는 상당히 과녁을 많이 빗나갔다. 수많은 중국인들을 포함해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부들은 지금 중국에게 가장 필요하고도 최우선적인 문제는 중국 경제의 부활인데 이를 위해 미중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어 경제를 살릴 계기를 만들어야 함에도 미중관계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것에 대해 오히려 시진핑에게 분노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파탄으로 흐르는 미중관계, 혼돈에 빠진 중국]
이 시점에서 주목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 이후 중국의 태도다.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꺼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모든 수입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발언이 나오자 중국 공산당의 입이라 불리는 글로벌타임스가 서둘러 “중국의 뜻은 그게 아니다”며 서둘러 꼬리를 내렸음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연이어 더욱 더 거친 발언들을 쏟아내자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실제로 11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및 기타 조치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10일 오후,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중미 노선에서 러시아 영공을 경유하는 중국 항공편 운항을 금지한 것에 대한 질문에 “양국 간 인적 교류에 해롭다”고 답했다. 그러나 궈 대변인은 관세나 희토류 관련 갈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미국의 분노어린 조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떠한 방법도 도출해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섣불리 미국의 조치에 대응했다간 오히려 미국의 분노를 더욱 증가시키기나 오히려 되치기를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입을 꾹 다물고 대응방법을 심사숙고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시진핑과의 회담 취소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퇴로의 길을 열어 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원래 “시진핑 주석과 만날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로부터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취소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취소한 것은 아니지만, (회담을) 열지는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어쨌든 APEC 회담에는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중국에 의해 벌어진 희토류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가져오길 기대하고 있고, 당연히 시진핑 주석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이상 국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수작을 벌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말해 시진핑 주석에게 퇴로를 열어준 것이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 주석에게 그렇게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불과 2주 후면 4중전회가 열리게 되고 또 APEC 회의도 열린다. 이 때문에 모든 상황 정리를 길어도 1주일 안에는 다 마무리해야만 한다.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신속하게 결단하고 과감하게 일을 추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차원에서 시진핑은 이번에 엄청난 실수를 했다. 어쩌면 다시 주워담을 수도 없는 오판을 했다는 점에서 시진핑에게 미치는 타격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